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는 이제 쉽게 말해서 대중영화 감독이 아니게 되어버림

쉽게 예를 들어 데미안이라는 소설을 일반인이 읽으면 존나 노잼임

근데 헤르만헤세는 이 작품으로 이름을 날렸고 결국 노벨상까지 받았단 말임

데미안은 지금도 반드시 읽어야할 고전(?) 문학작품으로 열 손가락 안에 꼽힐만한 작품임

근데 왜 재미없냐면 전문가와 일반인이 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서 그럼

일반인은 전체적인 플롯과 등장인물의 캐릭터, 사건의 개연성과, 스토리 서사를 중심으로 봄

이런 시각에서 보면 데미안은 호흡이 느리고, 독백이 존나 많고, 주인공의 행동이나 사고가 이해가 안 되고, 스토리도 좆같음

근데 전문가들은 인간의 심리애 대한 섬세한 묘사, 문장의 유려함, 표현의 독창성, 작가가 전달하고자 한 것, 시대를 반영하고 있는가 등을 본단 말이야

전문가들은 그 방면으로 너무 많은 공부를 해왔고, 다양한 작품들을 봐왔기 때문에 점점 이런것들을 Deep하게 파고들어감

봉준호도 살인의 추억과 괴물까지는 상업영화에 가까웠음.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있었지만 그 표현방법은 얄팍했고, 스토리를 중심으로 흘러갔음

마더, 설국열차가 딱 중간지점에서 상업영화와 예술영화의 중간단계에 있었고,

기생충부터는 상업영화라기 보다는 예술영화에 가까운 편이었음

기생충은 그래도 인간의 본성에 대해 깊이 탐구하면서도 영상미라던가, 캐릭터가 일반인이 접근하고 논하기 쉬운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오스카를 수상한거임

하지만 미키는 그게 아님. 이건 아카데미를 받으면서 이미 인정받은 영화감독인 봉준호가 대놓고 자기가 원하는 영화를 만든거고

이제 봉준호는 유망한 재야고수가 아닌 한 문파의 당주로서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사람이고,

대중들에게 어필하려고 노력하는게 아니라 후배 영화감독, 평론가, 심사위원에게 내가 소 뒷걸음질로 오스카 위너가 된게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 함

봉준호는 영화감독으로서 아직도 한참 어리기 때문에

쿠엔틴 타란티노나 마틴 스콜세지처럼 예술영화와 상업영화를 넘나들면서 10년만에 한방씩만 터뜨려주면 되는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