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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지락스 인터뷰 번역 (2025.3.3)

바치쿠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04 21:22:50
조회 42 추천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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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우타이테의 발라드>의 매력을 쿠지락스 선생님께 물어보았습니다!



들어가며

기사 내에서 언급하고 있는 요소(행위·상황·기호 등)는 모두 픽션입니다. 실재의 인물, 단체, 사건과는 전혀 관계 없습니다. 또 범죄를 조장하지도 않습니다. 현실과 픽션, 3차원과 2차원을 조잡하게 연결짓고 비난하는 행위는 제발 삼가 주세요.



로리망가에서 반드시 거론되는 쿠지락스 선생님! 선생님의 인기 시리즈인 <우타이테의 발라드>. <COMIC LO>에서 연재가 시작된지 9년 3개월... 팬 분들이 목이 빠져라 기다리던 단행본화가 되었고, 특별 단편도 추가해 등장했습니다. 


인간의 '어둠', '본질', '인생'을 생생하게 그려낸 쿠지락스 작품을 상하 2권의 분량으로 체험하라! 



제작 비화

장기 연재작에 일관된 '신념'


DLsite 직원 (이하 D) : <우타이테의 발라드>는 제 1화가 약 10년 전에 공개됐죠?


쿠지락스 (이하 쿠) : 아직 9년 전입니다!


담당 편집자 (이하 편) : 아직 9년 전 (웃음)


쿠 : 아마도... 정확히는 9년하고 2~3개월 정도?


D : 실례했습니다. 9년이라는 매우 오랜 기간 연재된, 상하 2권으로 구성된 대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힘들었던 부분도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만들 때 고집한 부분은 무엇일까요?


쿠 : '여자애를 귀엽게 그렸습니다' 같은건 다들 그렇게 할 테니까... 다른 작가 분과 다른 부분이 어딜까 생각해보면, 에로망가인데 남자 주인공의 '내면'이나 '인생'을 파고드는 연재로 했다는 부분일까요.


D : 하권의 내용이 그야말로 그랬죠!


사실 굉장히 힘들었다!? <우타발라> 제작의 비화


D : <우타발라>라는 장편 연재에서 신경 쓴 부분이나 '여기가 힘들었다'는 부분이 있다면 가르쳐 주세요.


쿠 : 신경 쓴 부분은 여자애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외형을 구별가게 하는거나... 그다지 잘 하지는 못했지만 성격도 구별가게 하려고 했어요. 주인공 세이야가 염상했을 때 팬인 아이들의 반응이나 여자애들의 '그 후'를 전부 다르게 그리고 싶다는 기분이 있었죠.


그림체의 바리에이션이 적기 때문에 겹치지 않기 위해 성격이라든가 에로신의 상황도 최대한 다르게 그리고 싶었고...


그리고 이야기적으로 세이아가 폭주, 에스컬레이트되는 느낌도 내고 싶었는데, 플레이 내용도 하드하게 하고 싶었지만, 연애적인 요소도 있었기 때문에 지나치게는 그리지 않는 부분이 어려웠어요.


편 : LO는 사실 나이의 상한이 있어서 '1X'세까지밖엔 그릴 수 없거든요. 그래서 원래라면 JK를 그려서 캐릭터의 바리에이션을 늘릴 수 있었을텐데, 그 제한때문에 상당히 어려웠다고 생각합니다. 


작중에서 말하길 '왜 하필 JC냐'(웃음). 사실 원래는 1X살보다 아래를 그리면 안되는 건데, 우리는 반대죠. LO에서는 1X세는 숙녀 카테고리니까요. 


쿠 : 그 외에 힘들었던 건 애초에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 (전부)네요 (웃음). 주인공인 세이아의 신념과 트라우마 관련해서가 특히 그런데, 'JC에 집착하는 이유'를 고민했어요. 지금까지는 그걸 JS물에서 그려왔기 때문에, 이번엔 JC물에서 그리려고 생각했던건 뿐인데. 


