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페미니즘 교차하는 관점들을 읽고

라그린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4.25 07:50:01
조회 24690 추천 297 댓글 443
이 업계에 종사하는 어떤 영업사원들은 '공부하라' 고 사람들을 닥달한다. 그리고 이 감상문은 그들을 위한 헌사이다.

놀랍게도 호평으로 시작하고자 한다. 책의 구성은 좋은 편이다. 특히 각 분파를 언급하면서 가장 마지막에 비판점을 수록해 놓은 부분은 호평할 만하다. 토론을 위한 질문들 역시 생산적인 담화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정작 필요한 사람들이 읽는다면 말이다.


책에서는 수많은 페미니즘 분파에 대해 설명하고 비판한다. 저자는 '다른 모든 관점에 대해 승리하는 한 가지 관점을 찾고 있는 독자가 있다면 이 책의 말미에서 결국 실망할 것이다.' 라는 말을 통해 어떠한 관점도 우위를 가지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작금의 페미니즘 논의가 건전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다음은 급진주의 페미니즘의 분파인 급진주의 자유주의론적 페미니즘과 급진주의 문화 페미니즘의 주장의 핵심 요약이다: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c81fa11d028314d3faebecfec25ed6aa779bc7a5bf308988f029782ffdafb78d7373df8db6f12ff98f9070d0cf17cfb093594b6c0017d297a


가장 급진주의적이라는 두 분파의 의견조차도 서로 맞지 않는다. 페미니즘은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정치적인 것임을 표방하며 수 많은 분파를 인정하는데, 내부에서조차 의견조율이 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없다.


더욱이 어떤업계에서 애용하고있는 단어인 '흉내 자지'나 '코르셋' 등에서 볼 수 있듯, 그들은 오히려 다른 분파의 의견을 인정하지 않는다. 책에서는 '페미니즘적 사고는 (특히 여성의) 주관적인 경험 혹은 상황적인 경험이 지식에 접근하는 타당한 정보라고 여기고 그에 중점을 둡니다.' 라는 말을 하는데, 저러한 태도는 오히려 페미니즘적이지 못한 태도이다.


여러 분파의 의견은 서로 다르지만, '여성 해방' 이라는 문구 하에서는 서로 동의를 하는 듯 하다. 하지만 이 역시 애매모호한 단어이다. 우선 페미니즘은 여성에 대해서 합의하지 못했다. 숙명여대 사건으로 미루어보아 국내 페미니스트들은 생물학적 여성만을 여성으로 인정하기로 합의한 모양이다. 하지만 젠더를 어떻게 합의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해방역시 명확하지 않다. 가령 북한에서는 해방을 '자본주의 혹은 제국주의로부터의 해방' 이라고 정의하는데, 이런 연유로 우리가 북한인민들에게 '당신들은 해방되어야 합니다.' 라고 말을 했을 때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들이 보기에 이미 자신들은 자본주의나 제국주의와는 연관이 없기때문이다. 그러므로 페미니즘은 해방을 구체화하고 명확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이 해방인가? 남자로부터의 해방인가, 가부장제로부터의 해방인가, 자본주의로부터의 해방인가? 놀랍게도 페미니즘 분파들은 앞서 예시로 든 세 해방을 골고루 주장하고 있다.


앞선 가사노동에 대해서도 국내에서는 임금을 지불해야한다는 의견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전혀 다른 주장을 하는 페미니스트도 있다: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c81fa11d028314d3faebecfec25ed6aa779bc7a5bf308988f029782ffdafb78d7373df8db6f12ff98f9070d0cf32df3586795eec1017dfcb8


페미니스트들은 같은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에 어떻게 반박하거나 수용할지 궁금하다. 그것도 아니라면 어디에 매장할지도 말이다.



저자의 주장과 별개로 번역에도 딴지걸고 싶은 바가 많이 있다. 역자는 '여성과 남성이 언급될 때 무의식적으로 남성을 먼저 언급하던 전통에서 벗어나 의식적으로 여성을 먼저 언급하고자 했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본문에서도 여성과 남성 등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이것이 여성 해방인지는 의문이 든다. 100년도 훨씬 전에 일제는 조선을 식민통치했지만, 조선은 일제를 식민통치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조선은 1945년에 이미 해방되었다!


음핵(陰核)에 관해서도 그늘 음이라는 한자가 그늘이나 어두움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기때문에 클리토리스라는 표현을 썼다고 한다. 하지만 이건 유교나 도교를 받아들인 동아시아권에서 음과 양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손가락만 본' 결과라고 생각한다.



