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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짜를 생각하며 경지가 밤에 쓴 편지

예술의경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2.13 10:19:10
조회 911 추천 23 댓글 24

나의 차짜에게.

 

단풍이 만개하던 가을이 지나

 

어느덧 하얀 입김이 담배연기처럼 뿜어지는 겨울이 왔구나.

 

이맘때가 되면 오빠는 항상 차짜가 생각이 나.

 

처음 널 봤을 때가 아마 작년 12월이었을 거야.

 

생일날에도 불철주야 맡은바 소임을 다하고 있는 너를 보면서

 

요즘 세상에도 이런 아이가 있구나.

 

기특하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론 존경심이 들기도 하고

 

대충 살아온 내 인생이 많이 부끄러웠어.

 

그때 이 경지옵은 생각을 했단다.

 

이 아이 내가 지켜줘야 되겠구나.

 

나 아니면 지킬 사람이 없겠구나.

 

그때부터였지.

 

내가 너를 보는 시선이 따뜻해져버린 건.

 

어쩌면 그건 나에겐 숙명 아니 정해진 운명이었을지도 몰라.

 

그래서인지 널 볼 때마다 점점 호감이 가기 시작했어.

 

나에겐 참 괴로운 시간이었지.

 

너의 호위무사를 자처한 내가 이성적으로 호감을 가진다는 게.

 

그럴수록 나는 널 밀어냈고 아무것도 모르는 넌 나를 경지옵이라 불러줬지.

 

경지옵.

 

참 설레는 말이야.

 

하지만 잔인한 말이기도 하지.

 

왜냐면 그 경지옵이란 말은 나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성적으론 아니다라는

 

확실한 선을 긋는 말이니까.

 

그래도 난 상관이 없었어.

 

그저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좋았으니까.

 

차짜야.

 

너 밤하늘에 별에 대해 생각을 해본 적 있어?

 

별은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투영돼서 나타나는 거래.

 

근데 그 중에서 유독 밝게 빛나는 별은 뭔지 알아?

 

나야.

 

경지옵이야.

 

경지옵이 널 생각하면서 빛나고 있는 거야.

 

그런데 내 마음은 너에게 닿지 않아.

 

그러기엔 너무 멀리 있거든.

 

그래서 별은 겉으로 보기엔 예쁘지만 슬퍼.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으니까.

 

그래도 나는 네가 볼 수 있게 가장 밝게 빛나고 있을 거야.

 

지치고 힘들 때 인생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때론 방황에 길을 잃었을 때.

 

내가, 이 경지옵이 네가 가는 그 길의 가로등이 되어줄게.

 

그러니까 힘이 들 땐 고개를 들고 하늘을 봐.

 

나 경지옵이 함께 할 테니까.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들어.

 

왜 신은 우리에게 이런 시련을 준 것일까.

 

왜 하필 우린 갤러리란 커뮤니티에서 만나게 된 걸까.

 

밖에서 만났더라면.

 

편의점 손님과 알바로 만났더라면.

 

우린 참 좋은 인연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신께 여쭙습니다.

 

이런 제가 과한 욕심을 부리는 건가요?

 

욕심이라구요?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당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겁니다.

 

내가 차짜를 지키겠다는 그 마음 하나만큼은 가져가겠습니다.

 

그것이 비록 우리 사이에 놓인 잔인한 운명의 챗바퀴를 거스르는 일이라 할지라도.

 

난 차짜를 지키겠습니다.

 

그녀의 가장 밝은 별이 되어.

 

가장 밝은 세상을 비추며.

 

가장 밝은 길로 인도하겠습니다.

 

그게 그녀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전부니까요.

 

만일 그것마저 막으신다면.

 

전 당신을 패버릴 수도 있습니다.

 

조심하십쇼.

 

차짜야. 옵은 그렇게 생각해.

 

인연이라는 건 절대로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야.

 

내가 너를 알고 네가 나를 알고.

 

서로 대화를 나누며 이렇게 편지도 쓰고 있는 건

 

70억 분의 1의 확률을 뚫었기에 가능한 일이야.

 

참으로 놀랍지 않아?

