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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Z 건담 감상문(초장문)
1. 바스크 옴 극초반에는 카미유가 에우고에 합류하는 원인 제공을 해놓고 갑자기 증발해버림;; 중후반에 다시 슬금슬금 나올 때부터는 자꾸 말도 안되는 소리만 하고 있어서 그냥 볼 때마다 웃음벨임ㅋㅋㅋ 2. 독가스 봄베 나올 때마다 누군가가 찐빠낸 단-가 자꾸 보임... 뱅크신도 아닌 것 같은데 범인은 작화진에 있을 것. 3. 제타 건담의 전제는 '전쟁의 비인간성'. 여러 반전주의 매체가 그래왔고, 퍼스트 건담에서도 강조되었지만, 토미노 요시유키는 현대화된 전쟁을 인간적인 행위로 보지 않는다. 전쟁을 종교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전제라 해도, 최소 대량학살이 전제되는 작금의 전쟁은 그 인간성을 파괴하는데 일조한다는 뜻이다. 퍼스트 건담에서 아무로가 어머니를 재회하고 떠나보낼 때, 어머니가 좌절한 것이 그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벌레 하나 못 죽이던 아무로가 권총으로 사람을 쏴죽인 걸로 모자라, 교전까지 치룬 뒤 어머니에게 경례로 작별을 고하고, 뒤따라 말없이 제식을 차리는 브라이트 노아에게서 어떤 뜻인지 이해될 것이다. 기렌을 통해 도치되는, 인간적인 면이 묘사되는 악역들이 있던 전작과 달리 기동전사 Z 건담에서는 반대로 아예 인간성을 상실한 인물들이 여럿 나오는 것이 이러한 맥락일 것이다. 또한 아무로는 일찍 그 인간성을 바랬다가 서서히 회복하는 것으로 극이 전개되었다면, 여기선 반대로 인간적인 카미유가 그런 인물들을 하나하나 마주하며 서서히 희망을 잃다가 끝내 붕괴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4. 바뀌는 전쟁. 기동전사 Z 건담에서 시도된 재미난 특징은 모호한 '인간성'에 집중하기 위해 아예 내전을 소재로 삼았다는 것이다. 전작도 기존 메카물들의 'vs 외계인'이라는 구도에서 탈피해 '선악이 존재하는 인간 vs 인간'이지만; 실제 구성원들의 도덕적 우위는 모호하게 흐려놓는 특이한 구도를 시도했다면, 여기선 그렇게 흐려진 도덕성 위에서, '선역 집단' 내의 악역을 재구축했다. 토미노는 한때 '한국의 하나회'를 의식하고 티탄즈를 구상한 것이냐는 질문에, '전쟁이 끝난 뒤의 자연스러운 수순'이라 답한 적이 있다. 실제로 군인이 과잉된 사회는, 아이러니하게도 전쟁보다도 전쟁이 끝난 뒤에 이것을 해소(감소)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국운이 달린다. 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이들의 사회 편입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가 '보너스 군대'의 시위로 이어졌고, 제2차 세계대전에선 이를 교훈삼아 참전용사들의 사회 재편입에 자원을 아끼지 않았다. 반면 독일의 경우, 종전 자체가 반란(킬 군항의 난)에 의한 것이었듯, 종전 이후에도 과잉된 군인 계층을 소화해내지 못해 스파르타쿠스 동맹과 프라이코어(Freikorps)에 정계가 꾸준히 휘둘려왔고, 끝내는 군권사회를 숭상하는 나치당이 집권하기에 이른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국내의 정치적인 얘기인 탓에 자세히 서술하지는 않겠다만, (잠재적인 전쟁을 상정한 군권 사회인 탓에) 하나회는 군인 출신 독재자의 인맥에 기반, 행정 그 이상의 물리적인 수단으로서 보좌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다. 티탄즈는 이러한 군인의 과잉을 전제로 탄생한 집단이다. 