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려고 약먹고 누운거
그것 까지밖에 기억이 없음
아팠는지 내가 뭘 했는지
구급차에 탔는지 누가 옮겼는지도 기억이 안남

고압산소치료통 속에서 1초정도 눈 떴는데
기절한 상태의 나를 치료기 속으로 집어놓다가 잠시 깬 것 같음
사진기로 찍은 것 처럼 천장 사진이 잠깐 기억 남

푹 자다가 깬 것 처럼 응급실에서 개운하게 일어남
간호사가 내 이름 물어보더라 입에 산소호흡기 달고있고
소변줄 끼워져있고 팔다리에 링겔 맞고있었음

옆에 우리언니가 울고있었어
나도 같이 우는데 언니가 눈물 닦아줌
다시 기절함

눈 떠보니깐 새벽 3시였고 중환자실이였음
창문 밖으로 그 애 집이 보이는데
그게 너무 불안해서 미치는줄 알았음

산소치료하면 기압때문에 머리아프고 귀 아프다고
칼로 내 고막을 찢어놨대
한동안 침 삼키기가 힘들었어

정신과 외래도 보고
그 후에 산소치료도 몇 번 하고
약에 리튬 섞여있다고 혈중 리튬농도도 검사 함

며칠 후 날 살린 의사가 찾아오자마자 싸가지 없는 말투로
나한테 존나 뭐라 함
그래서 너무 싫었음

3일인가 5일인가 입원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일반병실은 안가고 퇴원함
1월 초중순에 했으니 6개월 된건데
몸 상태는 괜찮음
못죽어서 죄책감이 클 뿐이지

1시간만 늦어도 죽을 수 있었대
아직 어려서 티가 안나는거래
나중에 치매 온대

못죽은게 부끄러워서 밖에 안나가
죽을걸 예상하고 연락 다 끊은건데
나아지는게 없잖아
아마 그냥..
내가 죽은걸로 알고있을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