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풉키야이기사봐봐앱에서 작성

힌개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6.29 23: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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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에 반대· 찬성”이라는 잘못된 질문>

1. 6월 28일자로 나온 K 신문에서, “추미애 ‘페미니즘에 반대한다’. . . 심삼정 ‘페미니즘은 여성 우월주의 아냐’”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았다.  이런 제목은 ‘탈정황화(decontextualization)’의 전형이다. 탈정황화는 구체적인 앞뒤 맥락은 잘라버리고, 한 문장만을 발취하여 마치 ‘전부’로 만들어버리는 “반쪽 진리의 횡포”로 작동하곤 한다. 그런데 이런 식의 제목을 읽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는 선입견/전이해는 무엇일까.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자기를 규정하는 사람은 ‘추미애 반대’와 ‘심삼정 지지’의 입장을 따라가야 진정한 페미니스트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반면 평소에 ‘페미니즘’이라는 말만 들어도 거부감을 가지는 부정적 시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대선 출마를 선언한 ‘추미애’에 대하여 다소 ‘안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다수의 사람들은 ‘여자들끼리 또 싸우네, 역시 여자들은 별수 없다’ 라며 내면화된 여성 열등성과 여성의 상투화를 재생산할 것이다. 이런 ‘잘못된 제목’은 기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결국 한국 사회의 남성중심성을 더욱 강화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2. 여전히 철저하게 ‘남성의 세계’인 한국의 정치계에서, 힘겹게 자신의 역할을 하고자 하는 생물학적 여성들은, 다른 여성들과 굳건한 ‘동지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다. 지금도 정치, 언론, 법조계에서 볼 수 있는 바, 남성들 간의 결속은 남성중심사회를 지속시키고 강화해 오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그런데 남성중심적 가부장제 사회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여성들의 내면화된 가부장제적 가치가 스스로의 ‘생존의 테크닉’으로 존재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남성들은 무수한 오류와 허점이 보여도 서로의 결속의 끈을 곤고히  한다. 반면, 여성들끼리는 아주 작은 의견의 차이만 있어도, 서로를 공격하는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의리·우정’하면 남성을, ‘질투·시샘’하면 여성을 떠올리는 것은, 결국 가부장제의 산물이다.

3. 페미니즘은 단수(feminism)가 아니라, 복수(feminisms)다. 심삼정 의원의 말과는 달리, ‘여성우월’을 주장하며 ‘생물학적 본질주의’에 뿌리를 내린 ‘여성중심적 페미니즘 (gynocentric feminism)’도 있다. 내가 페미니즘을 ‘여성주의’라고 번역하지 않고 페미니즘이라고 사용하는 이유다. 반면, 생물학적 본질주의를 비판하면서 사회구성론 (social constructionism)에 뿌리는 내리는  ‘휴머니스트 페미니즘 (humanist feminism)’도 있다. 그런데 페미니스트들간에 서로 상충적인 의견을 가지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심각한 문제는 자신이 생각하는 페미니즘만 ‘진짜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하면서, 그것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비난과 조롱을 하는 태도다. 그런가 하면, 페미니즘이 강조하는 ‘피해자 중심주의’가 ‘피해자 절대주의’라고 굳건히 믿고 있는 소위 ‘페미니스트’들도 곳곳에 있다. 이들은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인권보호의 원리조차 외면한다.

4. 어떤 페미니스트는 ‘여성-피해자 / 남성-가해자’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방식으로 모든 문제를 접근한다. 생물학적 여성이든 남성이든, 인간이란 다층적 욕망, 이기성, 비겁한 타협 등의 품성을 지닌 존재라는 복합적인 인간 이해가 부재한 것이다. 또한 ‘교차성’에 대한 이해가 복합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젠더만이 아니라, 그 사람의 다층적 권력구조를 복합적으로 조명해야 한다. 이런 복합적 조명을 하지 않은 채, 대립적 이원론적 접근을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절대화하게 될 때, 문제는 심각해진다. 미국에서  ‘백인-가해자/ 흑인-피해자’라는 고정된 이분법이 도처에서 차용되는 것과 같다. 억압과 차별의 ‘거시적 정황’과 ‘미시적 정황’ 사이를 지속적으로 오가며 조명해야 하는 이유다.