자유란 어려운 영역이다. 책에서 언급한 여성할례나 전족은 내 보기에는 분명히 야만적인 풍습이다. 하지만 한 여성이 그것을 선택한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올바른 선택이 아니라는 이유로 제제할 것인가? 그럼 음핵이 아니라 귀끝을 잘라낸다면 그것은 개인의 선택으로 맡기겠는가? 음핵과 귀끝은 무슨 차이인가?

그렇다면 섹스는 어떤가? 급진주의 문화 페미니스트들은 누구도 위로가지 않는 바닐라섹스만이 여성에게 좋은 유일한 섹스라고 주장한다. 누가 여성에게 좋은 것을 정하는가? 누가 다른 여성들의 삶까지 일괄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가? 누가 다른 사람의 삶까지 일괄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가?

viewimage.php?id=3fb8d122ecdc3f&no=24b0d769e1d32ca73dec81fa11d028314d3faebecfec25ed6aa779bc7a5bf308988f029782ffdafb78d7373df8db6f12ff98f9070d0ca278ab5c35c2b594017dab8d




이론과 현실은 분명히 다르다. 그 접점에서 우리는 무수한 논쟁을 겪을 것이고 최선의 수를 타협해나가는 수 밖에 없다. 서로가 서로를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고 설득하려하지 않거나 오히려 타도의 대상으로 보는 태도는 결국 파국만을 부를 것이다.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사상은 영속할 수 없다. 나치즘의 창시자 히틀러역시 아리아인들을 사랑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을 여럿 찾을 수 있지만, 종국에는 아돌프에게 살해당한 것 처럼 말이다.


그와 별개로, 페미니즘 내부에서는 '지식에 접근할 때 소위 보편적 경험 혹은 보편적 생각에 중점을 두는' 주류의 관점을 채택하지 않는 것은 납득할 수 있지만, 외부에 있는 사람들을 설득할 때에는 페미니즘적인 사고는 조금 접어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신네들의 주관적인 경험 혹은 상황적인 경험까지 공부해야 하겠는가?



출처: 독서 갤러리 [원본 보기]

