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경보가 전국에 내려진 가운데, 일단 잠실구장 야구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는 1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맞대결을 벌인다.

8월 첫 날. 한반도가 더위로 아우성이다. 서울 기온은 무려 39도 중반까지 치솟았다.

1일 오후 3시 36분께 종로구 송월동 관서용 종관기상 관측시스템(ASOS)에 따르면 서울 낮 기온은 39.6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94년 7월 24일 기록됐던 38.4도를 넘어 현대적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후 서울 최고 기온 기록이다.

무더위는 야구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8 KBO 리그 규정' 제27조 황사 경보 발령 및 강풍, 폭염시 경기 취소 여부에 따르면 '6~9월에 일 최고 기온이 섭씨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경우 폭염 주의보, 35도 이상인 상태가 지속될 경우 폭염 경보가 내려진다'고 명기돼 있다. 이어 '경기 개시 예정 시간에 강풍, 폭염, 안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돼 있을 경우, 해당 경기 운영 위원이 지역 기상청으로 확인 후 심판위원 및 경기 관리인과 협의하여 구장 상태에 따라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고 나와 있다.

연일 더운 날씨가 이어지자 선수협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김선웅 선수협회 사무총장은 1일 잠실구장을 찾아 "10개 구단 주장들이 꼭 경기 취소까지는 아니더라도 경기 시간을 늦춰줄 것을 한 뜻으로 요청해 왔다. 이에 전날 KBO 측에 의사를 전달했고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냥 쉽게 경기 취소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 특히 올해는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8월 중순부터 보름 간 리그가 쉰다. 자칫 취소를 남발할 경우, 추운 겨울에 야구를 할 수도 있다.

이날 잠실구장 경기를 맡은 임채섭 KBO 경기감독위원은 1일 경기를 앞두고 스타뉴스와 만나 "폭염으로 인한 경기 취소 규정이 있다. 낮에 퓨처스리그서는 폭염으로 인해 취소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1군 경기에서는 폭염으로 경기를 취소한 전례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임 위원은 "날씨가 정말 덥다. 오늘이 가장 더운 것 같다"며 "그래도 저녁이면 조금 기온이 내려가지 않을까 한다. 기사를 봤는데 '귀족 야구 선수' 이야기도 나왔더라. 무더위 속에서 일하는 노동자 분들도 계신다. 또 팬들이 이 더위에 경기를 보러 오는 것도 선수들이 생각해야 한다. 경기 취소 결정을 내릴 경우 더 큰 후폭풍이 올 수도 있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한편 홈 팀인 두산 선수들은 젊은 선수들 4~5명만 짧게 배팅 훈련을 한 뒤 나머지 인원은 자율적으로 훈련을 실시했다. 김태형 감독은 "전부 다 푹 쉬라고 했다. 이 더위에 훈련을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언급했다. 반면 원정 팀인 LG 선수들은 오후 4시 30분부터 배팅 훈련과 수비 훈련 등을 소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