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간이 9시 19분을 조금 넘어서고 있는데 제 뒤로 보이는 한강 둔치에 휴일 밤을 여유있게 마무리하러 나온 가족들, 연인들 모습이 보입니다.
또 매력적인 서울의 밤을 즐기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보이는데요.
2024년 이 시각 한강의 풍경은 해방 이후 대한민국이 만들어낸 자유와 풍요로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네 지금 저희가 나와있는 한강은 한반도에 터를 잡은 우리 민족에게 생명의 젖줄이었고 오늘처럼 쉼터이자 문화와 휴식의 공간이었습니다.
또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며 과거에도 지금도, 성장의 중심에는 이곳 '한강'이 있습니다.
우리와 함께 한 한강의 변천사를 김민경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서울 한복판을 가르며 유유히 흐르는 한강.
6.25 전쟁 직후 폐허 속에서 일어설 때도 한강은 사계절 내내 시민들의 자연 휴식처였습니다.
1968년부터 정부 주도로 시작된 한강종합개발.
1차 개발은 여의도 윤중제 등 제방 건설을 통한 홍수 예방에 중점을 뒀고, 88올림픽을 앞두고, 1982년부터 2차 한강종합개발이 진행됐습니다.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수질 오염 개선과 한강 둔치를 정비해 공원을 조성하고, 올림픽대로 등을 건설하는 대대적 공사였습니다.
[강명구/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 : "기본적인 어떤 기능적인 측면에서의 개발이 일차적으로 매우 성공적으로 잘 완성이 됐죠."]
1950년대 이전까지 한강철교 등 3개뿐이던 한강다리도 197~80년대 경제 개발을 거치며 집중적으로 건설돼 현재는 30개 넘는 다리가 들어섰습니다.
다리를 매개로 도시들이 연결되며 성장의 축이 됐습니다.
[박영철/서울 동작구 : "발전이 대단합니다. 다리도, 자전거 타고 올림픽 대교까지 가는데 올림픽대교 가면 굉장히 높고 굉장히 웅장합니다."]
지난해 한강공원 방문객 수만 약 6천만 명.
한강은 이제 시민들의 소중한 문화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알렉시아/프랑스 관광객 : "풍경을 보며 쉴 수 있는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한강은 또 어떤 모습으로 변모해 갈지 주목됩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1781678
대한민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태어난 신생 국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선진국으로 진입한 기적의 성장사를 만들었고 경제 규모 세계 12위 국가가 됐습니다.
잘 살아보자는 목표 아래 온 국민이 하나로 뭉쳤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전쟁의 폐허에서 무역 대국을 탄생시켰습니다.
광복 직후의 극심한 빈곤에서 벗어나 1970년대 산업화의 길로 들어섰지만 우리나라의 갈 길은 여전히 멀었습니다.
기회를 찾기 위해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렸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가 1984년 시작된 리비아 대수로 공삽니다.
사막의 메마른 땅 아래 총 길이 4,000km가 넘는 송수관을 매설한 이 현장에 우리 근로자들이 있었습니다.
악조건 속에서 2단계 공사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게 1996년.
그 사이 한국 경제 규모는 몰라보게 커졌습니다.
[홍창기/당시 동아건설 직원 : "1980년대와 90년대까지만 해도, (중동에서) 저희들이 일본 토요타 차를 갖다 썼거든요. 그런데 이제 1990년대 말에서 2천 년 대 넘어와서는 현대차를 저희들이 주종으로 갖다 쓴 거죠."]
그 뒤로 숱한 위기를 거치면서도 버티고 견디며 이뤄낸 경제 성장.
한국은 이제 일본에도 뒤지지 않는 소득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에게는 '한국이 후발 국가'라는 인식이 낯설게 다가옵니다.
땀으로 일궈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지만 성장 동력이 예전만 못한 건 과제입니다.
글로벌 첨단 기술 경쟁이 거세지고, 내부적으론 저출생과 고령화 한계 속에 경제의 역동성을 되살릴 묘수를 고민해야 합니다.