5. 동시에 인종이나 젠더에 상관없이 ‘인간이란 어떠한 존재인가’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씨름하면서 사회변혁운동을 전개해야 하는 이유다. 나는 사회변혁 운동에 개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무엇보다도 이러한 인간에 대한 이해를 복합적으로 공부하라고 강력하게 권한다. 인간에 대한 복합적 이해가 결여할 때, 페미니즘이든 흑인의 권리 운동이든 ‘비판적 자기성찰’이 부재하게 된다. 그 순간 여타의 변혁운동은 단순한 권력 투쟁의 이데올로기로 전락해 버리고 만다. 누군가의 말처럼 “오늘의 열광자가 내일의 압제자”가 되는 것은 인류 역사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6. 작년에 모 신문에서 칼럼을 써 달라고 했을 때, 두 가지를 보장해 달라는 요청을 한 적이 있다. 첫째, 칼럼 주제와 내용에 전적인 자유를 줄 것, 그리고 둘째, 내가 보낸 칼럼의 제목을 가능하면 수정하지 말 것, 혹시 일부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반드시’ 나와 사전에 합의를 할 것. 이 두가지 요청을 받아들이겠다는 확인을 받고서, 그 신문에 칼럼을 쓰게 되었다. 신문에 등장하는 제목은 그 자체로 기사/칼럼 내용의 방향을 제시하기에 매우 중요하다. 그 제목 자체가 내용을 선정적으로 만들거나 왜곡시킬 수 있는 위험이 언제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신문만이 아니라, 학생들의 페이퍼나 논문에서도 ‘제목붙이기의 예술 (art of titling)’이라는 이름의 주제로 따로 강의를 할 정도로 ‘제목’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7. 누군가가 내게 ‘당신은 페미니즘을 찬성하는가’라고 물으면 나는 그 런 방식의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는다. 나의 ‘예/아니오’라는 답변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 단답형식의 질문에 진지하게 답하고자 한다면, 다시 질문을 해야 한다. 질문자가 사용하는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 페미니즘이 단수가 아닌 복수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라는 동일한 용어를 사용한다고 해도, 그 이해가 천차만별인 것과 같다. 따라서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해서 특정한 문제에 동질적인 입장을 가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자신과 조금만 달라도 마치 총으로 사방을 공격하듯, 그 상이한 입장을 참지 못하는 페미니즘은 결국 ‘내일의 압제자’로 기능할 수 있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특정한 문제에 대한 입장의 상이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수용할 때, 비로소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보다 나은 사회가 가능해진다.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들만의 연대인 동질성의 연대(solidarity of sameness)가 아니라, 조금씩 다른 입장이라도 보다 평등한 사회를 향해 함께 일하겠다는 ‘다름의 연대 (solidarity of alterity)’가 그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8. ”페미니즘에 반대· 찬성”이라는 대립적 도식에 우리의 관심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자. 페미니즘에 대한 이해에서 나와는 다른 접근 방법이나 입장이 있을 수 있다는 다름의 가능성을 인정해야 한다. ‘다름’이 곧 ‘틀림’이라는 즉각적 이해는 위험한 것이다. 그래서 특정한 개별인의 권력 확장에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보다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변혁에의 의지로 ‘동지성’을 형성해야 한다. 그래서 여성끼리의 연대는 물론 여성-남성-트랜스젠더의 연대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에 우리의 제한된 에너지를 모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변혁에의 의지를 가진 정치인이 아니라, 자신의 권력확장의 의지를 노골화하는 정치인 끼리의 ‘연대’가 한국 사회를 퇴보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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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팅에 언급한 신문기사의 링크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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