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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새보] 트럼프는 어떻게 이겼는가앱에서 작성

라파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1.16 19: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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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을 정면으로 얻어맞았고 그 때문에 재선에 실패했다. 그는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끝까지 선거 결과에 불복해 국민 다수의 민심을 잃었고, 그의 강성 지지자들은 미국 사상 초유의 의회 난입 사태를 일으켜 민주주의를 훼손했다. 그는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탄핵소추안이 두 차례나 하원을 통과한 대통령이 되었다. 


그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플랫폼들에서 퇴출당했고, 자산 압류를 당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한 주에서는 아예 출마 금지를 당할 뻔했으며, 전직 대통령으로서 미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수사를 받고, 압수수색을 당했으며, 4건의 기소를 당했다. 91건의 혐의에 대한 재판을 받게 되었고, 그 중 34건의 혐의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으며, 두 건의 직접적인 암살 미수 사건의 대상이 되며 종이 한 장 차이로 죽음에서 살아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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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는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머쥐며 미국 정치사상 가장 화려한 귀환을 해냈다. 단순 선거인단 투표를 이겼을 뿐만 아니라, 7대 경합주를 완전히 싹쓸이하고, 정통성에 대한 약점으로 꼽히던 대중득표까지 이겼으며, 여당이 미국 상원과 하원을 전부 승리한 것은 물론 유례가 없는 당 장악력과 미국 대법원에서의 우세까지 확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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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이긴 배경으로는 여러가지가 꼽힌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미국의 경제 상황을 들 수 있는데,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 및 바이든 정부의 지나친 팽창 재정 정책 때문에 물가가 폭등해 민생이 파탄 난 것이다. 여기에 20년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불법 이민자들의 유입, 청소년 성전환 수술 찬성과 정치적 올바름을 강요하는 DEI로 대변되는 민주당의 극-진보적 정책,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대변되는 국제 정세 혼란 및 미국 패권 악화 징조도 트럼프의 승리에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왜” 말고 “어떻게” 역시 중요하다. 선거란 단순한 상황 여건만으로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트럼프 본인도 낙태 이슈와 개인적인 사법 리스크, 선거불복 이력, 자금력 및 조직력 열세 등등 충분히 질 만한 이유가 차고 넘쳤다. 그럼에도 그는 적어도 해리스보다는 나은 캠페인을 펼쳤기 때문에 결국 승리한 것이다.
 
 
그래서 트럼프는 어떤 선거 전략을 써서 이겼고, 해리스는 어떤 전략적 실수를 해서 졌을까?












바이든의 그림자에서 탈출하지 못한 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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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의 TV 토론을 망친 직후, 바이든은 당내 반란을 못 이겨 자신의 부통령 해리스에게 후보직을 넘겨주고 사퇴해야 했다. 해리스는 단숨에 치고 올라오며 한동안 분위기를 완전히 반전시켰지만, 결국 그녀의 배경이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바이든의 지지율은 40%에 미달하고 부정평가는 55%를 넘어가던 상황이었는데, 이는 4년 전 트럼프보다도 심각한 수치였다. 바이든이 적극적으로 활동을 이어가며 계속 뉴스 헤드라인에 등장한 것은 해리스에게 도움되지 못했다.
 


트럼프 캠프는 이 약점을 활용했다. 해리스가 바이든의 부통령이었다는 사실을 강조해 둘을 하나로 엮으려 애썼다. 바이든 정부가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부분들인 물가 관리와 불법 이민 대응의 책임을 해리스에게 돌렸다.



그는 선거 기간 도중 유권자들에게 이 단순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졌다. “만약 그녀가 미국이 맞이한 문제들을 진짜로 해결할 수 있다면, 왜 지난 3년 반 동안 그러지 않았습니까? 지금껏 대체 뭘 하다가 이제 와서 무슨 낯짝으로 자기가 해결하겠다고 말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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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는 자신과 바이든을 일치시키려는 프레임에 대응하지 못했다. 한 인터뷰에서 ‘당신이 지난 4년간 대통령이었다면 바이든과 다르게 할 것이 있었느냐’라는 질문을 받은 해리스는 ‘떠오르는게 아무 것도 없다’고 대답했고, 큰 정치적 후폭풍을 맞이했다. 공화당은 이 대화를 그대로 광고에 써먹었다. 