더욱 무서운 점은, 위의 예시들은 '전쟁의 끝'이 전제되고, 보통 '공포를 일으키는 대상(군권사회를 정당화하는)'과 국경을 맞대고도 있어 결국에는 적과의 화해를 전제해야 하지만, '지구와 우주권'이라는 너무나 넓은 이분법은 군인들의 평화적인 편입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티탄즈가 작품 초반에 유독 반스노적인 모습이 보이는 건 이러한 묘사의 일환으로 보인다. 턴에이 건담도 비슷한 발상(전쟁이 끝난 뒤의 무기는 어떻게 되는가)에서 출발했는데, (토미노의 기분 차이도 있지만) 냉전의 전후만을 구분으로 전개가 판이한 작품이 나오게 된 것은 재밌는 사실이다. 4-1. 원씨가 나오는 것도 전쟁에 대한 재고에서 나타난 것이다. '지온 공국 vs 지구 연방' 정도에서 출발했기에 전투 과정에 대한 묘사를 사실적으로 하는데 집중한 전작과 달리 전시 상황이 아닌 것을 활용해, 복잡한 구도를 더 꼬아버리기 위해 '민간 자본'이 전쟁에 개입하게 된 것이다. 원씨의 구시대적인 '쿵후수정권'을 빼고 보면, 전략에 대해선 미숙하지만 현장에선 그나마 이성적인 어른으로 묘사되는 것도, 군인과 민간의 차이를 보이기 위한 것일 거다. 5. 군권 사회가 개인의 '인간성'을 파괴하는 걸 넘어서 더욱 세부적으로 개개인(여성)의 '여성성'을 파괴시키는 걸 조명하고자하는 캐릭터인 레코아 론도. 잠입 과정까지 간간히 언급되던 자브로에서 있던 일은 구출 이후로는 매우 조용히 지나가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채기 힘들 수도 있는데, 어느 정도는 의도된 것이라고 본다. 실제 여성이 성적으로 피해를 입은 경험을 (당연하지만) 밝히기 어려워하듯, 자브로에서 있던 일도 레코아가 '삶의 자극을 잃어버려' 자극적인 작전에 투입하는 걸 원하는 정도로만 묘사되는데, 여기서 알아채릴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레코아의 이상 행동에 감을 잡지 못하는 샤아와 에우고 일원들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까지도 레코아의 행보에 답답함을 느끼게 되는 것 자체는 대단한 연출이라고 생각한다. 극의 전개에 의해 레코아는 이러한 공허함(잃어버린 여성성)을 (재능이 있음에도 인간의 순수함을 도구로만 사용하는) 마성의 남자인 시로코에게서 찾으려 하는데, 이것 자체가 비극이자, 실제로도 드문드문 일어나는 일(이렇게 말하면 웃기겠지만, 나쁜 남자가 인기 있는 이유가 상관 있다)이라는 사실이 그 비극의 쓴맛을 가미한다. 6. 레코아 론도 VS 에마 신. 그리고 이러한 비극은 똑같이 배신자를 자처한 에마 신과 충돌하게 된다. 재밌는 점은 에마와 레코아가 카미유와의 정서적인, 극적인 발달을 이루는 건 거의 언제나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것. 카미유가 갈구하는 모성애가 레코아에게서 비추어지는 장면과 에마가 티탄즈의 행동에 반대하게 되는 회차도 똑같은 데다가, 레코아가 티탄즈로 전향한 뒤 카미유와 처음 대면하는 회차에서도 후에 카미유를 다잡는 역할을 에마가 (또 뺨을 때리긴 하지만) 맡는다. 이 구도가 정말 재밌는 점은, 레코아는 '파괴된 여성성'을 복구하고자 배신했고, 에마는 '사상'의 반발에 의해 배신하게 됐는데, 극이 절정에 치닫을수록 이러한 차이가 꾸준히 강조된다는 점이다. 여기서 아이러니란, 이러한 것이 꾸준히 강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레코아와 에마의 마지막 대적에서 레코아는 시로코의 '대의'를 위해 행동하고, 에마는 헨켄의 죽음에 대한 분노를 연료로 삼아 대응한다는 것이다. 시로코에게 이용당하는 레코아는 여성성의 무력함을 의미하는 것일까? '감정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아무나 한다'지만 연인의 죽음을 감당치 못해 분노하는 에마는 시로코에 비하면 범인인 것일까? 