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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제 혁파는 거대 정당의 '야합'을 막는 일

만남의광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9.24 20: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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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는 시계추 양당독재를 끝냅시다!


독서일기] 양당제 혁파는 거대 정당의 '야합'을 막는 일

https://news.v.daum.net/v/20210909063610566


[장정일의 독서일기] 〈새로운 백년의 문턱에 서서〉
이석기 지음
민중의소리 펴냄

ⓒ이지영 그림

ⓒ이지영 그림

섬에서 일 년을 살다가 올해 1월 말, 서울로 돌아왔다. 짐 정리를 마치고 여유가 생긴 날 집 앞의 도서관에 들러보니, 신간 서가에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알렉스 캘리니코스 시사논평〉(책갈피, 2021)과 이석기의 옥중 수상록 〈새로운 백년의 문턱에 서서〉(민중의소리, 2020)가 꽂혀 있었다. 공공도서관의 모든 사서에게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 〈알렉스 캘리니코스 시사논평〉 옆에는 지난해 초에 나온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국제관계에 대하여〉(책갈피, 2020)도 함께 꽂혀 있었다. 이 책은 내가 섬으로 막 이삿짐을 옮겨놓고 나서, 인근 도서관에 처음으로 신간 구입 요청을 했던 책이다.

〈알렉스 캘리니코스 시사논평〉에 딸려 있는 부제는 ‘양극화, 극우, 좌파’이다. 이 세 단어는 다음과 같은 말 잇기를 가능하게 한다. ‘양극화가 심해지면, 유권자들은 극우에 마음을 줄까, 좌파에 마음을 줄까?’ 1989~1991년 소비에트와 동구권이 몰락하면서 신자유주의가 득세했고 양극화의 골이 깊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반(反)정치’ 담론이 무성해졌는데, “‘반정치’ 담론들은 정치를 ‘자본주의적 정치’와 동일시하고 ‘사회주의’를 반정치의 한 유형으로 보는 근본적인 오류를 범한다.” 이것은 굳이 영국이나 유럽의 사정일 필요가 없다. 왕년의 운동권이던 386은 이렇게 말한다. ‘이념보다 실용!’ 여기서의 실용은 ‘경제’를 뜻하는데, 자본주의 경제체제도 ‘자유’민주주의와 연동된 ‘이념’이 아니고 무엇인가?

현실 공산주의가 몰락한 이후, 영국과 프랑스의 유서 깊은 좌파 정당들은 정체성을 알아볼 수 없게 변질했다. 이들은 ‘표를 얻기 위한 정당’일 뿐, 더 이상 노동자를 정책의 중심에 두지 않는다. 좌파가 우파와 분간할 수 없이 같아진 현상을 ‘극단적 중도’라고 하는데, 극단적 중도는 서민층의 지지를 얻는 것보다 중상류층·기업가·기술관료들의 지지를 얻는 것을 더 수월하게 해준다. 이 때문에 극단적 중도(좌파)에 의해 버려진 사람들이 생겨난다. 노동자·비정규직·청년·빈곤층이 그들이다. 유럽의 우파 포퓰리즘과 극우 세력은 이 공간을 파고들며, 직장도 희망도 없는 사람들은 극우 정치가들이 손가락질하는 외국인 노동자·난민·이슬람·성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 선동에 쉽게 넘어간다. 심각한 것은, 이전에는 극우 정당에 표를 주지 않았던 중산층을 포함한 전 계층에서 고루 표가 나온다는 점이다. 양극화가 그만큼 폭넓고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

〈새로운 백년의 문턱에 서서〉를 읽다가 너무 마음이 아팠다. “다들 2016년 겨울 광화문을 촛불의 바다로 만든 민중의 힘을 기억할 것입니다. 나는 수원구치소의 텔레비전을 통해, 또 면회를 온 이들의 설레는 눈빛을 통해 촛불혁명을 보았습니다. 그곳에 함께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워 꿈속에서 다녀오기도 했지요.” 막걸리 두 병을 사와서, 심수봉의 ‘사랑했던 사람아’를 한 시간이나 되풀이해 들으며 마셨다.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은 박근혜 정권의 공안 조작과 양승태 대법원장의 재판 거래로 얼룩진 사건이다. 박근혜 탄핵은 당연히 이석기의 신원(억울함을 밝힘)으로 이어져야 했다. 내가 한 번도 가지 않았던 광화문광장에 그가 꿈속에서 다녀갔던 이유도 신원에 대한 기대가 있어서였다.