D : 우리들은 'LO니까' 라는 이유로 납득했지만, 생각해 보니 그렇네요.


쿠 : 그렇죠! 이 만화는 부자연스러울정도로 JK가 투명화되고 있어요(웃음). 왜냐면 단지 겉모습만의 취향이라면 작고 귀여운 JK 팬이 있을 때 먹이감으로 삼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요! 그래서 '왜 세이아는 JC한테만 손댈까'를 고민했죠.


그런 제약이 힘들다면 <코믹 고>나 <코믹 아오하>에 출장해서 JK 팬들과 하는 회를 그려도 되지 않나? 라는 제안도 주셨는데, 그래도 역시 'JC에 집착하는 남자'가 재밌지 않나 싶어서 그대로 갔습니다. 그래서 하권 내용에서 굉장히 고생했어요. 고민이 컸기 때문에, 최종화를 먼저 낸다는 형태가 되었죠. 그래도 일단은 납득할 수 있는 형태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D : 확실히 스토리의 설득력이 대단하다고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선생님이 고민하신 부분이었군요. 이해가 됩니다. 


쿠 : 그리고 힘들었던 건 멘탈적인 이야기인데 <우타발라> 이전엔 단편만 그려서 완성할 때마다 탈진해버렸거든요. 그래서 장편이라면 단행본 나올 때까지 번아웃이 오지 않겠지? 라고 생각해 시작했는데, 정작 '이 장편을 성공시켜야 해' '깔끔하게 마무리해야 해' 같은 기분이라 진행될수록 고민이 깊어지고 펜을 멈추게 되었어요. 


편 : 뿌린 복선을 회수하는 데에서 꽤 고생했죠(웃음).


고생을 극복한 후에 생각한 것


D : 꽤나 힘들었던 작품이란게 쿠지락스 선생님의 표정과 이야기로부터 잘 알겠습니다. 만약 <우타발라>를 그리기 시작한 자신에게 말한다면 무엇을 말하고 싶나요?


쿠 : '처음부터 이야기를 더 다듬고 시작해' 일까요


편 : 앞으로 만화를 그릴 사람을 위한 메세지네 이거 (웃음). 그렇지만 처음의 콘티나 플롯 단계에선 잘 되지 않았었나요?


쿠 : 막상 만들기 시작하다 보니 첫 연재분이 '얕구나' 싶었어요. 초기엔 세아한테 첫사랑 여자애도 없었거든요. 원래는 그냥 음악을 진지하게 하는 남자라는 설정밖엔. 그 후에 여러가지 추가해서 '첫사랑인 여자애가 실제론 남자 음악 교사한테 당했다'는 설정이 됐네요.


편 : 그것도 그거대로 저는 좋았지만요.


쿠 : 하지만 그 설정대로는 그렇다면 세이아는 교사를 목표로 하는거 아닌가? 싶어서. 우타이테하고는 관계가 없는게 아닌가. <우타발라>는 인터넷 문화의 이야기도 있으니까 좀 더 인터넷 느낌을 원했어요. 앞뒤를 짜맞추느라 고생했죠.


편 : 이걸 당시에 근처에서 지켜보며 그런 걸로 고민할 필요 없는거 아닌가 싶어 이걸로 갑시다! 라고 했더니 나중에 '안돼요' 라더군요. 


쿠 : 정말로 나중에 짜맞추는건 좋지 않아요...


D : <우타발라>가 태어나기까지 여러가지 if 스토리가 태어나고 사라지길 반복했던 거네요. 


여기만에서의 이야기 연발!? <우타발라>를 그린 계기


D : 잠깐 이야기가 있었는데 <우타발라>를 그린 계기가 있으면 가르쳐 주세요.


