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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메즈 카즈오 대미술전 후기.jpg앱에서 작성

Aja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3.24 23:37:56
조회 150 추천 4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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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우매즈 카즈오 대미술전을 다녀왔음

뭔 전시회고 하면,




만화가로서 절필/은퇴를 선언했던 작가 우메즈 카즈오가 27년만에 컴백한 이벤트로, 기괴한 힘을 지닌 대표작 "나는 신고"의 뒷이야기를 4년 동안 비밀리에 그렸던 101점의 회화로 꾸민 전시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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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펜을 놓은지 30년 가까이 되었지만 의심의 여지없이 거장의 반열에 올라 여전히 기억되는 작가가,

내가 정말 정말 좋아하는 대체불가능한 에너지와 불가사의한 세계를 그려내는 작가가,

90을 바라보는 몸으로(1936년생, 올해 88) 대대적으로 복귀를 선언했던 전시회인만큼 첫공개된 2022년에 정말 가보고 싶었지만 당시에는 여건이 되지 않아 가지 못하고 결국 전시회가 끝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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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작가는 그거랑 상관없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중

작년 10월 데드마우스랑 같이 콜라보 행사하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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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쩌다가 올해 3월에 딱 2주동안 후쿠오카에서 앵콜 비슷하게 전시회를 다시 연다는 것을 알게됨

전시회 끝나기 5일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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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번에 놓치면 또 언제가 될 지, 혹은 다음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바로 다다음날 출국 비행기 잡아서 다녀옴

여태까지 일본 다녀온 것 중 제일 비싸게 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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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미츠코시 백화점의 갤러리에 전시되었는데 섹션은 크게 3작품

표류교실, 나는 신고 + ZOKU SHINGO, 14세

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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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강렬함

격리되어버린 사회와 미쳐날뛰는 가족애!

이게 아니면 비슷한 정도조차 찾아보기 힘든 앞뒤 가리지 않는 폭주기관차 같은 작품 "표류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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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절대 극복할 수 없는 사랑이라는 거대한 폭풍

그것이야말로 근원적인 공포라는 걸 담아낸 막장SF활극

두 아이가 필사적으로 펼치는 "나는 신고"라는 거대한 모험에 마음을 뺏기지 않기란 너무도 어려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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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전시회의 메인인 "나는 신고"의 평행세계, 혹은 먼 미래의 다스토피아적 상상을 담은 후속작

"ZOKU SHINGO(속 신고) 작은 로봇 신고 미술관"

101점 연작

한 점 한 점 이야기가 이어지는 그림이 있고, 그 밑에 각각의 그림에 대한 상황 설명/대사가 달려있음 (자세히 보면 그림 하단에도 연필로 써둔 것을 볼 수 있음)

그래서 이어서 보면 만화의 일부지만 각각을 우메즈 카즈오의 회화로도 감상할 수 있다~ 라는 것이 전시회 측의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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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표지 일러스트에서 보여주던 고채도의 화려한 채색을 눈 앞에서 감상하는 재미도 있었고

아무래도 좀 더 익숙한 느낌에 가까운 연필화도 볼 수 있었음

이 속편은 정말... "나는 신고"의 후속작이자 우메즈 카즈오의 작품이라는 걸 누가 봐도 느낄 수 있었음

그 당황스러운 전개... 독자를 남겨두고 작가 혼자 제로백 3초의 급가속으로 떠나버리는 발진... 아이와 세계, 사랑과 공포, 미추와 몰락 등의 테마 역시 일관되게 이어지고 있음


덤으로 우메즈 카즈오 만화는 캐치프레이즈를 정말 잘 짠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신고  "그리고 마침내 사랑(아이)만이 남았다"
속 신고      "사랑(아이)의 행방"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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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성기 때의 따용가속도보다는 살짝 약하다는 인식이 좀 있었는데 이게 발전인지 자중인지 노화인지는 불분명하다

그만큼 우메즈 카즈오의 독자 따돌리기 실력은 특이한 것이다


이거 보겠다고 갑자기 일본 다녀온 입장에선 어쨌든 매우 만족스러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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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표류교실"과 마찬가지로 구색맞추기용으로 짤막하게 들어있는 (전)은퇴작 "14세"의 섹션

치킨 죠지 박사를 크게 보니 참 부담스럽고 기괴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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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준비됐던 우메즈 카즈오가 중학생 때 그린 작품

작가를 아는 사람은 상상도 하기 힘들 정도로 예쁘고 따뜻한 그림이었다...

1950년대의 우메즈 카즈오가 '데즈카 오사무풍이 아닌 무언가를 그려보자'는 구호 아래 모여서 예술성을 목표로 그려봤는데 이때 지향했던 바는 지금까지도 이어져서 이번 전시회 작품과 통하는 바가 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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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교실"과 "14세"의 마지막 장면을 담은 컷으로 전시회는 마무리

여기에 덧붙인 설명이 참 좋았는데

...​이렇게 '표류교실'과 '14세'의 마지막 장면은 시공을 초월한 한 줄기 무지개와 같은 아름다운 호를 그려낸다.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는 기적을 믿으며, 어떤 고난에도 굴하지 않는 미래를 열어갈 새로운 인류의 생명을 위하여​.

결국 떼어낼 수 없는 근원적인 공포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인간이, 그럼에도 희망찬 내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역설하는 점이 우메즈 카즈오 만화의 커다란 매력 아닐까 한다.

이외에도 작품 군데군데 있는 해설들이 참 좋았음



우메즈 카즈오 작품세계 좋아하면 한 번 읽어보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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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워낙 굿즈화 잘빠지는 작가답게 까리한 굿즈들이 많았다

별별 걸 다 팔고 있었음

작가 본인이 작곡했던 앨범도 있던데 사올 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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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도록 샀음

지난 2022년 도쿄 전시회를 담은 도록이라 좀 나중에 팔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음

도쿄 전시회때 작품 수도 그렇고, 참여한 아티스트들도 그렇고 엄청 빠방했고 평도 엄청 호평이어서 나도 좀 기대를 했었는데 이번 후쿠오카 전시 자체는 좀... 많이 부족했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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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전시는 이렇게 온갖 오브젝트에 개인 작업물에 배치부터 동선 기획까지 빡세게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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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이랬음ㅋㅋ

그래도 가본 게 어디냐~ 하고 정신승리 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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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옷 샀음

분명 살 때는 존나 멋있어 보였는데 뭐지

객관적으로 진짜 예쁘게 나온 옷 많았는데 그것들 거르고 왜 이거 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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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대체 언제 입어야 하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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