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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덕씹덕 오타쿠 문화가 양지로 올라오기 전의 애니들
요즘 OTT로 인해애니를 입문하는 과정이 매우 쉬워졌기에소히 말하는 인싸픽 애니라는 말도 생기는 등오타쿠 문화가 사실상 양지에 자리 잡았음그리고 딸피충들은 10년대 중후반부터 오덕 문화가 인싸들에게 잡아먹혔고90년대 ~ 10년대 초반까지 소히 말하는 씹덕혼모노들의 근본 황금시기였다고 하는데그때 방영한 작품들을 살펴보도록 하자체포하겠어여경눈나들이 나오는데, 딸피 애니 주제에 작화가 좋고여캐들이 굉장히 꼴려서 상당히 인기가 많았다신세기 에반게리온호불호를 떠나 영향력과 근본력은 일본애니 최고봉강철의 연금술사구작은 더 암울하고리메이크는 깔끔한 기승전결로 각자의 매력이 있는 작품나루토장편애니 치고는 준수한 퀄을 보여줌 특히 체술씬이 독보적임블리치전체적으로 나루토에 비해 퀄리티가 좋지 않지만장편인걸 감안하면 꽤나 준수한편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마법소녀인데 첨단과학같은 마법을 사용함한때 마법소녀물 1황이였고 오덕페이트의 최애애니기도 함작안의 샤나일상과 비일상이 혼재하는 신전기 세계관 속 싸우는 미소녀장르의 공식을 성립했으며 이후 라노벨에 큰 영향을 끼침내용은 썩 재밌진 않고 샤나가 먹는 메론빵이 한국에서 유행하는 계기가 됨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지구대세, 하루히즘 위에 샤나가 정립한 일상속 비일상, 학원미소녀 세카이계 장르를완성하고 널리 퍼트린 작품. 당대 인기는 최근 귀멸 신드롬 이상이였으며 한국의 걸그룹마저 움짤의 춤을 따라했다 현재는 퇴물이 되었지만 끼친 영향은 아직도 요즘 간간히 나오는애니에서 찾을 수 있다코드기어스 반역의 를르슈한일 커뮤니티 통합을 이뤄낸 원초적 재미로는 정점을 찍은 작품하지만 남주의 중2병과 부담스러운 작화, 2기부터는막장드라마 뺨치는 무리수전개 때문에 1기의 명성이 깎이지만결국에는 그 많은 똥을 전부 수습해버리는 극적인 결말을 내면서 아직도 수작내지 명작으로 재평가 받는 작품이다(특히 진격거가 노골적으로 코기 엔딩을오마주하여 배꼈는데 그것도 어설퍼서 욕 존나 쳐먹음.)제로의 사역마이고깽, 츤데레, 폭력쓰는 혐성 여주의 대표격 작품.작품성은 이세계물중엔 탑티어이며 일반적인 이세계물과 달리 감동요소와 신파도 존재한다러키스타미소녀동물원의 원점이자 정점. 작품의 주제의식은 그냥 아무요소나 짬뽕 후 미소녀보여주는거.오덕 주인공 코나타가 쿄애니의 전작 하루히의 대팬인데, (성우마저 같음)그로 인해 하루히 관련 드립이 자주 나오며 다른 작품패러디 드립도 자주 나온다.은혼킬링타임 고트개그/시리어스 전부 수작 이상의 잘만든 애니.장르는 그야말로 에피소드 마냥 지좆대로 바뀐다.또한 타 애니 가지고 드립치거나 성우가 메타발언을 시도때도없이 하는 등 그야말로 B급 병맛 감성이다.특이사항으로는 존나 주인공인 긴토키부터 일남충이대남 백수인데다 여자 가지고 저질 드립도 자주 나오는데남캐들이 잘생겨서 그런지 언냐들의 최애픽들중 하나다.그렇다고 부녀자용은 아니고 남자들도 보는사람 많음토라도라럽코물의 정점 후유증 심한 애니로 유명하다.진입장벽으로는 여주 타이가의 좆같은 성격과 손버릇인데츤데레랍시고 시도때도 없이 인스턴트 먹으며 자취하는 지 도와주려고 청소해주고 집안일, 밥까지 차려주는데도 심심하면 줘팬다.그러다가는 이제는 남주 류지의 집에 시도때도 없이 쳐들어가서목검들고 협박하는 미친년. 