쿠 : 당시엔 마침 '우타이테'라는 존재가 가장 비난받던 시절이었거든요. 일반인인 주제에 프로인척 한다면서. 염상도 종종 있었고. 저도 처음엔 그렇게 냉소적인 시선으로 보기도 했지만, 그렇게 비난받는게 불쌍하다고도 생각했고. 우타이테들도 자기들이 주인공인 감정적인 인생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런 잡담을 편집자하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다 나중에 첫 단행본을 낸 뒤에 다음에 뭐할까 논의할떄 우타이테의 이야기가 다시 나와서. 


편 : 정말로 잡담 정도였죠. 저번에 이야기했던 우타이테 같은건 어때요? 라는 느낌.


쿠 : 처음엔 1화 정도로 생각했는데, 여자애를 여러 바리에이션으로 그리고 싶다고 생각해서...


D : 점점 세계관이 뻗어나가고 현재의 구성이 되었군요. 


쿠 : 이렇게 긴 시리즈가 될 줄 몰랐습니다만 (웃음)


실제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D : 그러고보니 제작하면서 우타이테를 인터뷰했다고 들은 적이 있는데 맞나요?


쿠 : 음, 인터뷰라고 하기엔 거창하지만... 연재 초창기에 '전직 우타이테/오도리테였습니다' 라는 분이라든가 '우타이테 팬이었습니다'라는 분들한테 트위터 DM으로 감상을 받았어요. 그 떄 이야기의 연장선상에서 잡담처럼 여러가지 듣기도 했습니다. 


D : 들었을 때 놀랐던 일화나 재밌게 느낀 에피소드가 있나요? 


쿠 : 우타이테 이야기 중에선 '노래방에서 정모 겸 라이브 투어' 같은 건 실제로 써먹었죠. 그리고 '불러보았다'에서 인기를 얻은 사람들이 '오리지널 곡을 낼 때의 용기'가 실제로 있는 듯 해서, 그것도 써먹었어요. 세이아가 오리지널 곡을 부르고 욕먹는 부분?


편 : 4화요


쿠 : 네. 거기부터 폭주하기 시작하죠. 하지만 에로 망가가로서도 통하는 부분이 있는데, 2차창작에서 유명해진 분이 오리지널을 낼 떄의 두근거림 같은 이야기도 자주 듣기 때문에 닮은 부분이 있구나 싶었어요. 


D : 창작 활동의 어려운 부분이죠.


쿠 : 우타이테나 라이버의 전직 팬 중에서, 실제로 본인들과 이어졌던 분들의 이야기도 여자 캐릭터 조형에 영향을 줬어요. 


D : 뭐랄까. 진짜였군요. 


쿠 : 그런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하권이었나? 여자애들의 '그 후'를 많이 그려버렸죠. 


D : 들어 버렸기 때문에 잘 해내야만 한다는 느낌일까요? 


쿠 : 그럴지도요. 과거의 일로서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여자애들의 인생도 당연하지만 계속되는 거구나' 라고 생각하거나 했어요. 본인들은 흑역사 취급하거나 하지만, 뭐랄까, 그 인생을 부드럽게 긍정하는 듯한 이야기로 승화시킬 수는 없을까 싶어서...


편 : 전혀 에로망가가 아니죠.


쿠 : (웃음)


편 : 보통은 픽션이나 상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가니까요. 실제로 듣고 그려내는 분은 없죠. 


작중의 가사에 대한 이야기


D : 이번 단행본 발매에 있어 실제 노래 가사를 쓰겠다고 신청했다고 들었는데, 사용 불가라는 유감스런 결과가 되어 버렸습니다. 자세한 사정을 여쭤보고 싶어요. 


쿠 : 종이 동인지 (8화)를 냈을 때는 썼어요. 그 때는 샘플을 보내지 않아도 됐는데, 이번엔 어쩔 수 없네요. 


편 : 마침 답신이 왔을 때가 마지막 단행본 추가 단편을 그릴 때라 그걸 전하지 못했어요. 마감 가까이에 그걸 말할 순 없잔아요 (웃음). 실패했다는걸 알리면 작업에 지장이 되지 않을까 싶어 조마조마했어요.


