오세라비

41분  · 

극심한 카오스 시국, 지독한 블랙코미디 시대. 

말을 할 사람은 말을 하고, 말을 아낄 사람은 아낀다. 나는 후자다. 

내가 여차저차 말을 보태봤자 뭐가 달라지겠나. 

그러나 몇 마디 보태자면 유재일 유튜버처럼 방송에서 용산 여사를 누님 누님이라 부르고, 용산 여사는 “재일아~~” 했다고 자랑질 하더니, 또 최근에는 용산 관저에서 서정욱 변호사와 저녁을 먹었다는 둥, 으스대며 유튜브에서 떠들고, 그러면서 돌아서서 용산에 극심한 비난을 퍼붓는다. 내가 그자를 모르고 일면식도 없다면야 구태여 이러쿵 저러쿵 할 필요도 없지만 한때나마 몇 년 동안 보아왔기에 하는 말이다.

이런 시국에 저런 인간을 불러서 저녁을 먹었다는 용산 여사도 참 할 말이 없긴 매일반이다. 7~8년 전만 해도 남양주 백수였던 인사가 무슨 대단한 지략가인 양 설쳐대는 꼴은 언제나 가관이다. 내가 이래서 필요한 말 만하고 입을 닫는다. 웃기는 일은 윤석열 시대가 도래할 무렵 좌파에서 전향하여 우파로 넘어온 이들이 좌파로 다시 돌아갔다는 사실이다. 역시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이런저런 군상들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도 나름 흥미진진하다. 

나는 믿는다. 제아무리 현 시국이 개판이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세계에서 겸손할 줄 모르기는 으뜸이요, 지랄맞게도 역동적인 민족이라 한바탕 흙탕물 소용돌이가 지나가면 또 언제 그랬냐 싶게 제자리를 찾는다.

나는 보수의 가치를 지향할 뿐이다. 내가 나이가 많아서 활동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늘 마음이 급하다. 미래를 위해 도토리 알 심는 심정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

헤리티지재단 <프로젝트 2025>를 꼭 우리나라에 필요한 부분을 53페이지 분량으로 번역 작업을 마쳤다. 애매하거나 우리나라에는 생소한 정책용어는 모두 주해를 달았다. <프로젝트 2025>는 탁월한 보수주의 교과서나 다름없다. 50년이 조금 넘는 역사를 지닌 헤리티지재단의 정책역량은 너무나 뛰어나다. 반면에 여의도연구소는 솔직히 욕도 아까울 정도다.

<프로젝트 2025>는 대안연대 독서토론회 멤버들과 함께 공부할 자료인데 인쇄본으로 제작할 것이다. 요즘 인쇄비가 많이 인상되었을 텐데 50부만 만들어서 대안연대 회원들에게 배포할 생각이다. (조건은 꼭 필요로 하는 회원만!) 내 노력이 보수의 가치 회복에 모래알 정도라도 도움이 되길 바랄 뿐.

한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