[홍창기/당시 동아건설 직원 : "인구 문제라든가 이런 것 때문에, 더 성장하더라도 쉽지 않아요. 일본을 우리가 보면 알잖아요."]
[박철영/34살 : "(과거처럼) 으쌰으쌰 하기보다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은 어떤 삶인가'를 조금 꿈꾸게 되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1781679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들이 지금은 세계 시장에서 최고급 제품으로 대접받고 있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닙니다.
예전에는 해외 출장을 나가면 일본산 가전제품이나 전자제품을 선물로 사올 정도였습니다.
앞서가던 일본 기업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추월까지 한 한국 제조업, 그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김지숙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부산항에 내리는 이른바 보따리상들.
눈에 띄는 건 '코끼리 밥통'으로 불리던, 일본제 전기밥솥입니다.
전국 곳곳에 있던 이른바 '깡통시장'에서 인기있던 제품도 주로 일본 제품이었습니다.
우리보다 기술 수준이 앞서 있었던 일본.
대표적인 게 이 세탁기 그리고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입니다.
초기엔 일본 기업의 기술로, 일본 기업의 OEM 제품을 생산했지만 2000년대부턴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핵심 부품의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려 전세를 역전시켰기 때문입니다.
디스플레이는 일본과의 격차를 최대 2배까지 벌였고, 첨단 산업의 핵심인 이차전지 등도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습니다.
[류주현/LG전자 H&A브랜드커뮤니케이션 담당 : "좋은 브랜드들의 좋은 기술들을 배워오자라는(노력이 있었습니다.) 일본 기업들도 그 벤치마킹 대상 중에 하나였고요. (이후엔) 베낀다고 될 문제가 아니라 우리만의 것을 만들어서…"]
특히 최대 효자 품목인 반도체는 '1등'을 독주하던 일본 기업들에게 빨간불이 켜지면서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틈새를 노린 집중 전략으로 한국 반도체는 2013년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했습니다.
다만 모든 산업의 기반인 뿌리기술과 국가전략기술 수준은 아직 우리나라가 뒤쳐져 있습니다.
[김미덕/일본 다마대학 경영정보학부 교수 : "한국 기업은 분야에 따라선 일본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일본 기업의 강점은 소재, 부품, 장비입니다. (부품 제조 기술뿐 아니라) 새로운 부품을 개발하는 힘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일본을 추격했던 만큼 최근에는 중국의 추격이 거센 상황.
이제 목표는 생존과 추격이 아닌 초격차 유지에 맞춰지고 있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1781680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인 자동차 산업도 눈부신 성장을 이뤄내며 한국은 이제 세계 5대 자동차 강국이 됐습니다.
올 상반기엔 자동차 수출이 반기 기준, 역대 최다를 기록했는데요.
그 상징적인 곳, 울산 자동차 선적부두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하겠습니다.
박영하 기자, 수출을 기다리는 차량이 정말 빼곡하군요.
얼마나 많은 차량이 수출될 예정입니까?
제가 나와 있는 곳은 현대자동차 울산 수출 선적부두입니다.
제 뒤로는 5만톤급의 거대한 자동차 전용 선박이 위용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배에는 각각 4천대 가량의 자동차들이 실려 있는데, 내일(16일) 아침에 호주로 먼 수출길에 오를 예정입니다.
부두 야적장에도 수많은 자동차들이 선적을 기다리며 빼곡히 들어서 있습니다.
해외로 뻗어가는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1975년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포니'를 출시하면서 시작된 한국 자동차산업은 이후 약 50년의 세월 동안 눈부신 성장을 이뤘습니다.
우리 자동차 업체들이 지난해 전세계에서 판매한 차량은 800만 대로 세계 시장의 8.5%를 차지했습니다.
미국에 이어 세계 5위의 자동차 강국이 된 겁니다.