쿠 : 그렇지는 않아요 (웃음). 저도 동인지 냈을 때 샘플을 제출하는 절차가 있었다면 '역시 그만둘게요!' 했을 거니까요. 


편 : 인터넷판이 문제였죠. 한때는 그냥 실을까 싶기도 했는데, '할 바에는 제대로 하자'... <우타발라>는 '일단 해 본다'라는게 테마이기도 하니까.


쿠 : 그래서 8화는 동인지와 단행본의 내용이 조금 달라요.


편 : 단행본 마감 직전에 바꿨죠.


쿠 : 읽는 데는 지장이 없달까, 에로에 집중할 수 있는 내용이 됐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편 : 에로신과 대사와 가사가 멋지게 어우러지고 있다고 생각해서 꼭 넣고 싶었는데요. 


쿠 : 영화 같은 데에 자주 있는 '부정적인 영상에 긍정적인 곡을 넣는다' 같은 걸 하고 싶었어요.


쿠지락스 선생님 본인에 대해

에로망가를 그리기 시작한 계기


쿠 : 에로망가는 대학 시절인가? 만화 연구부에서 이벤트에 참여하던 시절에 짧은 성인 만화를 그리곤 했습니다. 4p 정도의 짧은 야한 만화를 그린게 시작이었어요. 그 때부터 1권의 책으로 에로동인지를 그리고 싶다고 계속 생각했죠.


D : 상업 에로망가의 세계엔 어떻게 들어온 거죠?


쿠 : 청년지에 투고해서 상을 받고 어시스턴트를 하면서 에로망가 작가를 하려고도 했지만, 소재가 너무 자유로워 무얼 그리면 될지 모르겠어서 고민하던 때에, 로리망가를 그리려 생각했어요. LO도 읽고 로리망가가 좋았기 때문에. 


D : 에로망가보다 로리망가인가요? 


쿠 : 음~ 뭐랄까 제가 단순히 그림체적으로 빵빵한 걸 잘 못그렸기 때문도 있습니다. 그리고 LO는 에로뿐만아니라, 병들어 있는 주인공과 친화성이 높달까 그런 다크한 이야기를 좋아했기 때문에요. 


편 : 편집자도 병들어 있으니까요 (웃음) 기본은 어둠인거죠. 


쿠 : 그런 고뇌하는 느낌이 좋았기 때문에 잘 맞은게 아닐까? 생각하네요. 


대답에 놀라버렸다! 에로망가 작가가 되지 않았더라면?


쿠 : 인쇄 회사에 취직이 결정됐었기 때문에, 만화를 그리지 않았으면 거기 근무하지 않았을까요. 


D : 원래 만화같은 출판물을 좋아하셨던 거네요.


쿠 : 글쎄요. 인쇄 회사의 디자인 부문이라서 지금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었을지도요. 대학 유년할 것 같아서 그만뒀어요. 


D : !?


고민이 많은 작가라는 직업... 그래도 하고 있어서 다행


쿠 : 고민하면서 그리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만화를 원하는 건 나뿐인거 아닌가? 독자가 바라지 않는 걸로 고민하는거 아닌가? 라고 생각하면서 그리거나 해요. 그래서 '감상'을 원하는 겁니다!


D : 괜찮으시면 어떤 감상을 들었는지 물어도 될까요? 


쿠 :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공감했습니다' 같은 감상입니다. 나는 혼자가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숨돌릴 땐 무엇을? 


쿠 : 사전에 이 질문을 받았을 때 곤란했어요. 숨을 돌린단 개념이 없거든요. 


D : 농담이죠?(웃음)


쿠 : 물론 워커홀릭이란건 아니고. 기본적으로 인터넷 서핑이나 자O나 폭식을 하고 있어요. 할 일이 있지만 현실 도피로서 죄책감을 느끼면서 하죠... 


편 : 할 일은 하고 그 사이에 하는 거니까요. 도피하곤 다르게 건전한 거. 


