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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6주년 기획: 위기의 韓 e스포츠③] '오일머니' 앞세운 사우디, 왜 e스포츠에 뛰어들었나

데일리e스포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6.30 13:2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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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종주국으로 자부하던 한국은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중국에 밀리는 모습을 보인 바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오일 머니'를 등에 업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약진에 e스포츠의 중심에서 더욱 밀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데일리e스포츠는 창간 16주년 기획 기사를 통해 왜 e스포츠 종주국을 자부하던 한국이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됐는지 분석하고 그 해법에 대한 고민까지 독자 여러분들께 전달하려 합니다. < 편집자 주 >

수년 전 LoL e스포츠 국제 대회인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이 아랍에미리트(UAE) 도시 중 하나인 두바이에서 열린다는 이야기가 관계자들 사이서 흘러나왔다. 이제서야 LoL 아랍 서버가 만들어질 예정이었지만 당시 라이엇 게임즈가 아랍 서버 개발과 함께 중동 시장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최근까지 중동 e스포츠는 UAE가 중심이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오일 머니'를 앞세워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IEM)의 주관사 ESL와 스웨덴 랜파티 회사이자 e스포츠 대회를 주최하던 드림핵을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조 단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7월에는 21개 종목의 e스포츠 월드컵(Esports World Cup, 이하 EWC)을 개최할 예정이다.

◆ 석유 의존하는 경제 탈피
사우디아라비아가 왜 e스포츠에 뛰어들었을까. 자세하게 알려진 건 없지만 관계자들이 말하는 공통된 내용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프로젝트 중 하나인 네옴시티 홍보다. 왕세자 겸 총리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가 추진 중인 네옴시티는 정부가 밝힌 '비전 2030' 정책의 일환인 신도시 건설이다.

두 번째는 대부분 중동 국가의 고민이지만 석유에 의존하는 경제에서 탈피하기 위함이다. 세계 4대 관광도시인 두바이를 성장시킨 UAE와 달리 사우디아라비아는 지금까지 석유 의존 경제를 해왔는데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현지 매체인 아랍 뉴스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게임산업의 기여도를 1%까지 올리고 관련 일자리 3만 9천 개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게임 산업에 약 55조 원 이상을 투자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는데 2022년과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Public Investment Fund)는 국내 게임사인 NC 소프트와 넥슨의 지분을 매입했다.

세 번째는 사우디아리바이의 부정적인 이미지 탈피다. 지금까지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멘 내전 개입, 인권 문제 등에 대한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이런 좋지 않은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선택한 것이 축구와 게임, e스포츠라는 분석도 있다.

◆ EWC의 등장
지난해 게이머즈8을 개최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7월 4일부터 8주간 수도인 리야드에서 EWC를 개최한다. 종목은 스타크래프트2, 도타2, 카운터스트라이크2 등 21개이며 총상금은 6천만 달러(한화 약 833억 원)에 달한다. 이번 상금은 e스포츠 월드컵의 전신이자 지난해 열렸던 게이머즈8의 4,500만 달러(한화 약 623억 원)보다 늘어난 금액이다.

'게임 챔피언십'이라고 명명된 종목 대회 총상금은 3천만 달러(한화 약 416억 원)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클럽 챔피언십'이다. 2천만 달러(한화 약 277억 원)이 배정된 '클럽 챔피언십'은 대회 종목에 참가하는 게임단들에게 성적별로 포인트를 부여해 1위부터 16위까지 순위를 매긴다. 여기서 1위를 차지하는 게임단에는 700만 달러(한화 약 97억 원)가 주어지며 16위 안에만 들어도 15만 달러(한화 약 2억 원)를 받을 수 있다.

더불어 복수의 해외 게임단은 올해 초 'e스포츠 월드컵 프로그램'으로부터 종목 팀을 창단한 뒤 대회에 참가하는 조건으로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았다. 이에 '게임 챔피언십'과 'e스포츠 월드컵 프로그램'에 참가하거나 참가 중인 게임단들은 대회에 뛸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이 제도는 팀 창단과 선수 네이밍 후원으로 이어졌다. 국내서는 스타크래프트2 게임단인 온사이드가 유럽 게임단 바이탈리티와 손잡았고 DRX는 국내 펍지 모바일 최강 게임단인 덕산e스포츠를 인수했다. 오버워치 종목서는 일본 게임단인 크레이지 라쿤, 제타 디비전, 유럽 게임단 프나틱이 합류했다.

◆ 부정적인 반응
ESL CEO 출신이자 e스포츠 월드컵 CEO인 랄프 라이허트는 "e스포츠 최고 상금 기록을 세운 것도 놀라운 성과이지만 더 자랑스러운 건 더 넓은 e스포츠 및 게임 커뮤니티에 보내는 긍정적인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EWC를 바라보는 국내 e스포츠 관계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관계자들은 복잡미묘한 반응을 보였다. EWC의 상금 규모에 놀라움을 드러내면서 왜 늦게 소식을 알았을까라며 아쉬움을 표한 이도 있었다. 반면 "과연 내년에도 개최할까. 단발성 이벤트 같다"는 의견을 내민 관계자들도 적지 않았다. EWC에 참가하는 다수 게임단은 앞서 언급한 대로 창단이 아닌 네이밍 후원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회가 일회성으로 끝난다면 특정 종목의 선수, 팀을 더 이상 보유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

그래서 대회가 끝나는 8월부터 12월까지 게임단들의 선수, 팀과의 계약 해지 발표 소식이 전 세계서 들려올 것이며, EWC가 내년에도 대회를 지속한다고 발표한다면 다시 선수, 팀 영입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한 이도 있었다.

EWC가 장기적으로 개최될 거라는 의견도 있다. 복수의 해외 관계자들은 데일리e스포츠에 "EWC가 최소 10년을 목표로 대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 관계자는 "아직 EWC가 열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이른 거 같다"며 "대회가 진행되는 6주 동안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보는 게 우선인 거 같다"고 말했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 [창간 16주년 기획: 위기의 韓 e스포츠②] 中-사우디, 한국 e스포츠 위협하는 양대 세력▶ [창간 16주년기획: 위기의 韓 e스포츠①] 한국 e스포츠, 왜 정체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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