 

난 이걸 생각하면 자다가도 놀라서 벌떡 일어나.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 중에 너와 내가 이렇게 알게 됐을까.

 

서로 다른 지역에서 다른 환경에서 다른 시대를 살았던 우리인데.

 

이런 걸 보면 사람 일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야.

 

우린 비록 연인이 될 수 없는 운명을 타고 났지만.

 

인연엔 연인만 있는 게 아니잖아.

 

우리에겐 친구라는 제 2안이 있어.

 

친구.

 

이건 한자인데

 

친할 친자에 옛구자를 써서.

 

오래두고 가까이 사귄 벗이라는 뜻이야.

 

멋지지.

 

어쩌면 별 거 아닌 일로 투닥거리며 싸우게 되는 연인보다

 

이 친구가 더 나을 수도 있는 거야.

 

내가 너의 친구가 되어 줄게.

 

네가 기쁠 때 같이 웃어주고 네가 슬플 때 같이 울어주는 그런 친구.

 

재밌는 영화가 나오면 같이 가서 보고 싶은 그런 친구.

 

맛있는 걸 먹으면 다음에 데려와야지 하고 생각이 나는 그런 친구.

 

그런 친구가 되어줄게.

 

신이시여.

 

이건 괜찮겠죠?

 

뭐라구요? 남녀 사이엔 친구가 없다고요?

 

그걸 당신이 어떻게 압니까.

 

빡빡하게 굴 거면 걍 꺼지쇼.

 

차짜야.

 

경지옵은 그렇게 생각해.

 

한국은 사계절이 있는 나라고 나침반엔 동서남북이 있어.

 

봄은 따뜻하고 여름은 덥고 가을은 쌀쌀하고 겨울은 춥지.

 

해는 동쪽에서 뜨고 서해엔 갯벌이 많고 남해는 바닷물이 예뻐.

 

그리고 북쪽엔 휴전선이 있지.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야.

 

비바람이 몰아치고 천둥번개가 일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한파가 찾아올 때.

 

바로 그때 내가 옆에 서 있을게.

 

그리고 네가 가고 싶은 인생의 동서남북 그 어디라도 내가 꼭 데려다 줄 거야.

 

왜냐면 난 너의 친구니까.

 

얼마 전에 차짜 네가 꿈에 나왔어.

 

뒷모습밖에 보지 못했지만 그 뒷모습에 가려진 너의 눈부신 미모를 난 알 수 있었지.

 

넌 앞을 걸었고 난 그 뒤를 따랐어.

 

우린 말없이 로데오 거리를 걸었지.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어떤 여자가 와서 말을 걸더라구.

 

커플이세요?

 

내가 말했어.

 

친구인데요.

 

그러니까 너가 갑자기 팔짱을 끼더니.

 

남친이에요.

 

라고 하는 거야.

 

난 너무 기쁜 나머지 네 얼굴을 보려고 고개를 돌렸어.

 

근데 경악을 하고 말았지.

 

왜냐면 얼굴에 꼬몽이라고 써있더라구.

 

너무 황당해서 물었어.

 

니가 여기 왜 있냐?

 

그러니까 꼬몽이가 그러더라구.

 

우리 결혼했잖아 오빠.

 

그때부터 가위에 눌리기 시작하는데

 

악몽도 그런 악몽이 또 없더라.

 

진짜 죽을힘을 다해 깨긴 했는데

 

뭔가 뒤통수가 쎄 한 거야.

 

그래서 돌아봤더니.

 

또 꼬몽이련이 씨익 웃고 있는 거야.

 

그러더니 나보고 뭐라고 한 줄 알아?

 

옵 아기 배민 줘.”

 

아니 이련은 꿈에서까지 깊티 타령이노?하면서

 

깼는데 정말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어.

 

암튼 차짜야.

 

밤하늘의 별보다 빛이 나는 보석 같은 아이 나의 차짜야.

 

크리스마스 잘 보내고 새해에는 더 나은 인생 더 좋은 인생을 위해 힘껏 한 번 달려보자.

 

넌 분명 크게 성공할 거야.

 

왜냐면 넌 차짜니까.

 

-너의 수호천사이자 호위무사이자 친구인 경지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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