해리스의 ‘바이든 문제’는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분명 현직 대통령의 부통령이었다. 바이든을 인정하자니 미국 유권자 대다수의 의견에 상반되고, 바이든을 부정하자니 자기 자신의 임기 또한 부정하는 것이었다. 트럼프는 이걸 잘 파악해서 해리스에게 난감한 부분을 제대로 공략해냈고, 해리스는 결국 ‘바이든의 강’을 건너지 못했다.









교통정리가 된 트럼프 캠프, 어수선한 해리스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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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대표적인 특징은 그가 정치적 아웃사이더라는 점이다. 그 사실은 기성 정치권을 싫어하는 대중들의 민심 확보에는 유리하지만, 정치적 조직을 꾸리고 운영하는데 있어서 오히려 불리한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2016년과 2020년 트럼프 캠프는 끊임없는 뒷담화와 내부 정보 유출, 관계자 간의 내분으로 점철되어 매우 혼란스러운 선거운동을 치뤘다.
 
 
이런 상황에서 발탁된 인물이 수지 와일스와 크리스 라시비타였다. 정치판에서 40년간 구른 와일스는 2016년 트럼프가 플로리다에서 승리하는데 도움을 줬고, 2018년 드산티스 후보가 주지사에 당선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드산티스는 와일스를 해고하며 뒤통수 쳤고, 동시에 트럼프에게 와일스가 위험한 인물이니 해고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재선 실패 이후 오히려 와일스에게 라사비타와 함께 공동 선대위원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주며 신뢰했다.
 

 
와일스와 라시비타는 캠프 내부의 기강부터 제대로 잡아 뒷담이나 내분, 기밀 유출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단속하였고, 기존에 비해 훨씬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캠프를 꾸렸다. 그리고 트럼프가 사법 리스크로 위기에 처할 때 등 정치적 어려움을 겪을 때 조언을 해줬고, 이후 경선에서 경쟁 상대가 된 드산티스의 약점을 까발리며 트럼프의 경선 압승을 도왔다. 끝으로, 이들은 후술할 저관심층 공략 전략을 세워 트럼프에게 어마어마한 이익을 안겨줬다.
 

 
반면, 해리스 캠프는 트럼프 측에 비해서 오히려 더 어수선했다. 애초에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없던 해리스는 갑작스럽게 바이든 팀을 물려받았는데, 이들은 해리스를 은근히 무시하는 기질도 있어 그녀와 그닥 맞지 않았다. 해리스는 자신과 오바마의 사람들을 요직에 꽂아 조직에 대한 통제를 확보하려고 했지만, 기존 캠프 인원과의 마찰이 꾸준히 일어났고 누가 무슨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지분 다툼도 벌어졌다.









사전투표를 강조하고 지지층을 안심시키려 애쓴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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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자신이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으나 민주당의 대대적인 투표 조작, 특히 사전투표 조작으로 인해 선거를 강탈당했다고 진심으로 믿었으며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다. 그래서 그는 2022년 중간선거에서 사전투표를 천시했고, 이것은 공화당이 매우 부진한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와일스와 라시비타 같은 참모들은 그런 트럼프에게 사전투표를 통해서라도 한 표라도 더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겉보기와 달리 참모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트럼프는 그런 조언을 수용했다. 대선 후보를 비롯한 공화당 지도부는 적극적으로 사전투표를 권장하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조작하기에는 너무 큰 승리”(TOO BIG TO RIG)라는 구호를 내세우며 반드시, 필요하면 사전투표 기능을 이용해서라도 투표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지지층(그리고 본인)을 안심시키기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공화당은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해 선거 과정을 감시하도록 했고, 사전투표와 관련된 ‘수상한’ 움직임이 보일때마다 적극적으로 경고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런 조치들이 실존하는지도 모르는 부정선거 예방에 실질적 도움이 됐는지 안 됐는지는 몰라도, 강성 지지층에게 부정선거가 일어날 수 있다는 분노할 소재와, 공화당이 그걸 막고 있다는 안심을 동시에 줘 투표할 동기를 제공했다.
 











정돈되고 효과적이었던 트럼프의 메시지, 그렇지 못한 해리스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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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기본 선거 테마는 간단했다. ‘4년 전보다 지금이 더 낫나요?’ 전직 대통령 트럼프는 선거 운동 하는 내내 자신과 바이든을 비교했다.