여성성의 복구를 위해 누구보다 냉정한, 사상 그 자체인 인간에게 걸어들어간 레코아와, 사상 때문에 배신했고, 카미유에게도 이성적인 행동을 꾸준히 요구해온 에마가, 여하튼 마지막에는 두 여성이 각자에게 강조된 요소와는 반대되는 행동을 보이며 서로를 지탄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보의 불일치로 하여금, 특히 에마가 가장 공감할 수 있는 상황에서 레코아는 절규했지만, 초장부터 갈라진 둘의 생각에 의해 끝내 공감하지 못했다는 것이 기동전사 Z 건담 내 최고의 비극이다. 7. '선인장에 꽃이 피었군'이 악명만큼 괴상한 대사는 아니었다. '선인장의 특성'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게 문제라서 그렇지, 샤아를 바라보는 레코아의 갈등을 잘 따라왔다면 굉장히 씁쓸하게 다가오는 대사더라... 8. 제리드 메사. 카미유와 티탄즈의 라이벌 파일럿에 대응되는 두 인물(제리드 메사, 야잔 게이블)은 각각 카미유와 묘한 대비를 보인다. 제리드는 극이 시발되는 직접적인 장치에 해당(바스크 옴이 결정적인 계기지만)하는데, 이후로는 '복수귀'의 면모가 엄청나게 강조된다. 카미유에 대한 복수심 때문에 스스로 무너지는 인물로, 처음엔 동료를 잃고, 자신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주었을지도 모를 마우아도 복수심이 지나친 탓에 잃게 되며, 본인이 믿는 조국(티탄즈 관점)도 모욕당하며, 끝내는 자기 자신까지, 모든 것을 잃는 인물이다. 제리드는 이런 점을 의식하고 있는 게 꾸준히 묘사되며, 마지막까지도 "카미유, 너는 나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갔어)...!!!"라 절규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카미유의 모든 것을 앗아간 사람 또한 제리드다. 제리드는 전쟁을 더욱 파괴적으로 만드는 '복수심'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제리드는 본인은 모르고 있지만, 자신의 동료를 잃은 것을 카미유의 어머니를 살해함으로 복수했고, 연인인 마우아를 잃은 것을 포 무라사메를 살해함으로 복수했다. 포를 잃는 것이 카미유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생각해보면, 복수의 굴레가 양쪽을 파멸로 몰고 가는 것을 강조한 것이리라. 제리드는 동료였던 에마 신처럼 티탄즈의 도덕성에 대해 질문할 기회가 수도 없이 많았다. 바스크 옴이나 팝티머스 시로코의 밑에서 활동할 때도, 당장 카미유의 어머니를 살해했을 때도 기회는 충분히 있었지만, 제리드는 그러지 않았다. 이에 비해 카미유는 의외로 복수심과는 거리가 멀다. 극단적이면서도 온화한 성격과 더불어 카미유는 강화인간들을 접하며 파괴하는 것 외의 답을 추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기동전사 Z 건담의 결말이 이상해지는 건 결국 카미유는 아무도 살려내지 못함에 절망하며, 인간성을 상실한 채 그 생각을 퍼뜨리려는 '전쟁의 원흉(하만 칸 > 팝티머스 시로코)'을 처단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기 때문이지만. 9. 야잔 게이블 야잔은 철저하게 '전쟁화'된 인간, 또는 전쟁을 수단으로만 보는 인간으로써 카미유와 대비를 이룬다. 에우고가 카미유가 되길 바라는 인간(군인 정신이 들어간 사람)이기도 하다. 야잔이 '전쟁의 자세'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꾸준히 무시하고 갈구는 모습에서 그러한 면모를 보인다. 덥젯에서 어떻게 나오는지를 아직 몰라서 그렇지만, 야잔은 인간적인 모습이 나오는 장면이 한 손바닥에 꼽을만할 정도로 적다. 