쿠 : 글쎄요. 원고 끝마치고 1시간 휴식할때 게임하거나...? 의식하고 휴일을 취하는게 아니라, 결과적으로 게으른 인생이니까요. 


D : 그런 사람 많지 않나요? 사실 저도 그렇고...


대체 뭘 물어보는거야? 좋아하는 음료수!


D : 질문이 바뀌어서 당황스러울 수도 있지만 좋아하는 음식, 음료수를 가르쳐 주세요!


쿠 : (웃음) 뭐든지 괜찮나요? 그러면 '규동'이나 '옥수수빵'이나 '슈크림'일까요? 


편 : 좋아한다기보단 과식 폭식...


쿠 : 그렇네요! '의존식'이네요!


편 : 역시나 의존식인가요? 좋아한다기보단


쿠 : 포지티브한 의미로 좋아한다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웃음)


편 : 의의가 있죠 (웃음)


쿠 : 알코올에 가까울까요? 술은 안마시는데 먹는거에 중독이에요...


D : 맛있는게 넘치는 세상이니까요. 


좋아하는 음악을 알려주세요!


D : 최근 좋아하는 음악이라든가 '마이 베스트'는 뭔가요? 


쿠 : 옛날엔 로키논계를 얇고 넓게 좋아했지만, 이젠 작업용 BGM을 듣게 됐네요. 정보가 없는 음악이나 이름 없는 음악을 듣는게 작업 동력이 됐어요.


D : 칠한 느낌의 음악이 많아서 좋죠... 저도 자주 듣습니다. 


더 알려줘요! 좋아하는 영화!


D : 최근 봐서 좋았던 마이베스트를 알려주세요!


쿠 : 모처럼이니 <우타발라>에 다소 가까운게 좋은가 싶어서 가져왔습니다.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아세요?


D : 쿠지락스 선생님이 이 영화에서 좋아하는 부분이 뭔가요?


쿠 :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사람이 나쁜 재능을 발휘해 인생이 상승가도를 달리고, 돈도 있어서 섹스에 빠져 사는데 '행복해 보이지 않는' 부분이 좋아요. 사람이나 조직의 흥망성쇠를 다룬 이야기가 좋습니다. 미워하면서도 그 사람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거든요. 어쩌면 그런 고조되는 느낌을 동경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요소는 <우타발라>에도 있을지도.


최근의 취미는?


쿠 : 꽤 자주 바뀌지만... 지금은 Amazon Audible로 오디오북을 자주 들어요. 최근엔 <삼체>나 <테스카틀리포카>를 들었습니다. 


D : <테스카틀리포카>인가요! 그걸 음성으로 들으면 꽤나 인상이 다르겠네요. 


쿠 : 하드보일드에 매니악해서 엄청 좋았어요.


D : SF 같은 걸 좋아하는 느낌인가요? 


쿠 : 딱히 그렇진 않지만,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우주로 여행할 수 있는 재미가 있네요. 제 생활과 전혀 관계 없는 웅장한 이야기를 듣는게 좋아요. 


D : Amazon Audible이란 답변에 놀랐어요. 선생님의 의외의 일면을 듣게 되어 기쁩니다! 


쿠 : 하지만 슬슬 3개월 무료 체험 기간이 끝나니까 어떡할까 싶기는 하네요 (웃음)


편집자와 함께 '에로망가' 담론


편 : <우타발라>는 요즘 에로망가와 다르다고 선생님하고 얘기했죠. 컷수가 너무 많다거나. 


쿠 : 컷을 너무 나누고, 글자수도 너무 많죠. 


