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국내 거주 외국인을 포함한 우리나라 총인구는 작년 5183만6000명에서 올해 5174만5000명으로 0.18% 줄어든다. 총인구 감소는 올해가 처음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로나19에서 벗어나면 외국인 유입, 혼인‧출산 등이 정상으로 돌아와 인구 변화 흐름이 개선될 것”이라며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홍 부총리 말대로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외국인의 국내 유입이 급감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출산 기피는 코로나19 시대 이전부터 이어져 온 현상이다. 정부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 2006년부터 2020년까지 총 225조 원을 쏟아부었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바이러스가 사라진다고 출산율이 올라갈까.ㅡ
총인구 감소 전망이 발표된 날 조선비즈는 자녀를 일부러 갖지 않는 부부 5쌍에게 무(無)자녀의 이유를 물었다. 다양한 이유가 언급됐지만, 공통으로 나온 말은 “태어날 아이에게 미안해서”였다. 기본적으로 이들 부부는 저출산·고령화를 우리가 막을 수 없는 거대한 흐름으로 여겼다. 인구 절벽은 ‘정해진 미래’고, 그 미래에 살아갈 아이를 상상하면 죄짓는 기분이 들어 도저히 낳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인구 절벽이 만들 미래가 얼마나 처참하기에 그럴까. 그 암울한 사회 모습을 세 가지로 구분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