‘내가 대통령이었을 때는 경제가 최고였는데 지금은 물가가 폭등했다’

‘내가 대통령이었을 때는 불법 이민도 완전히 단속되었는데 바이든이 되니까 국경에 수백만명이 몰려온다’

‘내가 대통령이었을 때는 범죄가 없었는데 바이든이 되니까 범죄자들이 날뛴다’

‘내가 대통령이었을 때는 세계가 평화로웠는데 바이든은 세상을 불태우고 있다’ 

진실과 거짓말이 섞여 있었지만, 여러 중도 유권자들은 솔깃했다.
 
 
그렇다고 단순하게 과거 타령만 한 것은 아니었다. 트럼프는 자신의 과거 이력에 기반해서 자신이 어떤 미래를 그릴지 선명하게 제시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비판하며 자신은 세금 감면 법을 유지하고 에너지 규제를 왕창 제거해 에너지 비용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그는 불법이민 문제를 비판하며 자신은 강력한 국경 통제와 불법체류자 추방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 정세 불안정을 지적하며 협상으로 평화를 만들고 힘을 통해 평화를 유지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산업을 일으키기 위해 관세를 더욱 부과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법인세를 인하하고, 지출을 줄이기 위해 보조금 지급책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각종 소수자 할당제도를 없애겠으며 트랜스젠더 의제에 반대하고 낙태 문제에 더 개입하지 않겠다고 확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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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를 깎는 네거티브 광고에도 적극적이었다. 트럼프 측은 그녀가 2020년 민주당 경선 당시에 내세운 공약들을 소환했다. 당시 해리스는 BLM 운동을 지지하며 경찰 예산 삭감을 지지했고, 셰일 가스 채굴에 필요한 프랙킹 공법을 반대했고, 플라스틱 빨대를 금지하자고 말했고, 총기 재구매 강제 정책을 지지했고, 전기자동차 필수화 정책 도입을 요구했다. 


이런 의제들은 대부분의 미국인들에게 거부감을 줬고, 중도층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해리스 캠프도 그걸 알아 이번 대선에서는 해당 공약들을 전부 부정했다. 하지만 엎질러진 물을 주워담을 수는 없는 법, 트럼프는 해리스의 과거 공약을 꾸준히 소환해 그녀가 본질적으로 급진 좌파라는 이미지를 심었다.
 
 
트럼프는 이런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달하는데도 성공적이었다. 해리스에 비해 한정된 자원을 갖고 있었지만, 그 대신 일관되고 통일된 기조를 유지했다. 트럼프 캠프는 4주 동안 범죄와 불법이민을 엮은 광고들을 투하했고, 그 후에는 거의 경제 위주의 광고들을 냈다가 딱 한 번 트랜스젠더 광고를 대대적으로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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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해리스는 일관적인 선거 테마나 메시지 기조를 유지하지 못했다. 그녀가 민주당의 정식 후보가 되고 허니문을 맞이했을 시기에, 해리스 캠프는 경제적 포퓰리즘 성향 공약을 여럿 내놓았다. 그녀는 국가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식료품 기업들의 바가지 씌우기를 막고, 아동세액공제를 확대하고, 노동자와 소상공인을 보호하고, 미실현이익을 과세하고, 부자들에게서 더 많은 세금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이런 공약들은 노동 계급에게서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문제는 해리스를 지지하는, 바이든을 강제로 끌어내린 민주당의 큰손들은 이런 포퓰리즘 분위기를 전혀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해리스를 압박했고, 캠프의 메시지는 바뀌어야 했다. 



해리스는 급히 트럼프 개인에 대한 인신 공격, 낙태권 문제,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 같은 구호들로 돌아갔다. 해당 구호들 사이에서 계속 갈팡질팡하던 해리스는 마지막 며칠 동안 다시 지난 8년간 그랬듯 트럼프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나치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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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다수의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와닿지 않았다. 특히 중도층과 노동 계급에서 말이다. 트럼프에 대한 유권자들의 판단이 이미 끝난지 오래인 상황에서, ‘민주주의’ 같은 뜬구름 잡는 네거티브 위주의 캠페인은 변수가 되기 힘들었다. 더군다나 핵심 중요 유권자들, 그 중에서도 특히 러스트 벨트의 노동자들은 평균적으로 경제적 포퓰리즘 메시지를 제일 선호한 반면 ‘민주주의’와 관련된 메시지에 제일 시큰둥했다. 해리스 캠프는 후원자들의 압박에 굴복해 중도 유권자들의 니즈와 반대되는 길로 걸어갔고, 결국 그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그녀의 다른 주요 메시지였던 낙태 이슈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2022년 중간선거에서 낙태권 이슈로 경제와 이민 문제를 덮으며 실질적으로 승리한 민주당은 이번에도 낙태권을 주요 의제로 삼았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낙태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입장에 공감할지는 몰라도, 이미 직전 선거에서 다뤄진 주제를 또다시 꺼내는 행태에 반감을 느꼈다. 트럼프와 공화당 역시 이 문제에 대해 유화적으로 나오면서 공격할 틈을 별로 주지 않았다. 더군다나 후술하겠지만 낙태에 집중된 선거운동은 남성층, 특히 젊은 남성들에게 소외감을 유발했다.








