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술자리에서 만난 남자 하나 있는데
결혼반지 끼고 있길래 당근 유부남이구나 그러고
말았거든? 참고로 여럿이 얘기하고 노는 자리였고,
난 그쪽에 조금의 호감도 관심도 없는 상태였음.
그런데 상대 쪽에서 자꾸 나보고 보자마자 너무 예쁘다고
생각했다느니, 오늘 같이 얘기해서 너무 즐겁다 이러는 거.
난 그냥 흔한 얼굴에 딱히 유머러스하지도 않은 성격이기
때문에 그냥 듣기 좋으라고하는 립서비스겠거니 함.
그래서 그런 말에 계속 영혼 없는 대응을 했어.
예의는 지켜야 하니까 상대방 말을 무시할 수는 없잖아.
여튼 그러다가 상대가 뜬금없이 나랑 친구가 되고 싶대.
시간날 때 만나서 밥도 먹고, 술도 먹고, 자기 힘든 얘기도
들어줬으면 좋겠다 이러는데 이거 걍 데이트라고 봐도
무방한 거 아니냐? 그래서 이 새끼 뭐지? ㅡㅡ 싶었거든.
난 표면적으로는 사람 좋아 보여도 실제로는 비사교적인
성격이어서 누구랑 쉽게 친구하는 성격은 아니거든.
특히 동성 아닌 이성이라면 더더욱 선 긋는 거 확실한 타입이고.
거기에다 내가 역갤을 해서 그런가...
초면인 사람한테 내 힘든 얘기 들어줘 이러는 거 보니까
이 사람 말로만 듣던 인다남인건가? 이상하다 싶은 거.
일단 내 사고방식으로는 저러는 걸 이해할 수 없었어.
내가 표정관리를 안 하니까 곧 상대가 하는 말이
사실 자기 얼마 전에 이혼했대 ㅋㅋㅋ 그러니까 나랑
친구로 지내는 게 문제가 될 거라고는 생각 안 한대.
결혼반지 버젓이 끼고 있으면서 그런 말하면 믿겠냐고 ㅋㅋ
모든 유부남들이 저런 건 아니지만, 저런 유부남을 보니
결혼 생각이 바사삭 바스라지는 건 어쩔 수 없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