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무한히 있어도 무한에 종속되지 않으니

공간도 필요가 없고 시간도 필요가 없다

광속불변처럼 단위가 정해질 이유가 없으니

때가 필요도 없고

과거와 미래도 필요가 없으며

꼭 있어야 할 필요도 없으며

꼭 사라져야 할 필요도 없다

사라져도 문제될 것도 없고

존재해서 문제될 것도 없다

왜냐하면 사라져도 사라진 것이 아니며

존재해도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왜 공룡 귀신은 없느냐?

공룡 귀신은 다 사라졌기 때문이다

왜 우리의 기술이 발달하고 있을 때 공룡 귀신들이 왜 때맞춰 다 사라진 것이냐?

그럴 수도 있는 것이다 ㅇㅇ

사실은 사라지지 않고 우리 곁에 있을 수도 있다

아니면 그냥 진짜 없을 수도 있다 ㅇㅇ

우리가 그저 인지할 수 없는 것일 수도 있다

개미는 개미를 관찰하는 자에게만 더욱 자주 보이는 것처럼

개미와 우리는 다르니까

인간은 늘 인간끼리만 자주 보니까

자주 키우던 개가 죽으면 개가 꿈에서도 나온다

우리가 공룡을 키웠다가 공룡이 죽었으면

공룡이 꿈에 나올 수도 있다 ㅇㅇ

우리가 생전 모르고 지낸 사람이 죽은 곳에서

생전 모르는 인간 귀신이 내 앞에 나타나는 것은

우리가 늘 보고 지내는 인간의 모습으로 투영하여 나타나기 쉽기 때문이다

우리가 무의식으로든 의식적으로든

평소 금방 상상해낼 수 있는 모습으로 나타나기가 쉽기 때문이다

무당이 여기에서 누가 어떻게 죽었는지 본적도, 들은적도 없이 전혀 모르는데

무당에게 누가 생전 어떻게 죽은 모습의 귀신의 상태로 나타났다?

무당은 하나도 이상할 것도 없이 이렇게 말한다

아 생전 어떠어떠한 인간의 귀신이 어떠어떠한 연유로 어떠어떠한 상태로 내 앞에 보였다

전혀 이상할 것도 없이 말한다

그런데?

뜬금 무당 앞에서 공룡 귀신이 보인다?

아 저 공룡은 5년 전에 어떠어떠한 연유로 어떠어떠하게 죽어서 어떠어떠한 상태로 내 앞에서

어떠어떠하게 말하고 있다

지가 말하면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겠나?

통상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상식적으로든

공룡이 5년 전에 사람의 칼에 찔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하나? 그리고 귀신으로 나타날 수 있겠다는 상상을 하나?

개미는 개미를 보려는 자에게만 자주 관측된다

인간과 공룡은 다르며

모든 현대의 인간은 공룡을 실제로 본적도 없다

평소 공룡 사진 좋아하고 공룡 영화 좋아하는 어린아이나 사람들도

우리는 그것을 사진으로만, 그리고 상상과 영화로만 접할 수 있는 허구적 바탕이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인간, 귀신은 다르다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