하지만 그런 성격을 가진 타이가여도점점 갈수록 서사가 들어나고 빌드업과정이니 참고봐야할 사항원래 혐성인년이 여주인 애니 보는 이유중 하나가 나중에암컷되는게 존나 배덕감 느껴지기 때문이다어떤 과학의 초전자포(편의상 금서목록이랑 묶었다)어마금의 외전으로 메인히로인 그유명한 미사카미코토가 주인공으로 일상 속에서 학원도시의 악역들과 싸우는 애니. 스토리는 막 뛰어나지도 않고 꽤 준수한 편이다(2기 1쿨 액셀러레이터 시스터즈 한정 수작내지명작으로 뛰어오름)캐빨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작품. 역대 씹덕들이 투표한 여캐 인기 1위가 바로 미사카미코토. 금서목록은 본편 주인공 이메진브레이커로 능력을 무효화시키는카미조토우마를 중심으로 마술사들과 관련되는 스토리 자체는 어과초보다 심오하고 몰입감이 있긴해도 전반적으로 같은 제작사인데도 애니 퀄이 병신이라 차별을 당하고있음 3기를 제외하면 못볼 수준은 아니고 작화가 막 뛰어난걸 기대하면 안됨. 그래도 특유의 힙스터들이 좋아할 애니는 맞음케이온원조 봇치더락, 씹틀즈 열도의 차트를 방과후티타임 명의 앨범으로 수년 간 줄세우기를 하는 말도 안되는 화력을 지녔었다내용은 한줄요약하자면 미소녀들이 고교생활하고 졸업하는과정을 표현한거다. 거기에 디저트 쳐먹는 티타임과 아주 존나 가끔씩 밴드질 하는게 전부. 그래도 캐빨물의정점이기도 하고 은근 보다보면 정들어서 눈물 착정되기도함바케모노가타리(모노가타리 시리즈)기괴한 현상인 괴이를 소재로 한 흡혈귀가 되었다가 흡혈귀성이남아있는 인간같은 어중간한 존재가 되어버리고만 친구를 사귀면 인간강도가 떨어진다는 삐뚤어진 고교생 아라라기 코요미가 괴이 현상을 겪고있는 히로인들을 자기희생을 통해 갱생시켜주며하렘으로 영입하는 애니다. 특징으로는 애니의 전체 70%가주인공 아라라기의 특유의 말빨과 츳코미에서 나오는 여캐들과의 만담으로 이루어져 있는것과 연출면에서 실사, 글자로 가득찬 화면, 엑스트라를 그리지 않고 배경 연출을 과장시키는 등의세기말스러운 기괴한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진입장벽으로는앞서말한 특유의 연출을 견딜 수 있는가와 여캐들을 대상으로성추행을 하며 자신을 신사로 자칭하는 아라라기의 위선을견뎌내는 페도 한남력이 매우 중요하다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제목대로 근친물에 미친 작가가 만든 작품.대체적으로 오타쿠, 게임등을 소재로 했고여주 키리노가 미사카 미코토의 팬이다.여동생인 키리노를 제외하고 아야세,쿠로네코같은 인기 히로인들이 있지만 작가의 뒤틀린 욕망에 빠져 남주쿄우스케가 통수, 먹버 어장관리, 근친까지 해버리는쓰레기 결말을 가지며 오덕들에게도 까인 레전드 애니.나는 친구가 적다한때 학원 하렘물의 대표격으로나친적의 클리셰들이 후대 애니에 영향을 줬으나(내청코)“에 난닷테”라며 상황을 회피하려는 장애인 패션 난청 남주와작가의 급발진 보추와의 키스 + 히로인들의 빌드업을 쌓은고백을 마지막에는 전부 차버리며 결국 열린 결말로 끝나고분서갱유까지 당하는 등 험악한 결말을 맞이했다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신드롬을 일으키며 마법소녀물의 메타를 뒤틀어버린 작품매화마다 역대급 파장을 불러 일으키며 2010년대 작중에도손에 꼽히는 인기를 끌었다소드아트온라인본격 ㅈ세계물의 시발점을 끈 작품하지만 1기1쿨만은 수작이상으로 평가받는다.가상현실에서 사망시 현실에서도 사망인서바이벌이라는 신박하면서 흥미로운 소재로 근첩 소리를 듣긴 하지만 간지의 정수인 솔로플레이어, 최상급 반응속도, 잘생긴 외모, 마른 체형, 이도류, 검정색으로 도배한 옷차림과 코트, 비틱적인면모를 전부 지닌 찐따 오덕들의 우상으로 키본좌라는 소리를듣는 남주 키리토의 멋짐이 다 하는 작품.