야잔 개인으로서의 성격(대량 학살을 내켜하지 않는 모습)이 간간히 비춰지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전쟁의 지속을 위해 벌이는 행위(자기 소속의 함선을 배신하는 것)로 귀결된다. 게다가 직후에 작중 전쟁의 비인간성을 상징하는 시로코와 손을 잡는 것은 곧 화룡점정. 카미유가 끝내 절규하며 야잔을 처단하는 것은 이렇게 전쟁을 위해 생명을 경시하는 인간에 대한 분노이다. (스스로를 파괴한다는 결말에 달한 레코아와 달리 '정답'을 선택해) 살았을지도 모를 에마를 전쟁이라는 이름의 죽음으로 이끄는 것이 야잔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카미유가 절규하는 것에 화답하는 파일럿들은 여럿 있었음에도, 야잔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카미유의 절규를 무심히 바라만 보며, Z 건담이 빔을 튕겨내는 것에 당황할 뿐이다. 제리드는 사상과 복수심에 눈이 멀어 차이가 벌어진 것이라면, 야잔은 애초에 카미유와 맞을 리가 없는 그런 인간인 것이다. 10. 사라 자비아로프. 사라는 카츠와 마찬가지로 전쟁에서 소모되는 순수한 인간상을 맡고 있다고 생각한다. 레코아처럼 마성의 남자인 시로코에게 이끌려 끊임없이 인정받고 싶어하지만, 그러지 못했고, 허무하게 소모당한다. 그저 잘못된 사람 밑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나마 에우고의 사람들에게서 올바른 교감에 대해 배울 기회가 있었기에 옳은 선택을 했던 것이다. 순수하게 여자로써 시로코를 동경했기 때문에 카미유의 웨이브 라이더 돌격을 막아선 유일한 혼령으로 나타난 것이기도 한데, 마찬가지로 올바른 교감에 의해 마음을 돌리게 된다. 의외로 에우고의 행방은 사라의 일탈에 의해 보장된 경우가 많았다. 특히 카츠의 죽음으로 전역에 있는 거의 모두가 공명하고 있을 때도, 시로코는 전혀 개의치 않아 하는게 그의 공허한 됨됨이를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11. 포 무라사메 포는 카미유와 교감하게 되는 첫 강화인간이다. 홍콩편은 '아는 사람이 조종하는 짱 큰 악당 로봇이 도시를 때려부심'이라는 상징적인 전개의 원류에 포함되기도 하는데, 난 카미유와 포가 만나는 장면이 전부 다 너무 재밌었음. 카미유와의 교감이 뇌리에 깊게 박혀 '잊지 못할 기억'이 생겨버렸다며 자조하는 포에게서 강화인간의 숙명과 둘의 관계가 비극으로 끝날 것임이 은유된다는 게 참 비극적이었다. 11-1. 지구 탈출. 적 사이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협력자가 나타난다는 뽕차는 전개를 떠나서도, 정말 긴박하고 재밌는 부분이기도 했음. 카미유가 이름 때문에 전쟁에 휘말렸던 만큼, 포와 바다에서 다시 만났을 때 '부모님이 지어준 이름을 어떻게 싫어하겠느냐'라 답한 것은 카미유가 타인과 공감함으로 자신의 아픔 또한 딛는 법을 배운 것이리라. 반면 포는 자신의 저주스러운 이름에 의해, 스스로도 이런 죽음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자각하는 것이며, 카미유를 밀어내게 된다. 카미유는 포로부터 모든 생명을 살려내고 싶어함을 깨달게 되지만, 포로 인해 그 바램의 한계를 인지하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지독하게 비극적인 전개다. 11-2. 포의 죽음. 킬리만자로에서 생사도 불분명했던 포를 다시 만나는 것은 사실상 카미유의 서사의 결말로 향하는 마지막 장치에 가깝게 작용한다. 강화인간이기에 기억이 뒤죽박죽 엎어진 모습에서 향후의 전개가 암시되기도 하지만, 포의 (강화인간) 담당자에게서 기억에 대한 전말(인간의 기억을 지우고 되돌리는 것이 가능하겠느냐)을 듣게 된 것은, 이 사실은 어렴풋이 알게 있었을 포와 더불어 카미유를 지독한 절망에 빠트리게 된다. 