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이 섬나라에 살고 있다는 사실은 당연하면서도 정신적인 영향 이상의 것을 초래해 왔다. 중세에 끊임없이 발 생한 많은 내란에서 패한 장수는 외국으로 난을 피해 도망갈 수 없었다. 굴욕적인 포로의 몸이 되는 것 외에 남은 단 하 나의 방법은 자해였다. 마찬가지로 사랑에 빠진 일본 남자는 외국으로 도망가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자고 애인을 설 득할 수 없었다.

또 프라이버시 등은 존재하지 않았고, 질문에 답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만으로 의혹의 원인이 되는 일본 국내에서는

①숨어서 생활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연인들이 아무리 멀리 도망간다 해도, 언제나 바다가 두 사람을 둘러싸고 있어 최종적인 도망의 방해 요소가 되어, 결국 그들은 동반 자살의 길을 선택하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설령 배를 구할 수 있 었다 하더라도 패군의 수장이나 비운의 연인들이 일본이라는 섬나라를 떠나기를 원했는지는 의문스럽다.

일본은 특이한 나라라는 확신이 매우 강해서 일본인은, 물론 외국의 존재에 대해 전혀 몰랐던 것은 아니었지만, 일본 이 세계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일본이라는 섬나라 안에서 아무리 고난을 겪 어도 외국에 가면 보다 행복해질지도 모른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