지난해 우리 자동차 수출액은 709억 달러로 사상 최초로 7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올해 상반기엔 370억 달러를 수출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전기차를 비롯해 우리 업체들이 판매한 친환경차량 규모가 1년 전보다 46%나 증가했습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가 실시한 올해 신차 품질 조사에서 현대차는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세계 자동차 업체들과 대등한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50년 전에 시동을 건 우리 자동차 산업이 이제 반도체와 함께 우리나라 수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1781681
이번에는 세계 7위 항만이자 우리나라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77%를 처리하는 '대한민국 수출 전진 기지', 부산항으로 가 봅니다.
이준석 기자, 광복절 휴일에 늦은 시간인데, 부산항은 지금도 분주한 모습이군요?
네, 제가 나와 있는 곳은 부산항 북항 신선대 부두입니다.
주로, 아시아 주요 도시의 수출입 화물을 처리하는 곳입니다.
늦은 밤이지만 대형 크레인과 컨테이너선이 환하게 불을 밝히고 쉴 새 없이 작업 중입니다.
제 뒤로 보이는 만 8천 톤 급 컨테이너선은 중국 상하이를 출발해 오늘(15일) 오전 11시에 부산항에 접안했고요.
소비재와 원자재가 실린 컨테이너 1,000개를 내렸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석유화학 제품과 기계류 수출품이 담긴 컨테이너 1,100개를 싣고 내일(16일) 오전 11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향합니다.
오늘 하루 부산항 전체 10개 컨테이너 부두에는 40척이 입항하고 38척이 세계로 힘찬 항해에 나섭니다.
부산항은 올해도 순항 중입니다.
상반기 부산항의 총 물동량은 20피트 컨테이너 기준 만 2천243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늘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항만당국은 물동량 처리 목표치를 더 높여 올해 2만 4천 개로 조정했습니다.
홍해 사태 등 국제 정세가 일부 영향을 끼치긴 하지만, 주요 국가의 수출입 물동량이 증가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미국은 17%, 중국이 10.6%로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대한민국의 수출 기지, 부산항은 올해 역시 성장을 거듭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전망입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1781682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출발했던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경제 성장을 기록했고 이제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 강국으로 발돋움하면서 2차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K-팝을 필두로 영화, 드라마, 뮤지컬과 웹툰까지.
우리 문화는 세계 문화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블랙핑크입니다."]
쉴 새 없이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11개월 만에 선보이는 블랙핑크의 완전체 무대에 국내외 팬들은 물론, 전 세계 언론도 총집결했습니다.
[로제/블랙핑크 멤버 : "해외에서도, 국내에서도 많이 저희 보러 와 주셨다고 들었는데…."]
무대는 공연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실황은 영화로 제작됐고, 전 세계 110개 나라에서 동시 개봉됐습니다.
[제니/블랙핑크 멤버 : "저희 이렇게 8주년까지 올 수 있게 함께해 준 여기 있는 모든 BLINK(팬덤) 여러분에게 모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고요."]
["아미, 안녕!"]
공연도 아닌 멤버 한 명의 군 전역 현장에 해외 주요 언론의 등장은 기본, K-팝은 이제 노래와 춤, 공연을 넘어 2차, 3차 문화관광상품으로 파생되고 있습니다.
[트리샤 디아즈/아미/미국 : "작년 여름에도 한국에 와서 BTS와 관련된 곳 관광했는데, 기본적으로는 BTS 때문에 온 거죠."]
문화를 무기로 한 우리나라 소프트파워는 점점 더 확대되고 있습니다.
드라마가 전 세계 열풍을 만들고.
["미나리, 여정윤."]
우리 영화들이 콧대 높은 미국 오스카의 벽을 허물었습니다.
여기에 웹툰과 우리 창작 뮤지컬까지, 말 그대로 K-콘텐츠 전성시대입니다.
식민지와 전쟁의 폐허에서 일군 경제 성장, 대한민국은 이제 한강의 기적을 넘어 세계 문화 수도로 그 위상을 굳히고 있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1781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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