편 : 그렇죠. 다시 읽어보면 '이걸 스마트폰에서 읽을수 있나~' 싶고. 지난 10년간, 정확히는 9년 3개월 간 만화의 읽는 방식과 묘사의 방법이 크게 달라졌어요. 예전엔 만화를 B5 사이즈의 종이로 읽었거든요. 상업지든 동인지든. B5 사이즈로 보기 좋은 화면 구성이었죠. 종이 단행본 사이즈는 A5였지만, B5로 잘 보이는건 A5로도 축소되도 잘 보인달까. 그렇지만 이젠 스마트폰으로 보는게 주류가 됐으니 만화 그리는 방식이 바뀌었다고 얘기하셨죠. 


쿠 : 폰트 크기나 컷 수 등등에서 그렇죠. <우타발라> 단행본이 5년 전쯤에 나왔다면 다른 작가의 작품과 비교했을 때 아직 비슷했을 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보니 '뭔가 좀 어수선하네', '뭐야 이 컷 수는', '이런 글자 수는 이상하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편 : 그러네 (웃음). 현재 에로망가계에서도 <우타발라> 같은 만화는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창작계 동인지라면 아직 있을 수도 있지만, 전자판 동인지의 판매 등을 고려하면 더 알기 쉬운 내용과 적은 컷수로 그림을 보여주자, 그림으로 대사를 포함한 내용을 읽게 하자, 라는게 주류라고 생각합니다. 에로 신도 아닌데 이렇게 의미를 많이 넣을 필요가 있나?


D : 역시 10년 지나면 많이 바뀌는군요.


쿠 : 전자판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편 : 종이 메인이었던게 종이를 신경쓰지 않고 전자판만으로 내는 경우가 늘어났다고 느끼는 10년이었죠. 그러므로 <우타발라>는 귀중하다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비슷한 작품은 나오지 않을 거에요.


쿠 : 유물(웃음).


편 : '이제 와서 우타이테를?' 까지 포함해서 즐겨주셨으면 하네요.


쿠 : 조금 예전의 노스텔지어를 즐기는 느낌으로 긍정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떤 작품을 읽고 싶나? 


쿠 : 에? 저요? 저는 다른 작가에게 '이런 걸 읽고 싶다'고 말하고 싶지 않아요.


D : 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죠... 실례했습니다. 


쿠 : 제 이야기라도 상관 없다면... <우타발라>는 에로 이외 부분에서 머리를 너무 써서 피곤한 느낌이라, 다음엔 반찬이 될 수 있는 작품을 그리고 싶네요. 머리 쓰지 않고 뽑을 수 있는. 


쿠지락스 선생님이 좋아하는 에로망가


D : 다른 작가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씀하셔서 죄송하지만, '이거다!'라고 좋아한 에로망가를 알려주실 수 있나요? 


쿠 : 모처럼이니 상업 작품으로 뽑을까 싶어서 단행본을 가져 왔습니다. 

러프 스케치 (세키야 아사미) : 세키야 아사미 선생님, 계속 좋아했습니다

그녀의 순간 (나카무라 쿠즈유) : 나카무라 쿠즈유 선생님. 인터넷에 정보가 적은 선생님이라서 잘 모르지만 계속 읽고 있습니다. 

플러스로 이 두 분의 동인지도 많이 읽고 있습니다. 좀 의외일까요?


D : 그렇군요. 상당히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같은 LO에서 그리는 선생님의 작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유를 들어도 되나요?


쿠 : 네. 묶어서 소개해서 실례일지도 모르지만, 두 분의 작품은 조용하고 차분한 공기감이 있지만, 에로 신은 질척거리고 굉장히 야하거든요. 어른스럽지만 내면에 성적 흥미를 품고 있는 소녀가, 성인 남성과의 섹스에 빠져들고 만다. 그런 묘사법이 매우 좋습니다. 


작품에 따라 다르지만, 남자에게 아련한 연심을 품은 소녀가, 내면이 보이지 않는 남자에게 빠져들어... 같은 데서 흥분합니다. 소녀의 연심과 성적 쾌락이 뒤죽박죽이 된 느낌이 좋거든요. 


