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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2주후

ㅁㅁ(183.96) 2012.05.06 01:09:36
조회 327 추천 0 댓글 0



그녀와 헤어진지 딱 2주일이 지났다. 

거의 넋이 나간 채로 2주일을 보냈다. 2주일 정도면 얼추 생각이 정리될 시간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야근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어느새 밤 11시 반. 의자에 하루종일 파묻혀 있던 허리는 비명을 지르고
목부터 관절이란 관절은 다 정상이 아닌 듯 하다. 온 몸이 찌뿌둥하고 만약 조금만 컨디션이 더 나빴다면 
분명 몸살이 났을 듯 하다. 

신발을 벗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청소도 하지 않아 방 안은 엉망진창, 지난 주 벽에 던졌던 휴지곽은 여전히 
바닥에 굴러다닌다. 불도 켜지 않고 안경만 벗어 책상 위에 올려놓고는 그대로 옷까지 입은 채로 침대로 걸어
들어가 눕는다. 이대로 죽어버리고 싶다. 

'소영아'

이 침대에 같이 누워 장난치던, 언젠가의 여름 날에 있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래, 여름 휴가를 맞이해서
여행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열린 창문 틈으로 후끈한 바람이 들어온다. 

조용히 눈을 감는다. 주먹이 쥐어진다. 후회가 든다. 헤어지자고 하지 말걸. 눈물이 흐른다. 울음이 나온다.
안다. 나같은 새끼가 언제 그런 착하고 예쁜 애를 또 만나겠는가. 나는 흐느낀다. 너무 힘들다. 너무 너무
후회가 된다. 

"큭"

누워서 질질 짜고 있는 자신이 너무나 한심스럽고 병신 같아서 눈물과 함께 웃음까지 나온다. 다시 가서
다리라도 붙잡고 빌고 싶다. 그래서라도 그녀가 돌아온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된다.
다시는, 나같은 쓰레기가 그녀 같은 착하고 좋은 여자를 힘들게 하면 안된다. 참아라, 참아라.

그녀와 함께 했던 참 좋았던 기억들이 쉴새없이 머릿 속을 스쳐지나간다. 눈물은 계속 샘솟는다. 참으로
고마웠던 기억, 행복했던 기억이 기억을 스쳐지나간다. 그리고 그 기억들이 다 지나고 나자 눈을 떴다.

전화를 걸고 싶다.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 그녀의 집 앞에 가서 무릎 꿇고, 그 찌질하게 빌어서라도
그녀와 다시 잘 해보고 싶다. 내 남은 수명 전부를 뚝 떼어서라도, 그녀와 다시 함께 할 수 있다면 그녀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만 살 수 있다해도 좋았다.

'하아'

됐어. 

몸에서 힘이 쭉 빠진다. 난 눈물을 훔치고 일어났다. 몸은 아까보다 더 무겁다. 머리가 핑핑 돈다. 내일
아마 몸살이 날 것 같다. 몸 마디마디가 다 쑤신다. 불을 켰다. 배가 고프다. 냉장고를 연다. 먹을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냉장고 문을 닫고 다시 불을 끄고는 침대로 가서 누웠다. 

'병신'

행복했던 2년 간의, 아니 솔직히 힘들고 싸우고, 그러면서도 열심히 최선을 다해왔던 2년 간의 기억이
이제 모두 먼지처럼 기억 속에서 서서히 사라질 거라고 생각하니 다시 한번 울컥한다. 이제 다신 영원히
나같은 병신 새끼 만나지 말고, 잘나고 멋있는 남자 만나서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 그렇게 생각하고 눈을
꾹 감았다. 이대로 영원히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슴은 아프고 머리는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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