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거나 예술을 하거나 날개를 부러트리거나

사랑하거나 예술을 하거나 날개를 부러트리거나앱에서 작성

ㅇㅇ(211.36) 2021.08.31 02: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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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가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하라는 그에게 언젠가 사랑이 하고 싶은데 사랑할 사람이 없으면 어떡하냐고 물었더니 왜 꼭 사람만 사랑해야 하냐며 웃더라.

예술을 사랑하라고, 굶주리는 것이 예술이니 차라리 예술을 하라던 그가 기억에서 잊힐 때쯤 보내오던 편지는 그해 겨울이 마지막이었다. 남긴 편지는 그게 끝이었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지는 못했지만 굶주리고 있으니 나도 은연중에 예술을 하는 사람이 되었다.

엊그제 항구 위를 웃으며 날고 있는 갈매기가 마음에 들지 않길래 눅눅한 새우과자 몇 조각으로 부른 뒤 날개를 잡아 꺾었다. 아파서 우는 건지 날개로부터 해방된 것에 행복해 웃는 건지 표정을 알기가 참 힘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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