빙과쿄애니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는 증거로 최상급의 작화와디테일을 보여줌. 주역들의 디자인 역시 호타로와 에루 전부역대급으로 출중하다는 평이며 고교생활 속 잿빛의 인간인 에너지 절약형 호타로가 고전부의 사건을 추리하는 과정에서 점차 변해가고 장밋빛을 향해 에루가 촉진시켜주는 전체적인 그림을 가진다.역시 내 청춘 러브 코미디는 잘못됐다인싸들을 소히 ”리얼충 폭발해라“라며 저주를 퍼붓는 외톨이고교생 히키가야 하치만이 깔보는 듯한 에쎄이를 한 대가로 봉사부에 강제 입부한 뒤 의뢰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성장하는 스토리. 하치만은 진실된 관계를 추구하며 자신은 소속된 곳도, 상처를 이미 수도 없이 겪어봤기에 어떤 일이 발생하면 특정 인물이 상처를 받는걸 막기위해 일부러 자신이 상대방에게 모욕을 하거나 주위의 화살을 자신으로 돌려 자기희생을 하는 인물. 외톨이 찐따 생활을 오래해온 입장으로 독백 한마디 한마디가 시청자인 찐따 오덕들의 니즈에 완벽히 들어맞고 학교 생활에서 다크히어로 적인 면모를 보이는 것 역시 신박하며 “아무도 상처받지 않은 세상의 완성이다.” 라는 역대급 대사를날리면서 정작 본인의 상처는 생각하지 않는 의외로 다정한 마음씨를 가졌기에 소히 말하는 쿨찐 우상 계보의아라라기-호타로-키리토-하치만 라인에서도 지지층이 독보적으로 높았으며, 실제로도 아라라기 호타로 키리토의 작품이 퇴물이 됐을때 역내청도 쇠퇴했으나, 하치만은 뉴페이스 풀피들의 우상아야노코지, 사쿠타, 이시가미 등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등창작물이 낳은 최고의 쿨찐 캐릭터.
작성자 : ㅇㅇ고정닉
강남 한복판에서 내가 겪었던 재난 상황(장문)
반갑습니다. 이전에 '전시에 내 재산을 지키는 방법(장문)' 글 쓴 사람입니다. 제가 겪은 재난 썰(장문) 좀 들어보시겠습니까?-----------------------------------------------지금은 벌써 2년도 넘은 이야기다2022년 8월 8일, 비가 억수 같이 쏟아지던 그날 밤에 나는 강남 한복판에 있었다월요일이었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여름방학의 여느 날과 다르지 않게 대치동에 수업을 들으러 갔다아침, 오후, 저녁까지 3개의 수업이 있는 날이었기 때문에 아침 일찍 집을 나서야 했다비 예보가 있다는 어머님 말씀에 우산을 하나 챙겼다1호선 용산행 급행열차를 타기 위해서 역사로 가는 길은 흐렸다. 하지만 왜 인지 여름의 꿉꿉한 공기는 아니어서 기분이 상쾌했다17시, 오후의 두 번째 수업이 끝나고 저녁 시간이 되었다비가 꽤 많이 오고 있었다. 학원 건물 입구 바닥은 물이 흥건해 미끄러웠으며 나는 양말을 벗고 바지를 걷은 채로 이동해야 했다18시 쯤 식사를 마치고 학원에 도착해 발을 말리면서 다음 수업을 기다렸다뉴스를 보니까 다른 지역은 거의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철도가 침수되기도 하고, 어디에서는 건물이 침수되어서 인명피해가 났다더라아버지는 내가 걱정되어서 수업이 끝나는 21시 30분에 대치동으로 나를 픽업하러 차를 끌고 오시기로 했다20시, 마지막 수업이 한창이었다밖이 엄청나게 시끄러웠다어떤 사람들이 고함을 치기도 하고, 자동차 클락션 소리가 많이 들렸다. 무슨 일 났나 싶을 정도로이유는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었다. 