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의지해줘.'

'나 믿어줘.'

연애할 때든 인간 관계에 있어서든 절대 이 말은 믿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지존파 애들이 여자는 어머니 조차 믿지 말라고 했는데, 진짜 안일한 개소리라는 생각이 든다.

여자를 믿어서 안 되는 것보다

사람을 믿어서는 안 된다.

나 조차도 믿을 수 없는데 누구를 믿을 수가 있겠나.

항상 나는 생각한다, 비열한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근데 막상 현실의 나는 비열하다 못 해 비열하고도 또 비열한 족속이다.

사람 새끼라면 이럴 수는 없는 거다.

내가 인간 같지도 않은 새끼인 탓에 나 스스로를 못 믿는 것도 있겠지만

정말 사람은 믿을 게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은 일이 바빠서 나를 믿지 못 했고,

친구는 그냥 나를 믿지 못 했다.

나는 그런 내가 버틸 수 있으리라 믿었는데

버티지 못 했다. 그냥 내가 존나 나약하고 병신이고 쓰레기에다 필요성이라고는 전무한 상병신 뇌장애인 새끼기 때문이다.

의지로 안 되는 건 없는 줄 알았다. 우울증 같은 거 걸리는 새끼들은 일가가 전부 뒤져서 혼자 남겨질 정도의 충격을 먹었거나,

대가리에 하자가 분명히 있거나, 그냥 의지박약에 좆도 노력도 없이 세상 한탄만 하는 패배자 병신 쓰레기 새끼들이나 걸리는 건 줄 알았다.

근데 내가 그런 새끼들보다 더 한심한 병신이었다. 사회에 필요로 되는 곳도 없고 무언가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닌 새끼.

그게 나였다. 그냥 원숭이가 인간보고 열등하다고 비웃었던 꼴.

결국 그리도 좆밥으로 보던 우울증에 걸리고 나니까 한결 편하다.

역시 나 같은 새끼는 의지도 약하고 제대로 하는 것도 없이 최선을 다해도 남들보다 뒤떨어질 뿐이니까

부정적인 감정들만 모아 놓은 무저갱 속에서

그냥 존나 허우적대는게 맞는 거 같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