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허접이 개짓거리한다고 욕이나 처먹지 않을까 싶지만

애정이 있는 헤드폰은 이렇게 좀비마냥 살릴 수도 있다는 의미에서 올려봅니다

측정X 기술X 귀청음도좃나구림

재미로만 봐주십쇼

여러 헤드폰을 오가던 어느날

오디지에서 싸고 가볍게 내놓은 모비우스를 산 나는 3d신기술의 매력에 빠져들고 말았음... 마약과도 같은 서라운드 사운드...

그 뒤로도 게임 할 때 만큼은 나와 함께 해주었던 모비우스...

패드 가죽이 헐어서 검은 가루가 떨어져도 패드 갈아 끼워 가면서 썼었음

그런데 얼마전

찰나의 실수로 바닥에 떨어뜨리고 마는데...

이 개복치같은 평판형 드라이버가 단 한방에 골로 가버리고 만다

소리가 존나 작게 났다가 갑자기 크게 났다가 지랄병을 하다가 아예 안나버리게 되었는데

눈물을 머금고 일단 세예에 수리를 문의해봤지만 드라이버 교환은 어렵다는 답변... 씨발

혹시나 싶어서 미국 본사에 메일을 넣었다

제발 드라이버 어셈블리만 팔아주면 내가 자체수리하겠다고 읍소했는데

걍 단종이라 드라이버 자체가 없다는 대답... 이 시발 6년밖에 안 된 제품이 왜 부품이없냐?

어쨌든 보상판매를 해준다는것 같긴 함...

오디지 맥스웰 175달러... 현재 한화 24만원. 관세에 배송비에 이것저것하면 대충 한 28만원쯤 나오지 않겠나

신품 42만원짜리를 28만원에 팔아준다니 허겁지겁 오케이 메일을 보내려던 찰나

무게가 시발? 490그램?

내가 오디지 헤드폰들 써보고 느꼇던 공통점이 좃나게 무거워서 목디스크가 도질것 같단 감상이었는데

오디지 모비우스는 그나마 350그램이라서 쓸만했단말임

근데 490그램으로 가려니 엄두가 안남. 이제와서 모가지 고문하면 내 나약한 모가지가 부러져버릴지도 모름

그냥 오디지고나발이고 내다 버릴까 고민했지만...

음감용 장비들은 이미 있고 서라운드와 게이밍용 마이크 + 음질도 들어줄만한 물건이 필요한건데

솔직히 이제와서 싸구려 헤드set 찾아 쓸 생각하니 정신이 아득해짐

그래서 이참에 잘됐으니 예전에 해보고 싶었던 걸 시도해보기로 했음...

일단 패드를 떼어냄

사진으론 잘 안보이지만 저 은박지같은 다이어프램이 살짝 울어있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음

아마 떨구기 전부터 좀 상태가 메롱했던듯

일단 드라이버를 떼어내고

혹시나 싶어서 일단 좌우 드라이버를 교체해봤으나 바꾸면 바꾸는데로 소리가 안나오는 좌우가 바뀜. 드라이버 문제가 확실함...

인터넷에서 적당한 가격대의 헤드폰용 드라이버를 구매했음

어쩌구 저쩌구 측정치라고 올라와있는게 있긴 한데 어차피 그런건 믿을 수가 없음

내가 믿는 건 최근 차이파이의 대약진 뿐...

최소한 평타는 쳐 주겠지 하는 바람 뿐이었음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2종류로 구매함

기존 드라이버 어셈블리에 있던 파워 인덕터랑 저항은 대충 평판형 드라이버를 위해 달려 있는 것 같음

대충 멀티미터로 찍어 보니 그냥 신경쓰지 않고 새 드라이버 붙여도 될 것 같아서 붙여봄

소리 존나 잘 남...

기존 평판형이 묘하게 쨍쨍거렸던 걸 듣다가 달리 들으니까 좀 더 나은 것 같기도 한 착각이 들기도 하고...

아무튼 잘 된다는 걸 확인했으니 다음은 이제 어떻게 저걸 헤드폰에 멀쩡하게 박아넣느냐임

방법은 세 가지가 있음

1. 그냥 대충 글루건으로 처발라붙인다

2. 기존 드라이버 어셈블리를 드릴과 망치로 두들겨서 드라이버를 제거하고 베플만 쓴다

3. 베플을 복사한다

처음엔 대충 1번으로 갈려고 했음.

