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갈비살님 운동일지를 보다 문득 떠오른 추억

한 15년도 더 된 일인듯

당시 한창 운동할때라 거의 체육관에서 살다시피 하고 있었음.
체육관 옥상엔 옥탑방같은 조그만 간이건물이 있었는데,
창고겸 세탁소 용도.

오전 운동이 끝나면 집에서 챙겨온 도시락과 음식들을 다 퍼먹음.
자세연습좀 하면서 눈치보다가 점심시간쯤 되면 카운터 근처를 어슬렁 거림.
선배들한테 꼽사리 껴서 점심을 얻어먹곤 옥상으로 올라가 1~2시간 정도 낮잠을 잠.
이것이 당시의 내 오전일과.

그날도 옥상에서 자고 있는데, 갑자기 같이 운동하는 형님이 깨움.
무슨일인가 했더니 밑에 괴물이 나타났다함.
무슨 이야기인가 싶어 비몽사몽 체육관으로 내려감.

체육관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이 많을 시간이 아니라 그냥 평소랑 다를게 없음.
관장님께 무슨일이냐고 여쭈니 스쿼트렉을 가르킴.

스쿼트렉에서 누가 운동을 하고 있길래 스캔해봄.
당시 나도 나름대로 힘에는 좀 자신이 있었으니... 묘한 경쟁심리 발동.
'프레임도 그저 그렇고 사이즈도 그냥 그렇고... 힘이 좋은가?'
바벨을 보니 원판 80kg.... 중량봉까지 합하면 100......
에게... 뭐야....

그때 그사람이 스쿼트렉 중단에서 바벨을 뽑아 바벨로우를 시작함
점점 가까이 다가가면서 계속 스캔을 함
그러다 거울에 비친 흉곽의 모양을 보고, 경악...........

..........여자다 ㅡ,.ㅡ;;;;;;;;;;;;;;;;;;;;;
여자가 바벨로우 100kg를 밀고있어 ㅡ,.ㅡ;;;;;;;;;;;;;;;;;;;;;;
미동도 없이 열번쯤 밀어내더니 렉에 올려놓음... 여유가 있음....

쉬고있을때 쭈뼛쭈뼛 말을 붙여봄
중학교때까지 배구를 했다함
그러고보니 키가 나보다 쪼끔 컸으니 177~178쯤 되는듯.
몸무게는 어림잡아 80정돈 되어보이고....

운동 어디서 배웠냐 했더니 옛날 남친이 운동을 좋아했다 함.
같이 운동다니고 하다가 헤어지고 학교생활하면서 마구 먹어댔더니 몸이 너무 불어서
살빼려고 체육관 갔는데, 주위에서 힘좋다 잘한다 했더니 은근 욕심이 생겨서
무게를 조금씩 올리고 그랬다고...


아는 형님이 낄낄대며 (장난삼아 연결해보려 했던듯) 자세 교정좀 해주라 하길래
이것저것 자세좀 봐주다가 기립근 끝부분을 만질 일이 생겼는데...
.......지방이 거의 없다?ㅡ,.ㅡ;;;;;;;;;;;;;;;;;;;;;;;;;
속으로 '얘가 운동을 했으면.......헐..........'
이런애가 평범한 여대생이라니 ㅡ,.ㅡ;;;;;;;;;;;;;;;;;;



관장님이 운동 제대로 가르쳐보고 싶다고 굉장히 탐을 냈었는데,
잘 나오더니 갑자기 사라져버려 새드엔딩.



아, 그 아이 나오던 시간대에 나오던 동네 헬스아저씨들이
그아이 등장 이후로 다 사라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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