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중에 스님이 있어서 절에서 6개월간 공부해봄. 거기서 같이 공부하던 사람들 스펙 나열해볼게.

1. 30살 의대 준비생

20-22살 군대 다녀와서 8년째 의대 준비중.. 매일 새벽 절 주변을 빗자루로 쓸고 아침밥 준비까지 도와줌. 머리도 삭발해서 처음엔 스님인줄 알았음. 폰도 없고 머리털도 없고 친구도 없고 가족도 안 봄. 하루에 순공부 15시간 하는듯.. 생활비는 절에서 매달 50씩 준다함. 일요일 아침만 되면 시내 나가서 소주 마시고 하루종일 잠. 얼마전 정시 합격 발표가 났는데 지방 의대 합격하심. 우리 절 수험생 최고의 아웃풋

2. 검찰 7급 준비생

의대 준비생이랑 사찰 동기. 8년째 절에서 공부중... 이 아재한테 형소법 도움 많이 받았음. 20살부터 사시+행시 도합 15년간 낙방하고 몇년전 검찰로 돌림. 난 교정 준비생이라고 했더니 자기도 올해 떨어지면 교정 7급 준비할거라 함. 아직 정신 못차린듯..9급이나 하지. 연대 출신. 나이가 40가까운데 8살부터 32년간 공부중.. 집은 부자인듯. 부모님이 한달에 한번씩 절에 와서 시주도 하고 용돈도 주는데 그날은 수험생 전원이 시내 나가서 아침부터 술먹음.

3. 순경 준비생

준비는 3년정도 함. 체력은 디지게 좋음. 사찰 터미네이터임. 낮엔 시내에서 알바하고 저녁엔 공부하는 전형적인 주경야독러. 특이사항으론 동자승(고아) 출신이다. 절에서 쭉 지내다가 군대 다녀와서 경찰의 꿈이 생겼다 함. 반야심경 100회독 넘게 했다함. 스님 출신인데 술이랑 고기 졸라 잘먹어서 별명이 파계승임. 자기 롤모델이 원효대사라 함. 한국사 불교 파트는 완전 빠꼼이라 도움 많이 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