동경하고는 있지만, 막상 제가 그리다 보면 남자에게 개그 같은 대사를 시키거나 남자의 촌스러움 같은 것도 그리게 되니까 닮을 수가 없어요. 여자애의 느낌 같은 건 정말 '이상'인걸요. 


쿠지락스 선생님의 좋아하는 동인 작품


D : 상업에 이어 좋아하는 동인 작품도 듣고 싶습니다. 


쿠 : 서클 'bolze.'요. 종이 동인지 시대부터 좋아했어요. 


편 : 에로망가의 문법을 만든 작가 중 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컷분할'과 '손글씨'요.


쿠 : 맞아요 맞아요. 영향을 받았어요. 


편 : 에로망가란 무엇인가하면, '손글씨'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그 문법의 하나를 완성시킨 작가입니다. 후타바테이 시메이 같은 분이죠. 


쿠 : 2차 창작 같은 것도 시대가 바뀌어도 그림체가 계속 귀엽고, 능욕, 순애, 거유, 빈유, 숙녀, 로리 등 장르 구분 없이 그릴 수 있다는 점도 동경하는 부분이에요. 계속 빠져드는 작품을 만드는 서클이라고 생각합니다.


편 : 서클 'bolze.'를 아느냐에 따라 세대가 갈리겠네요.


쿠 : 에로망가 연구자에게 bolze. 연구서를 만들어 달라고 하고 싶어요. 컷분할이라든가 후세에 영향을 주고 있거든요. 


편 : 그걸 모두가 흉내내고 그걸 확산시켰다는 흐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세로 컷을 쓴다든가. 


쿠 : 3단 컷분할로 같은 시점으로 나란히 배치되어 있는 것도 그렇고요.


편 : 옛날 에로망가는 상하 2단이나, 3단 가로 컷이 기본이었어요. 만화로서 더 읽기 쉬웠기 때문이죠. 그림을 크게 그릴 때는 기본적으로 세로 컷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 분부터 세로 컷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쿠 : 좀 더 논의되길 바랍니다.


편 : bolze.씨가 만들었는지는 엄밀히 말하기 어렵지만, 그 분이 완성한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쿠 : 참고가 되었습니다. 


편 : 꼭 젊은 분들에게도 알리고 싶은 분입니다. 


[잡담] 궁금했던 걸 잔뜩 물어봤습니다. 


D : 기사를 쓰면서 상권을 다시 읽었는데요, '읽으면서 이만큼 괴로워지는 에로망가'는 별로 없는 것 같아요. 


편 : 하권은 더 심하죠 (웃음) 


D : 읏...! 1화가 나온 당시엔 읽을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여서 다시금 보고 있네요.


쿠 : 그렇군요! 세대적으로는 <우타발라>의 JC들과 같은가요?


D : 네. 정확하게 모 동영상 사이트의 전성기라서 '우앗 와닿는다' 싶고... 여자애들 쪽의 기분도 세이아 쪽의 기분도 알 것 같아서 괴로웠습니다. 물론 에로 최고 우헤헤 같은 느낌도 있고, 우리 쿠지락스는 최고구나 싶었ㅈ.


쿠 : 오~ 감사하네요. <우타발라>를 그리던 당시엔 그쪽 업계 출신 분한테 '그리는 방식이 잘못되면 싫다' '바보 취급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싫다' 등등 불안이 있어서, 그 세대 사람한테 그렇게 들으니 기쁘네요. 


편 : 그런 업계 이야기가 의외로 보편적일지도... 모르겠네요?


쿠 : 뭐 후반부를 보고 뽑을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캐릭터의 그 후의 이야기를 보고 싶다는 동기로 봐줬으면 하네요. 


차기작 구성과 편집자 W씨의 옛 이야기


D : 차기작의 구성 등이 있나요? 


쿠 : 여자애 시점의 만화일까요? 남자의 내면은 별로 묘사하지 않는 느낌으로 하고 싶네요. 지금까지 잔뜩 그려오고 나서야 생각하는 건데, 남자의 내면은 그리지 않는 편이 반찬으로 삼기 쉬울까? 싶어서...