이미 전쟁에 휘말려버린 인간 개개인으로썬 서로를 살리고 말고하는 문제로는 비극의 굴레를 끝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전쟁에 대한 인간의 무력함을 비추는 것이다. 마지막까지 포의 주검을 안고 귀환한 카미유의 모습에선 이것에 대한 미련으로 비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크와트로 바지나가 '샤아 아즈나블'로 귀환할 것을 촉구함으로 개인 이상의 해결책이 필요함을 이해했음을 조명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12. 변태적인 수준의 가학적인 극적 장치 로자미아 바담. 사실 카미유의 서사는 포와 사라만으로도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어쩌다 나오게 된 건지 이해가 안되는 캐릭터가 로자미아인데, 분량을 늘리려 넣었다기엔 극의 최후반부인데도 생각보다 많은 분량이 할애되어 있다. 로자미아의 짧지만 굵은 서사는 카미유의 정신을 붕괴시키는 트리거처럼 작용한다. 로자미아는 카미유가 처음으로 '뉴타입'적인 교감이 이룬 파일럿이지만, 거의 30화가 지나서야 재등장하기 때문에 카미유도, 시청자들도 까맣게 있어서, 카미유를 오빠라 칭하는 정체불명의 여인 정도로 보게 된다. 재등장하고 나선 카미유와 꽤 오래동안 교감하기 때문에 에우고와 시청자들 모두가 로자미아가 강화 인간이라는 걸 예상하고 있는, 묘한 서스펜스가 이어진다. 그래서 로자미아의 (티탄즈로의) 각성은 레코아의 배신보다는 덜 충격적으로 다가오는데, 이는 오히려 시청자들보다는 카미유에게 더 큰 충격을 불어넣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작붕 때문에 더 맛이 간 것처럼 보이는 장면) 카미유는 로자미아의 죽음으로 하여금 '모두를 살리고 싶어하던' 스스로의 무력함을 깨달게 되며, 뉴타입이든 강화인간이든 전쟁의 도구에 불과하다는 생각에 잡히게 된다. 그나마 긍정적인 성격 덕분에 '전쟁의 도구'로서 전쟁의 원흉을 척살한다는 결론에 다다르긴 하지만, 마지막엔 결국 자신을 붙잡고 있던 생각과 멀어진 탓에 정신줄을 놓게 되는 것이다. 로자미아는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극적 장치'로 쓰인 정황이 짙어 작품을 기어코 비극으로 만들겠다는 토미노의 결심이 보이기도 하는 그런 캐릭터 같았다. 13. 군인화되는 카미유. 작품 초반의 카미유는 아무로 이상의 야생마라고 평가받으며 브라이트가 포기한 아이로 묘사된다. 전시 상황도 아닌 탓에 선택권이 없던 것에 분개하던 아무로와 달리, 스스로의 사상에 따르는 민간인의 신분을 유지하는 것은 그런 성격을 나타내는 장치이다. 카미유가 '수정'을 엄청나게 많이 당하는 것도 이러한 연유이다. 이번 전쟁은 생존권이 달린 문제가 아닌 철저한 이권 분쟁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던 주제인데, 군인이 '인간성'을 상실해야할 필요가 무엇이 있겠는가? 인간이 서로를 쏴죽이는 걸 생존권의 문제에 빗대어 설득하는 것은 언제나 쉽다. 일제의 옥쇄나 나치 독일의 국민돌격대(Volksstrum)에 동원된 민간인들은 바보라서 그렇게 개죽음으로 몰린 게 아니다, 단지 정부의 붕괴가 생존권의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라 선전된 탓(어떤 면에선 사실이 맞고)이 더 컸다. 현대(특히 냉전)에 들수록 전쟁의 목적이 단순한 '내가 착하고 쟤는 나쁘다'에서 '우리가 저기를 차지해야할 필요가 있고, 그 부수적으로 ...하는 효과가 있다'는 식의 지루하고 현학적인 것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군인들이 쉽게 따르기 어려워진 것이다. 물론 옛날에도 이권 때문에 싸웠던 것은 똑같지만, '국민'의 수준이 높아진 탓이다. 