한국은 민주자유당에서 시작해 국민의힘으로 내려온 한 편과 민주당에서 시작해 더불어민주당으로 내려온 한 편이 30년 동안 양당 체제를 구축해왔다(1992년 제14대 대통령 선거를 기준으로 함). 양당제 아래서는 양당 말고 선택이 불가능하다. 2016년 촛불혁명의 수혜자는 더불어민주당이었고, 내년 선거에서 ‘조국 사태’의 수혜자는 국민의힘이 될 수 있다.

양당제 아래에서 가장 어리석은 유권자는 ①자신이 지지하는 당이 “50년 혹은 최소한 20년은 집권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사람이다(이해찬·공지영). 서로 닮은 양당제 아래에서는 한 당이 오래 집권할수록 국민은 가축 대접을 받게 된다. 하므로 ②양당제 아래에서는 ‘생각하지 않는 시계추’가 되어야 한다. 정치가들은 ‘기계인 길로틴’에 목이 잘려야 상대방보다 더 나은 ‘차이’를 고심하게 된다.

어리석기로는 ①이나 ② 모두 같지만, 2021년 현재 제일 안타깝기로는 ‘윤석열은 (또는 최재형은) 이러저러해서 훌륭한 대통령감이다’라고 이유를 찾는 치들이다. 이 바보들은 아직 ‘생각하지 않는 시계추’ ‘기계인 길로틴’이 되지 못했다. 나무 막대기면 왜 안 된다는 말인가? 우리는 주권자가 아니다. 생각하지 않는 기계가 되어 이쪽과 저쪽을 번갈아 오가며 ‘삥’을 뜯는 비루한 존재, 복수하는 기계일 뿐이다.

이석기 지음, 민중의소리 펴냄

이석기 지음, 민중의소리 펴냄

자기비판 못하니 이석기 사면도 못한다

인간이 태어나서 난생처음으로 받는 가장 공포스러운 질문이 있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그 어느 쪽을 선택해도 뒤끝이 좋지 않으리란 것을 아이는 직감적으로 안다. 그런데도 기어코 한쪽을 택하게 되는 것이 아이가 처한 조건 또는 우둔함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지 말라. 아이는 이렇게 대답해야 한다. ‘나는 피자가 좋아.’ 우물가에서 당장 숭늉을 마실 수 없듯이, 피자를 먹으려면 화덕부터 만들어야 한다. 둘 너머를 생각하는 것이 진보다.

박정희·전두환 때에는 한 선거구에서 당선자를 두 명이나 뽑는 중선거구제여서 여당은 항상 국회에서 과반수를 획득했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로는 어느 정당도 단독으로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2004년 탄핵 역풍 덕분에 열린우리당이 152석으로 과반을 겨우 얻었을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 2020년 4월 총선에서 얻은 180석은 어마어마한 것이다. 그런데도 ‘주사파 정권’이란 말을 듣는 게 두려워 국가보안법을 폐기하지도, 8년 넘게 옥살이를 하고 있는 이석기를 사면하지도 못했다.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과거사 조사 안건으로 올리지도 않았다. 이석기 의원 체포와 통합진보당 해산 과정에서 민주당도 새누리당에 적극 협력했으니 공동정범이나 같다. 양당 체제를 거부한 사람들의 싹을 자르는 일에는 양당 사이에 아무런 이견이 없었던 것이다. 이석기는 말한다. “거대 양당 체제란 서로 결사적으로 싸우는 것처럼 보이는 두 정당이 실제로는 타협을 통해 사회의 기득권을 보호하는 체제를 말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사면이 아니라 민주당의 자기비판이다. 그걸 못하니 사면도 못한다. 그렇다면 차별금지법은 어떻게 되었을까.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국민의 여론을 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이 압도적인 과반수 의석을 만들어주었는데도 이런 말을 하니 집권 여당은 ‘모순과 더불어’다. 양당제 혁파는 다당제를 확립하자는 것이 아니라, 야합하고 있는 현재의 거대 양당을 소수당으로 낙후시키는 것이다.

장정일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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