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대표가 건네준 망고주스를 마신 직후 복통과 설사에 시달린 사건(인천일보 5월22일자 1∙7면 [단독] 수상한 음료…대표의 신종 괴롭힘)에 대해 검찰이 해당 대표가 고의로 주스에 ‘자극성 완하제(변비약)’를 넣었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를 재판에 넘겼다.

인천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용태호)는 지난 7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상해 혐의로 모 중소기업 대표 A(36)씨와 공범인 부하 직원 B(38)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4월26일 오후 3시50분쯤 인천 서구에 있는 회사에서 직원 C(40)씨에게 복통과 설사를 일으키는 음료를 마시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일보가 입수한 회사 내부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C씨 몰래 정체불명의 알약을 커피 그라인더로 갈아서 하얀 가루를 만든 뒤 망고주스에 넣는 장면이 고스란히 찍혔다. 당시 B씨는 그라인더를 가져오는 등 A씨를 도왔다.

이후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하얀 가루에 대한 성분 분석을 의뢰했고, 그 결과 가루에서 변비에 사용되는 자극성 완하제인 ‘비사코딜’ 성분이 확인됐다.

검찰은 이들이 해외 출장지에서 다툰 C씨가 사직 의사를 표시하자 이 같은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봤다.

A씨 등은 줄곧 혐의를 부인해왔지만 검찰은 하얀 가루와 CCTV 영상, 피해자 진술 등을 근거로 상해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A씨 등의 첫 재판은 내달 18일 오전 인천지법 410호 법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