창을 때리는 빗소리가 온 교실을 울렸기 때문이다학원 선생이 쉬는 시간에 애들 줄 음료를 사려고 편의점에 다녀왔다분명히 우산을 쓰고 갔다 왔다는 데, 등판이 다 젖어있더라 "너네 오늘 집 못 가겠는데?" 이랬다그때까지도 우리는 상황 파악을 못하고 있었다"적분 여름 캠프 가나요?" 이 지랄 농담 따먹었다21시 30분, 수업이 끝나서 학원을 나서야 했다나서야 했다. 그런데, 학원 입구에서 발을 뗄 용기가 나지 않았다비가 너무 많이 왔다. 너무 많이. 내가 본 것 중에 가장 거센 폭우였다순간 나가기 싫은 느낌이 든다. 어디까지 젖을까? 가방에 있는 교재는? 필기도 열심히 했는데?아버지에게 전화가 왔다. "아들, 거기까지 못 들어가""지금 앞에 사거리 다 잠겨서 난리야. 앞에 다리까지 너가 와야 해"두 블럭을 내려가야 한다. 먼 거리는 아니다. 평소라면 10분도 안되서 걸어갈 수 있다그렇게 사거리를 지나쳐서 대치역 방면으로 걷기 시작했다왜 인지, 앞으로 갈 수록 인도에 사람이 꽉 찼다3분도 안 걸었는데, 꽉 막혀서 더 갈 수가 없더라그런데 사람들이 갑자기 다시 뒤로 돌아서 올라가기 시작했다나는 점점 앞으로 이동했다. 저 사람들은 왜 다시 돌아가지? 라는 의문을 저버릴 수 없었다대열의 제일 앞에 도달했다내 눈앞에 있던 광경은 쉬이 믿어지지 않는 그런 종류의 것이었다내가 몇 시간 전에 저녁을 먹기 위해 걸었던 곳이 물에 잠겨있었다차가 2~3대 정도 물에 잠겨 둥둥 떠있더라주위 점포에는 물이 넘실대면서 들이닥쳤다. 주인 분들은 빗자루로 필사적으로 물을 밀어내려고 했지만 그게 될 리가 없었다횡단보도에는 배꼽 위까지 오는 물이 찼는데 그 안에서 경찰 아저씨가 사람들이 못 건너게 막고 있었다이따금 잼민이들이 가방을 맨 채로 거의 헤엄치다시피 횡단보도를 기어코 건너더라나는 가방에 소중한 책들이 들어있었기 때문에, 그런 건 엄두도 못 냈다주변 건물에서 비를 피하면서 다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아빠 여기 위에 잠겨서 못 지나가""헤엄쳐서 건너. 여기 애들은 다 그렇게 오고 있어""여긴 경찰이 막고 있어. 난 가방에 책도 있고. 내가 알아서 거기까지 가볼게"전화를 끊고 다시 사거리를 보니까, 경찰 아저씨 가슴팍까지 물이 차더라이제 와서 돌아보면, 그때라도 헤엄쳐서 두 블록을 내려가야 했다. (실수 1)두 블록을 내려가야 하는데, 대치역 사거리에 도착하기도 한참 전에 발이 묶이니까 너무 혼란스러웠다도로가 막혔으니, 버스고 택시고 아무런 소용이 없다한티역까지 가서 수인분당선(노랑색) 타고 대치동만 어떻게든 벗어나 보는 것도 생각해봤는데한티역이 잠겼네, 전철이 아예 못 간다네 하는 소문이 급속도로 퍼졌다제 몸 하나 겨우 비 피하고 있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팩트체크 같은 건 사치였다결국 골목길을 도보로 돌파하기로 마음 먹었다골목길은 언덕을 따라서 난, 고지대로 향하는 길이었기 때문에 그나마 걸을 만 했다하지만 그 뿐이다. 대치역 쪽 (남쪽)으로 향하는 골목은 저지대 방향이라 다 잠겨 있었다당초 계획은 위 그림처럼 조금 직진해서 바로 남쪽으로 꺾는 것이었으나결국 거의 한 블록 가량을 내리 이동했다이런 상황에서 계획이 두 세 번 정도 틀어지니까마음이 조급해지고 두려워지더라시간은 10시 10분. 너무 늦었고 지쳤다. 차라리 어디에서 하룻밤 자고 가면 안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그러나 가야 했다. 