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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을 믿을 수 밖에 없던 계기모바일에서 작성

역갤러(27.35) 2024.12.30 06:47:05
조회 560 추천 28 댓글 5

솔직히 난 내가 나약하기 때문에
교운기라는 거에 의지하고
용신운이 온다는 거에 기대는 게 아닐까 싶었어
인연들이 싹 다 정리되고
일도 그만두고
깨달음이란 게 이렇게 갑작스럽게
정말 쓰나미처럼 밀려올 수 있나 싶었지
하지만 그래도 아냐 내가 나약해서 그래
그랬었거든
근데 오래 알고지냈지만 사적으로는 만난 적이 없던 언니가
해외에 오래있다 이번에 한국에 들어와서
같이 한 번 밥먹자고 연락이 왔는데
갑작스러운 기분도 안들고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너무 편한 거야
정말 아무도 만나기 싫은 상태였는데
이 언니는 만나고 싶더라고
그래서 만나러 갔어
정말 5년만에 만나는 거고 그렇게 친하지도 않았는데
잘 지냈냐면서 내 얘기를 엄청 잘 들어주고
진짜 별 거 없는 난데도 엄청 칭찬해주더라
원래는 내가 항상 남 칭찬하고
그런 모습 보면서 행복해하고 그랬는데
그런 따뜻한 말들을 직접 받아보니까
지난 내 모습도 보이고..
나 그래도 괜찮은 사람이었던 것 같아 위로도 되고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는데 집에와서 펑펑 울었어
이 일을 계기로
정리한 사람들을 확실히 마음에서 떼어낼 수 있겠더라고
놀라웠던 건
난 어린시절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성인이되기까지
그들의 속사정에 휘둘렸던 것 때문에
트라우마가 심한 편인데
언니랑 가까워지고 나서 언니가 나 응원해주고 싶어서
자기 과거얘기까지 꺼내줬거든
근데.. 정말 나랑 너무너무 비슷한 삶을 살았더라고
언니도 초등학생때 부모님 이혼하시고
그들의 사정을 이해하느라 고통스러웠던 일
엄마쪽이 더 문제가 많았던 일 등
내얘기를 듣는 것 같을 정도였어
그래서 서로 엄청 신기해하면서 더 가까워졌지
근데 언니가 나랑 다른 점은
나는 우울증 약도 몇년동안 먹고
집에 있거나 했었는데
언니는 진짜 진짜 밝아
언니도 속사정 때문에 힘들텐데도
그 밝은 기운이 단순히 잘 웃는 게 아니라
천성 자체가 엄청 밝아
집에 있어도 항상 뭔가를 열심히 하더라고
매사 긍정적이고 희망적이야
현재에 집중하고 너무 먼 미래를 보지 않아
추진력도 좋아서 늘 나를 밖으로 꺼내줘
그래서 깨달은 점은
너도 이젠 이렇게 살라고 언니를 보내준 것 같다는 거..
이런 사람을 교운기에 만나게 되니
운이란 걸 믿을 수 밖에 없게 되더라
어떤 사람을 옆에 두어야 할지
뚜렷한 기준도 생기고 말이야
여전히 환경은 정말 힘들고
트라우마와 싸우는 중이지만
한 줄기 희망이 너무 따뜻해서
감사한 마음 갖고 살 수는 있더라구
교운기는 힘든 정도가 어떤 때보다도 큰 건 맞지만
이런 희망도 같이 주는 것 같아
교운기 지나는 누구에게나
이런 따뜻함이 꼭 찾아오길 바래
아니 꼭 찾아올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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