트럼프, 정치적 저관심층의 마음을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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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술했듯이 효과적인 메시지 캠페인으로 중도층을 공략한 트럼프는 선거 승리에 필수적인 다른 집단을 찾아내 구애했다. 바로 저-관심 보수층이었다. 미국은 투표 절차가 다른 나라에 비해 복잡해 주요 민주주의 국가 중에서 투표율이 제일 낮은 축에 속하는데(대선 투표율이 60% 전후다), 트럼프 캠프는 이 점을 파악해서 그동안 투표를 별로, 혹은 아예 안 하던 보수 성향 정치적 저관심층을 대거 동원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트럼프는 이런 작전을 실행하기 위해 일론 머스크와 외부 보수 단체들의 지원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 10년간의 투표 이력을 정리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보수 저관심층 유권자들을 특정한 다음 이들을 대거 동원하기 위해 나섰다. 단순히 그들의 집에 찾아가 투표를 부탁했을 뿐 아니라 그들과 구면인 열성 지지자들에게 이들을 꼭 끌고 나오라고 호소하고, 머스크의 경우 아예 그러는 사람들에게 보상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상당한 도박수였다. 머스크와 다른 보수 단체들이 꾸린 조직들은 계속해서 운영 관련 잡음을 일으켰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런 전략이 유효한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고, 자신들을 패싱 한다는 반발도 존재했다. 특히 미국의 경합주들은 투표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아 애초에 투표율을 끌어올리는게 물리적으로 힘들다는 지적도 존재했다. 하지만 결국 트럼프의 전략은 먹혔고, 정석대로 간 해리스 캠프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이해 침몰했다.










트럼프의 "이대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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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의 남녀 갈등과 정치적 분화는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독일과 스웨덴 같은 유럽 국가들도 최근 심각한 남녀 갈등과 남녀 간의 정치 성향 격차를 겪고 있고,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미국 민주당의 페미니스트 정책은 젊은 남성들이 소외되게 만들었다. 이들은 남성성이 설 곳을 잃어가는 사회에서 자신들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뒤쳐지고 있다고 믿는데, 각종 통계는 그 정서가 틀리지는 않았다고 뒷받침해준다. 


트럼프 측은 이 틈새를 파고들었다. 남성성이 가득한 테마의 선거운동을 한 트럼프는 청년 남성들에게 좌절에 빠지지 말라며 그들이 일어설 수 있도록 미국 사회를 바로잡겠다고 약속했다. 불법이민자를 추방하고 세금을 깎으며 소수자 할당제를 폐지시켜 청년 남성들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어주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카말라 해리스도 힐러리 클린턴의 실패에서 배운게 없는건 아니었다. 그래서 그녀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 같은 슬로건을 내세우지 않았고, 유리천장 같은 페미니스트적 구호도 자제했으며, 그녀의 성별 정체성을 최대한 부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와 민주당의 근본적인 캠페인에 문제가 있었다. 상술했듯이 해리스 캠프는 선거기간 중후반부터 트럼프 개인에 대한 공격과 더불어 낙태를 강조하기 시작했는데, 낙태권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캠페인은 필연적으로 남성들에게 제대로 와닿지 못한다. 청년 남성들은 자신들의 목소리가 묵살되었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래서 민주당을 찍지 않았다.