한티역, 도곡역 사거리는 내가 앞서 본 사거리들처럼 잠겼을 것이므로, 이 골목길에서 꺾어서 남하하기로 했다아파트 단지는 비교적 배수가 잘 되어서 지나가기 쉬울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처음으로 남하하기 시작한 골목은 내가 앞서 본 골목보다는 확실히 상황이 낫긴 했다물은 겨우 무릎 높이였고 가로등 덕분에 길도 밝았다바지를 걷은 채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가장 무서웠던 건, 바닥이 안 보인다는 거였다그래도 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보이지 않는 인도와 차도 위를 거침없이 걸었다(실수 2)예상대로, 아파트 단지 안쪽은 걷기 쉬웠다하지만 가로등이 다 꺼져 있어서 휴대폰 보조등을 켜면서 걸어야 했다차가 있을 수도 있고, 앞에 장애물을 만날 수도 있으니 말이다근데 배터리가 존나 빨리 닳았다보조등에, 카카오맵에, 간간히 전화 통화에.. 말이 필요 없다아파트 단지 끝에 다다랐는데 단지가 고지대라서 하천 변에 도로가 저기 아래에 있더라또 한참 돌아서 내려가는 길을 찾았다거의 다 왔다. 다리로 올라가는 길에 서서 내가 왔던 길을 보니까, 하천 바로 옆이라서 위험하기 짝이 없더라(실수 3)나는 사람 없고 안 잠겨서 좋다고 걸었지만 하천이 범람했다면, 답도 없었을 것이다아파트 단지로 올라가는 길도 없어서 꼼짝 없이 휩쓸렸을 거라고 생각이 드니까 소름 돋았다다리에서 아버지랑 만나서, 이후에는 평화롭게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실제 양재천은 이래 작은 하천인데, 그 때는 하천 주변에 인도랑 자전거도로가 잠길 정도로 물이 불었었다고 한다비가 조금만 더 왔거나 했으면 정말 위험했겠지집에 와서 뉴스를 보니까, 맨홀 구멍에 빠져서 돌아가신 분들의 이야기도 나오더라그제서야 내가 오늘 하루 얼마나 위험하게 싸돌아다녔는지 알게 되었다나는 흙탕물에 숨겨진 맨홀에 빠질 수 있었고쓰러진 전신주에 의해 감전될 수 있었고불어난 하천에 휩쓸릴 수 있었다그리고 나는 오로지 학원 교재 때문에 이런 리스크를 감수했다처음부터 학원 교재를 버릴 생각으로 횡단보도를 헤엄치지 않은 게 실수였던 것이다무엇보다 충격적이었던 점은 내가 너무 무기력했다는 사실이다비를 피하던 건물 아래에서 나는 몇 번이고 그냥 집에 가기를 포기하고 싶었다. 진심으로 말이지내가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람은 움츠러들더라이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서는 웬만한 정신력으로는 버틸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나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분명히 나는 죽을 뻔했다누구는 상상이라도 했을까? 2022년에, 강남 한복판에서, 폭우로 이런 위험을 겪게 된다는 것을 말이다그렇기에, 누구도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재난이 재난인 것이다내가 배운 것은..0.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해라(목숨과 학원 교재 중에서)1. 실제 상황에서 계획은 망가진다2. 나는 무력하다3. 유언비어는 정보가 제한된 상황에서 극도로 위험하다4. 침착하자아래는 그 날 찍은 사진끝으로, 해당 폭우로 인해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작성자 : 장문생붕이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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