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참 쉽다. 가볍 방망이를 쥐고 어깨에는 힘을 뺀 채로 백스윙과 다운스윙으로 연결해 임팩트 순간에 최고의 스윙 스피드를 내라고 한다. 

실제로 하자면 참 어려운 것을, 두산 양의지(31)는 참 쉽게 하는 듯 보인다. 양의지는 “밖에서 보기에는 힘 안들이고 때리는 것 같아도, 내 입장에서는 다르다”고 강변하지만, 양의지의 스윙은 부드럽게 드라이버를 돌리는듯 해도 근 300야드를 보내는 프로 골퍼의 스윙과 닮아있다. 야구계 골프 고수 중 한명인 김태형 두산 감독 또한 최근 양의지의 스윙을 골프스윙에 비유하기도 했다. 

양의지는 대부분 팀 주력타자들이 타율 3할 언덕을 오가기 바쁜 6월의 한복판에서 타율 4할 고지 밟기를 반복하고 있다. 18일 현재 타율 3할9푼9리에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1.164. 양의지는 포지션까지 수비 부담이 엄청난 포수여서 더 센 조명을 받고 있다.

양의지가 이처럼 찬란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은, 타법 자체가 기본에 충실한 덕분이다. 양의지는 여타의 동력 또한 ‘기본과 상식’에서 찾고 있다.

양의지는 최근 방망이 무게를 800g 중반대에서 후반대로 늘렸다. 조금 더 무거운 방망이를 통제할 수 있는 힘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체력 유지의 비법을, 양의지는 팀에서 찾는다. “아무래도 우리 팀은 수비 시간이 길지 않은 편이다. 포수로서 도움이 된다”고 했다.

수비 시간이 늘어지면 대부분 야수들은 체력과 집중력 유지에 모두 어려움을 겪는다.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포수가 입는 대미지는 더 크다.

두산은 야수의 수비력 자체가 리그 최강인 데다 올시즌 팀 평균자책도 4.57로 LG에 이어 2위까지 올라있다. 수비 시간도 평균 이하다.

양의지는 또 일주일 하루씩은 포수로 ‘비번’ 일정이 생기는 것도 체력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두산 선발 포수로 박세혁이 나오는 날이면, 양의지는 지명타자로 나오거나 벤치에 앉는다. 이동일인 월요일을 포함해 일주일에 이틀은 안배의 시간을 갖고 있는 것이다.

타율 4할의 정확도 뿐 아니라 거포의 파괴력도 겸비한 양의지는 “올시즌 타구가 조금 더 나가는 게 느껴진다. (밖에서 보는 것처럼) 나도 그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올시즌 홈런 15개를 때리고 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는 선수로는 팀 동료 김재환(23개)에 이어 2위를 마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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