근데 그렇게 하면 패드를 끼울 수가 없는 구조임

저렇게 베플 바깥쪽에 걸쇠가 있어서 패드를 붙잡는 식인데 저걸 어떻게든 살려내야함

그렇다고 2번을 가려니

이번에 산 드라이버가 52mm인데 기존 평판 드라이버는 그것보다 커서 도저히 각이 안나옴. 아무리 생각해도 멀쩡하게 할 수가 없을 것 같았음

솔직히 교체할 드라이버가 소리가 좃구렸으면 포기하고 대충 했을건데

생각보다 소리가 나쁘지 않아서 좀 욕심이 생기는거임

마침 쉬는날들도 있었고 좀 여유가 있어서 베플을 복제해보기로 함

일단 드라이버 앞면에 투명 필름을 붙인 다음 예쁘게 잘 잘라서 구멍을 깔끔하게 막음

그다음 집에 있던 투명 아크릴에 나무작대기를 붙여서 부메랑을 만들어 줌

원래는 아크릴로 벽을 세워서 깔끔하게 해야하는데

무슨 예술 할 것도 아니고 개귀찮아서 대충 만듬

베플을 저렇게 거꾸로 매단 다음

잠수준비

집에 있던 실리콘을 조합해서 잠수시킴

다 굳힌 후 떼어내면 저렇게 몰드가 생성됨

이제 저 몰드에 그냥 재료 붓고 굳힌다음 구멍을 뚫어도 되겠지만

그러면 일이 존나 많아지기 때문에 그 전에 드라이버 넣을 구멍을 생각해야함

마침 종이컵 하단 지름이 딱 50mm정도 되는 것을 확인

대충 중심을 잡아준 다음 몰드 가운데에 종이컵을 세워주고 집에 있던 에폭시를 조합해서 부어줬음

경질 에폭시는 굳는데 시간이 겁나게 오래 걸림... 이거 두 번 기다리느라 뒤지는 줄

아무튼 이렇게 저렇게 해서 중간에 50mm의 구멍이 뚫린 베플을 두 개 복제함

보면 알겠지만 종이컵을 대충놨다가 구멍 위치가 달라짐...

서라운드가 특징인 모비우스인데 분명 뭔가 문제가 생길것 같은 기분이 듬

소리가 좆같더라도 똑같이 좆같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하나 다시 만들어서 구멍 위치도 일치시킴...

기다리느라 힘들었음

성질머리가 급해서 기포 개극혐인데 어쨌든 사이즈도 딱 맞고 걸쇠도 깔끔하게 살아있음

diy에 관심있으면 몰드 만드는거 해보면 재밌음. 희귀한 기어나 볼트 같은것도 복사가능

50mm인 구멍을 52mm로 늘려줌

분진이 존나게 날리지만 마스크 하나 쓰고 대충 한다음 샤워 때렸음

구멍에 딱맞게 했으니 드라이버를 넣은 다음 높이랑 방향을 아주 정교하게(눈대중으로) 맞춰준 다음 광경화 레진으로 접합함

원래는 끼웠다 뺐다 할 수 있게 하려고 했는데

귀찮기도 하고 드라이버가 베플에 완벽하게 고정되지 않으면 진동같은 찐빠가 생겨서 좃될것같았기에 그냥 붙여버림

고장나면 통째로버린다

완성...

그냥 박아넣으려니 흡음재가 두꺼워서 드라이버 중간을 막아버림. 뭔가 중역이 뒤져버린거 같아서 흡음재 중간을 파냈음

고급 은납을 쓴다거나 그딴건 모름... 그냥 땜질해서 붙임

일단 겉보기엔 완벽하게 똑같은 좀비 오디지 모비우스

평판형의 쨍쨍거리는 느낌은 완전히 ㅂ2

사운드를 들어보니 일단 생각보다 상당히 괜찮음

모니터링용은 절대로 아닌데 차분하고 저음이 꽤 있는 느낌

측정을 해보면 개판일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상당한 편견을 가지고 청감한 느낌으로는 이정도면 앞으로도 계속 쓸만한 것 같음

그리고 가장 걱정했던 서라운드와 전방 고정3d 모드도 완벽하게 다 살아있음. 존나 선명함.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앞으로도 뒤지면 또 네크로맨서 빙의해서 살려내기로 마음먹음... 모비우스 넌 영원히 나와 함께야...

결론

1. 헤드폰 좀비로만듬

2. 모비우스 평판 드라이버 한쪽 팝니다... 좌우 구분 없으니 한쪽 나간 사람 사가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