乙 甲. 등라계갑(藤蘿繫甲), 금상첨화 * 등(藤)은 등나무, 라(蘿)는 겨우살이, 담쟁이덩굴, 계(繫)는 매달리다, 얽다.  

乙일주가 甲에 첩(貼)해 있으면 대체로 좋다. 乙에게 甲은 측지(側地), 즉 기댈 수 있는 언덕이다. 갑은 육친이나 동업자이다. 년월에 있으면 윗 사람이거나 나이가 어리더도 윗사람 같은 역할을 하고, 생시에 있으면 아랫 사람이 협력자가 된다. 이처럼 귀인의 덕을 입는다.
반면 갑일주가 옆에 을이 있으면 등나무가 자신을 타고 오르니 별로 좋지는 않다. 다만 등라계갑하고처럼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으니 전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인들이 등라반갑하면 木으로서는 가춘가추(可春可秋, 봄에도 가능하고 가을에도 가능)라고 했다. 을목은 갑목에 기대서 뿌리가 뽑히는 일이 없다. 기문은 금상첨화라 했다. 그러나 팔자에서 乙이 甲을 본 것이 乙이 丙,癸를 본 것보다 무조건 좋다고 하기 어렵다. 암튼 을목은 갑목에 기댈 수 있으니 인복은 좋다. ​

보통 음간은 상관, 인수로 진신을 짠다. 을목은 상관병화, 인수인 계수가 진신이다.    

갑을이 연계하여 무토에 뿌리를 내리면 등라반갑하고(藤蘿絆甲下固)라 역경에도 쓰러지지 않는다고 했다. 갑목이 을을 보고 등라반갑하고의 유형을 지으면 고생은 엄청한다. 을목을 끌어안고 토를 개척해 나가려니 힘을 많이 쓴다. 그러나 고생끝에 낙이 온다. 반면 을목의 등라반갑하고는 주변의 도움, 천거로 선발되어 성공으로 가는 길이 한결 수월하다. ​

특히 土가 왕할때 갑을이 연계되어 있으면 좋은데, 재가 왕하면 신약하므로 겁재 갑목을 약으로 써서 거부를 논할 수 있다. 신왕재왕할때 한하여 거부를 말하는 것이고, 반면에 토가 노출되면 군겁쟁재의 우려가 있다. 군겁쟁재는 재가 미약할 때는 위태하다. 따라서 무조건 군겁이 재를 본 경우를 나쁘다고 할 것은 아니다. 갑,을이 왕한 토를 본다면 취할 수 있는 재물이 충분하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을이 갑을 첩했을때는 재산이 있다. 유산이 있으니 기본적인 재산은 있다. 그러나 스스로 개척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관료적 성취는 어렵다. 아뭏든 물려받은 유산은 있다. 다만 을에게 갑이 참다운 진신은 아니다. 팔자에 다른 진신이 없는 한 乙甲의 구조는 스스로 부귀를 이루는 상격명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