스스로의 도덕적 기준에 충족하지 않는 전쟁에 군인을 참전시키려면, 국민을 구성하는 그 인간성을 거세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게다가 카미유는 Z 건담의 파일럿이기도 하다. 정치적인 인물로 부상하기 시작한 크와트로 바지나를 제외하면 그 이상의 실력을 보유한 파일럿도 없으니, 에우고는 카미유를 철저히 도구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모두를 살리고 싶어한 카미유는 '군인이 돼라'며 수도록 뺨을 얻어맞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정도 전쟁을 거쳐온 카미유는 더욱 순수한 카츠와 사라를 접하며 서서히 군인화되기 시작한다. 에우고의 승조원들이 카미유가 군인화되길 바라는 이유에는 '지키고자 하는 모두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는 타당한 이유가 있었던 것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극이 진행될 수록 카미유가 적 기체를 격파하는 것의 묘사가 더 상세해지기 시작한 것이고, 카미유 스스로도 파괴적인 방안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수정을 너무 많이 당해서 애가 맛이 갔다'는 드립이 마냥 틀린 말은 아닌 것이다. 14. 철저한 외부인(민간인)인 화 유이리. 사라가 전쟁에 놓인 '순수한 인간'을 대변한다면, 카미유의 히로인을 자처하는 화는 전쟁 속의 '민간인'을 대변한다. 화는 같은 난민 처지가 된 카미유와 비슷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노선을 걷는데, 모두를 지키고 싶어하는 마음은 같지만, 실전에 바로 내동댕이쳐진 카미유와 달리 화는 입대부터 했으며, 카미유와는 다르게 재능이 뛰어난 편도 아니라 전쟁 고아인 신타와 쿰을 에우고에서 돌보느라 전투원으로써의 비중이 서서히 낮아진다. 화가 카미유처럼 전투를 통한 정의를 진정 원했다면 신타와 쿰을 돌보지 않는 방법도 있었다. 내제된 모성애일지, 아니면 화 본인의 선택인지는 알 수 없으나 화는 전투보다 아이들을 챙기는 것을 우선하는 묘사가 꾸준히 등장한다. 그래서 극이 진행될수록 화는 '비정상적인 상황에 놓인 정상인(ie.군인 사이에 놓인 민간인)'이라는 클리셰적인 역할을 자주 맡게 된다. 클리셰와는 다르게 그 결과가 좋지 못할 뿐이지. 불안정한 환경에 놓인 카미유를 걱정하며 그를 과보호하려 하는 성향은 둘의 관계는 쉽게 냉각시키며, 여성성의 회복을 바라는 레코아에게 공감해 그녀의 탈출을 도왔다가 그 회복의 방식을 뒤늦게 깨달기도 하며, 자기 스스로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로자미아를 보며 병기로서 만들어진 강화인간의 운명을 끔찍히 여기는 것이 카미유에게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식이다. 극장판의 전개까지 고려하면, 결과적으로 화는 유일하더라도 이성적이고 이상적인 인간상(인간적인, 일상을 상기시켜주는 존재)으로 남아준 덕에 카미유의 정신을 다잡게 하는 역할이 되는데, 이것이 전술된 화의 캐릭터성과 다분히 연관 있다고 생각한다. 15. 마성의 여자, 하만 칸. 기동전사 Z 건담의 전개가 급속도로 꺾이기 시작하는 건 하만 칸이 등장하면서부터다. 퍼스트 건담의 결말에선 지온 공국이 지구 연방과 종전 협정을 맺고 샤아가 어딘가로 떠나는 장면 정도만이 떡밥으로 남겨졌던 터라, 아무리 이 떡밥을 가지고 예상을 해도 크와트로 바지나의 등장으로 해소되는 느낌이라 샤아가 몸 담았던 액시즈까지 그대로 나오는 건 좀 당황스러웠다. 하만은 카미유가 가장 경계하는, '전쟁을 시작하는' 인물이다. 