추천 비추천

297

고정닉 20

5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어떤 상황이 닥쳐도 지갑 절대 안 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20 - -
230560
썸네일
[군갤] 60년대 머만의 군생활
[26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33713 173
230559
썸네일
[주갤] "아내 차 사고나 블랙박스 봤더니 불륜 음성 나와"…
[286]
ㅇㅇ(121.181) 05.12 40158 549
230557
썸네일
[야갤] 여초 사이트.....다문화 정책 일침...jpg
[3032]
배그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77825 728
230555
썸네일
[놀갤] 지금까지 가장 재밌게 탄 코스터 Top 7
[80]
Testif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15849 40
230554
썸네일
[중갤] 엔씨 "리니지라이크 과금 버리겠다"
[1097]
ㅇㅇ(14.38) 05.12 57332 611
230550
썸네일
[디갤] 어제 23000보의 결과.webp
[26]
아사히펜탁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15578 25
230549
썸네일
[이갤] 황금의 나라 신라의 금은 다 어디로 갔을까...jpg
[894]
설윤아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33226 555
230547
썸네일
[미갤] 보일러도 안 켰는데 바닥이 뜨거운 집 . jpg
[35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42002 463
230545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뉴욕과 더블린
[13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18157 128
230544
썸네일
[카연] 스압) 고백이 끝나지 않는 만화.manhwa
[93]
찹생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17658 81
230542
썸네일
[디갤] 날씨가 너무나 좋았던 수요일의 서울
[96]
여우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10342 54
230540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애써 기른 생머리 자른 여자.manwha
[35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31173 91
230539
썸네일
[군갤] 트럼프 측근 “주한미군은 중국 지켜야…한국 자체 핵능력 용인”
[1088]
외신번역군갤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37093 450
230537
썸네일
[중갤] 공무원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공무원들 퇴사 후 편의점 알바도...
[1117]
ㅇㅇ(49.163) 05.12 53040 480
230535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짱구 레어짤 모음
[271]
ㅇㅇ(175.123) 05.12 51486 469
230534
썸네일
[야갤] 최근, 또다시 기승을 부리는 "흉기" 범죄 사건들...jpg
[50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23443 271
230530
썸네일
[새갤] [채널A] 국정원, 김정은 찬양가 차단 나선다
[411]
정치마갤용계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20520 315
230529
썸네일
[일갤] [2024 GW] 나가노현 토구라온천 세이후엔(戸倉温泉清風園)
[25]
Cy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7623 20
230527
썸네일
[주갤] 30대 남친 집에 불질러 숨지게 한 40대女…도대체 왜?
[454]
ㅇㅇ(209.50) 05.12 37691 686
230525
썸네일
[디갤] 5래5래 찍고 싶었던 5로라 찍어옴
[28]
YS.P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7399 22
230524
썸네일
[싱갤] 신화 김동완이 좋다고 하면 꿈에 찾아온다는 빠순이 귀신.jpg
[125]
카프카스-튀르키예-여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21827 44
230522
썸네일
[군갤] 페어번 격투술이 그림으로 보면 좀 우습고 그래보여서 글치
[69]
Crack08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14178 43
230520
썸네일
[주갤] 오늘자 그알 요약짤(극혐주의)
[655]
한녀는삼일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43585 891
230519
썸네일
[새갤] [JTBC] 6개 야당·해병대 예비역들, '채상병 특검법' 수용 압박
[521]
정치마갤용계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15755 90
230517
썸네일
[이갤] 21년 만에 최강 '태양 폭풍'‥국내 위기경보 '주의' 발령
[30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24359 103
230515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삼국지 레전드 죽음의 OX 퀴즈
[32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39046 302
230512
썸네일
[그갤] 복잡한 도시그림 몇장(움짤)
[70]
ㅇㅇ(221.133) 05.12 10906 85
230510
썸네일
[귀갤] 렌고쿠 생일기념 고찰글)무한열차편은 어떻게 막대한 수익을 낼수있었는가?
[92]
중군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14269 73
230509
썸네일
[카연] (케로로) 케로나 대유행 #11
[61]
딥임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13774 48
230507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뼈를 통한 동물복원이 불가능한 이유
[382]
다싫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38140 302
230505
썸네일
[미갤] 최애 가수가 계속 꿈에 나와 고민인 40대 유부남.jpg
[18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26885 155
230503
썸네일
[싱갤] 안싱글벙글 날마다 아들의 성욕과 싸우는 엄마들
[1379]
운지노무스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71017 971
230501
썸네일
[인갤] 커넥티드클루 개발일지 20.
[18]
Alpheratz*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9511 18
230499
썸네일
[이갤] 러셀의 역설에 대해 ARABOZA
[96]
ㅇㅇ(182.210) 05.12 15453 16
230495
썸네일
[디갤] 도쿄 오다이바 해질녘 노을 (13p.webp)
[20]
폰카조아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6245 28
230493
썸네일
[러갤] 미국과 영국의 문화 헤게모니 완벽분석.jpg
[13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17332 89
230491
썸네일
[새갤] [채널A] 법원, 6년 내내 ‘123qwe’ 비번.. 해킹 알고도 방치
[382]
정치마갤용계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24187 207
230489
썸네일
[싱갤] 감동감동 능력을 잃어버린 슈퍼맨
[204]
한국베지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28400 185
230487
썸네일
[중갤] 청소년 인구 비중 지역별 발표 일등 꼴찌 나옴
[41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29189 218
230485
썸네일
[바갤] 일본바리1일차 시모노세키-오카야마
[29]
베어허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8686 41
230483
썸네일
[기갤] Caps Lock에 관하여
[100]
하리아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26111 89
230481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제노사이드의 10단계
[370]
ㅇㅇ(115.138) 05.12 24139 143
230479
썸네일
[필갤] 베트남 흑백
[91]
티셔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19816 26
230477
썸네일
[국갤] 홍콩여친 두번째 방문기 - 1 (마카오 편)
[77]
스머프국붕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19550 40
230473
썸네일
[야갤] 운전석 텅, 조수석에 아이만…자율주행 영상 논란.jpg
[13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28810 89
230471
썸네일
[싱갤] 훌쩍훌쩍 못생긴 여자의 인생들
[131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91760 316
230469
썸네일
[해갤] 오늘자 야추 맞고 쓰러진 기성용...gif
[734]
대라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49285 621
230467
썸네일
[미갤] 증명사진 때문에 법원에 불려간 여배우 ...jpg
[25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54579 345
230465
썸네일
[야갤] "집 산지 5년도 안 됐는데", 절벽에 매달린 주택 철거.jpg
[16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37903 123
230463
썸네일
[싱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오마주한 일본영화..gif
[303]
방파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36081 202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