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이상 둘러대지 않아도 된다는거야 

자주 가는 미용실서 뭐하냐 물어보면 살짝 고개 숙인채 취준생이에요 둘러대던말

병원가끔가면 의사가 진료상 하시는 일이 뭐냐 물어보면 아..그.. 하면서 말 질질 끌면서 아무거나 둘러대던말

자주 가는 식당서도 사장님이 친해지려고 뭐하냐 물어보면 먹던 음식이 턱 막히면서 둘러대던 상황

남들 일하는 시간에 어디가서 밥을 먹어도 길을 걸어도 지하철을 타도 기분전환으로 미술관을 가도 등산을 해도 늦잠을 조금만 자도

뭔가 나 자신에게 당당하지 못하고 항상 마음 속 한켠이 이거 이래도 되나..? 하며 찝찝했던 그 기분들

또 타인의 시선에 아무 잘못 없는데 왠지 모르게 고개숙여졌던 지난날들이

이제는 없는거야 

나 그래도 세금내면서 한명 몫 하면서 사는 사람입니다 하는 그 당당함이 얼마나 목말랐었나싶다

나는 지잡대 졸업하고 이 가슴 막히고 숨막히는 시간 5년을 동굴같은 스카 독서실 도서관에서 석두 두드려 가면서 견뎠다

직렬도 세번 바꿨고 그때마다 아무도 나를 놀리지 않아도 스스로 굴욕적이었고 패배한 느낌에 항상 무릎꿇은 걸인이었다

이제는 아니다 이제는 아니야 나는 살았다 

내년에 어떤 누군가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 마음의 족쇄에서 얼른 풀려나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