신흥 미디어를 잘 다룬 트럼프, 기성 미디어도 못 다룬 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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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중도층과 저관심층, 청년들 이 모두에게 어필할 또다른 수단은 바로 미디어였다. 트럼프는 자신과 관계가 안 좋은 기성 언론보단 다른 수단을 통해서 유권자들과 직접 소통하려고 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팟캐스트 방송이었다. 트럼프는 특히 유튜브 구독자가 1800만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팟캐스트 조 로건의 방송에 출연해 어마어마한 화제가 되었고, 그 밖에도 로건 폴이나 테오 본, 언더테이커 같은 다른 방송인, 인플루언서들의 지지를 받으며 이들의 방송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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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미디어 플랫폼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한 때 틱톡을 비난하던 트럼프는 이번 선거 운동에서 오히려 대대적으로 써먹으며 재미를 봤다. 특히 결정적이었던 것은 그가 맥도날드를 방문한 영상들이었다. 트럼프의 맥도날드 근무 관련 영상들은 조회수가 1억회를 가볍게 돌파하면서 엄청난 화제가 되었다. 자신의 SNS 플랫폼 트루스 소셜과 머스크가 인수한 트위터 역시 우익들을 조직시키고 유권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창구가 되었다. 미식축구와 UFC 경기를 참관한 것도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효과적이었다.
 
 

반면 해리스 캠프의 미디어 전략은 성공적이었다고 보기 힘들었다. 후보교체 이후 한동안 해리스는 기성 미디어와의 소통도 거부했다. 이는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누군지 어필할 기회를 싸그리 날리는 행동이었다. 뒤늦게 언론과의 인터뷰를 시작한 시점에서 트럼프측은 이미 그녀가 위험한 극좌 선동가라고 먹칠한 뒤였다. 초반에 너무 망설인게 패착이 된 것이다.
 
 

해리스와 부통령 월즈는 초기에 트럼프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모욕하면서 온라인에서 긍정적 방향으로 화제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그 후 그녀는 조 로건 팟캐스트에 출연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출연하는데 있어 온갖 조건을 달아 인터뷰를 무산시키며 손해를 입었다. 



트럼프가 맥도날드에 방문한 그 날, 해리스는 공화당의 퇴물 정치인 리즈 체니와 함께 지루한 행사를 열고 있었다. 모든 화제성은 트럼프에게로 갔고, 해리스가 어디서 뭘 했는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해리스 캠프는 방송인 경험이 있는 트럼프와 달리 미디어를 다루는데 너무 미숙했고, 결국 그녀에 우호적인 기성 언론조차 잘 이용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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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트럼프의 전략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그는 해리스의 과거 발언을 소환해 위험한 극좌 분자로 낙인 찍은 한편, 지지율이 낮은 바이든의 실책들로 그녀를 옴짝달싹 못하게 묶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청사진을 제대로 제시했고, 관련 메시지 전략도 체계적으로 수립해 중도층 다수를 포섭했다. 한편으로는 젊은 남성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이들의 소외감을 건드렸고, 저관심 보수층을 대대적으로 동원시켰다.
 
 
이런 트럼프의 전략은 흥미로운 결과로 나타났다. 2004년 이후 역대 처음으로, 1988년 이후 역대 두번째로 대중득표를 이긴 공화당 대선후보가 된 트럼프는 각종 기록을 세웠다. 그는 2000년 대선 이후 20대 사이에서 가장 많은 득표율을 얻고, 1964년 이후 유색인종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으며, 1988년 이후 처음으로 저소득층에서 승리하고, 1984년 이후 집계 시작 이후 사상 처음으로 최초 투표자들 사이에서 승리를 거둔 공화당 후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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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트럼프의 승리 전략에서 얻을 교훈은 무엇인가?



첫째, 유연한 사고를 가져야 한다. 부정선거가 일어날 것 같으면 상대방이 붓는 표보다 더 많은 표를 받겠다고 생각해라. 둘째, 캠프 내부 전략과 조직을 확실하게 하라. 셋째, 공략할 유권자 그룹을 특정해서 구체적인 맞춤 전략을 편성하라. 각 집단의 특성을 고려해서 서로 색다른 접근을 해야한다. 넷째, 상대방의 이미지를 자신이 원하는대로 가공하라. 중도인 척을 하면 과거 발언을 뒤져서 반박하고, 실언을 해버리면 그걸 대대적으로 홍보하라. 마지막으로, 유권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라. 기성 매체는 물론 뉴 미디어나 비정치적 수단까지 동원하면서 말이다.
 
 



역사는 도널드 트럼프의 화려한 귀환이 필연적인 것이었다고 기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트럼프의 승리는 결국 효과적인 선거 운동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대한민국의 보수 세력이 그의 승리 비결을 단순한 부정선거 강조나 자극적인 막말 덕분이라고 오판하여 엉뚱한 길로 새는 대신, 제대로 된 연구를 해서 선거에 써먹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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