설령 네오지온이 전쟁을 시작할 생각이 없었더라도(있었지만) 하만이 에우고와 티탄즈가 변수로 작용하는 네오지온으로 하여금 전황을 바꾸려는 의중을 이용하려는 것은 확실했기 때문이다. 나중에 시로코까지 전면에 나서면서 카미유의 타겟이 양분되긴 하지만, 가장 먼저 요주의 인물로 꼽혔다. 시로코가 극 내적으로 여성을 홀리는 마성을 보유한 남자였다면, 하만은 거시적인 극 배경과 극 외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마성을 보유한 여자다. 하만의 등장만으로 에우고와 티탄즈가 전전긍긍할 뿐만 아니라, 그 특유의 미스테리함에 양측이 살고 죽으며, 혼란스러워 한다. 시청자들은 갑자기 등장한 지온의 패잔병 본대와 미네바 자비의 등장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전황을 자기 의중대로 바꾸는 하만의 마성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끝내 카미유에 의해 처단되는 것이 하만이 아니라 시로코라는 건, 그의 오만함이 하만의 철저함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할 거다. 16. 크와트로 바지나 내가 알기로는 샤아 아즈나블 자체는 아니지만 크와트로 바지나는 토미노 자신의 모습이 어느정도 투영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크와트로 바지나는 좀 더 미스터리한 면이 강했던 전작과 달리 감정적이고 솔직하며 실패도 연달아 겪는다. 백식의 묘한 성능과 메가 바주카 '느에에에잇' 런처는 이러한 크와트로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무장이다. 크와트로는 정말로, 작중 자신의 의도대로 그려낸 큰 그림이 없다. 카미유의 전술적 멘토 그 이상의 정신적인 멘토가 되어주지 못해 아이를 무너져 내리게 방치하고, 레코아의 의중을 알아채지 못해 그녀가 전향하는 계기를 제공(전적으로 크와트로의 잘못인 건 아니지만)하며, 하만 칸이 자신처럼 정치에 이용당하는 것을 두려워해 보호해 온 미네바 자비를 '편견 덩어리'로 만들게 했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중요한 회담을 엎어버리기도 한다. 게다가 가장 큰 그림이었던, '정치에 이용당하지 않는 자유로운 삶'은 끝내 다카르의 연설로 무너지기까지 한다. 자신이 믿는 이상과 대의를 위해서 행동한 것이겠지만, 스스로의 운명을 벗어날 수 없다는 절망감에 파묻히는 것이리라. 토미노는 중년의 무력함을 생각했을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래왔고, 끝내 카미유까지 크와트로에게 '샤아로 돌아가는 게 맞다'고 말하는 것은 그야말로 전쟁을 멈출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개인임을 의미한 것인데, ""중년(27세)""은 능력이 있음에도 오히려 그런 책임감을 젊음의 과오를 바탕으로 두려워하고 벗어나고 싶어하는 이기적이고 미련한 인간이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이것이 기동전사 Z 건담의 마지막 비극이다. 자신이 가만히 있으면 일이 모두 꼬여버리고, 이제는 녹슬어버린 터라 이제 와서 큰 그림을 그려보면 죄다 실패해버리고, 가장 하기 싫어하는 일은 능력이 되니깐 해야만 하는, 그런 압박감을 크와트로를 통해 그리려 했던 것 같다. 결국 크와트로는 등 떠밀린 큰 그림(다카르 연설)은 성공시키고, 에우고로 전황까지 돌려놓고는 버려진 백식을 뒤로 하고 또 도망치고 만다. 어느정도 평안을 되찾은 아무로와는 달리, 끝까지 미혹 속에서 헤메는 그런 인간이 샤아 아즈나블인 것이다.
작성자 : ㅇㅇ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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