편 : LO에선 남자의 내면을 그려달라고 창간 15년동안은 계속 말하고 다녔어요. 지금은 그렇게 말하진 않지만, 그릴 수 있는 사람에겐 '독자 공감'이란 부분을 그려달라고 하는데. 그렇지만 그게 되는 작가는 극소수라서, 뭐랄까 다들 '싫다'고 안그려요.


쿠 : 남자의 고뇌 같은 걸 에로망가에 넣으면 병들수밖에 없습니다. 


편 : 실제로 그렇게 병들어버린달까 '다시는 못그리겠다'고들 하죠. 


쿠 : 위험한 행위니까 그만두죠 (웃음)


편 : 그래도 아플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약한 인간의 어둠을 그리는건 반응이 좋아요. LO라든가 에로망가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혐오감을 포함해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죠.


대작을 마친 뒤 하고 싶은 것도


D : 동인이나 상업 등에서 향후 활동하거나 도전하고 싶은 일을 가르쳐 주셨으면 해요. 


쿠 : 그렇네요. 동인지로 30페이지 정도 작품을 몇 개 내면서 제 현재 위치를 알고 싶네요. 지금 내가 뭘 그리고 싶은건가?를 알고 싶습니다. 장편 말고 단편에서... 장르라면 선생x학생이나 동급생같은거? 저는 작품 수가 적어서 안 그린 장르가 꽤 있기 때문에 평범한 걸로 전부 해보는 것도 좋겠네요.


D : 앞으로도 선생님의 작품을 읽을 수 있다니 매우 기대되네요. 


쿠 : 마감이 가까워지면 못 그리게 된다거나 마음이 병들어 버린다거나 민폐를 끼치기도 하니까 일단은 혼자서 작품을 그리는 차례일까? 싶긴 해요.


편 : 압박을... 저는 압박을 줘서 그걸로 열심히 하게 만드는 스타일이었는데, 초기의 쿠지락스 선생도 그런 경향이 있었거든요... 있었다구요, 진짜로?


쿠 : ...네(웃음)


편 : 다만 편집측 압박만 있으면 좋은데, 독자한테 '예전이 좋았다'고 오니까 허들이 점점 높아지죠. 


쿠 : 멋대로 높아집니다 (웃음)


편 : 당연히 필요한 거긴 하죠? 독자분들의 응원이나 감상 같은 건. 지금은 이제 편집부에서 압박을 주는 건 그렇게까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지금이니까 말할 수 있는 거지만요(웃음).


쿠 : 그리지 못하던 시기엔, 자존감이 너무 낮아서 감상이나 응원의 메시지를 받아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있더라고요.


편 : 그래도 없으면 없는대로 또 외롭잖아요.


쿠 : 맞아요 맞아요. “감사합니다”라고 기분 좋게 말하고 싶죠. 근데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하면 오히려 그림을 못 그리게 된다는 걸 최근에 깨달아서, 이제는 “어떻게든 해나가겠습니다”로 바꿔 말하기로 했어요(웃음).


편 : 성장했네요. 그게 중요한 거예요! 저도 쿠지락스 선생님을 홍보할 때 “천재”라는 말을 꼭 붙였거든요.


쿠 : 그렇죠. 그것도 실은...


편 : 결국 "그거 좀 그만해주세요"라고 해서 그만두긴 했어요. 그래도 독자들에게는 엄청 잘 먹혔어요. 편집부도 독자들도 작가 선생님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좋은 문구였거든요. 근데 결국 선생님이 먼저 버티질 못했죠.


쿠 : 처음에는 “천재일 수 있다면”이라고 생각했는데... 연재를 하면서 각본의 허술한 부분에서 막히거나 하면, 아무리 봐도 “나는 천재가 아니다”라는 현실에 우울해지고... “지금 죽으면 혹시 ‘미완의 천재’ 같은 이미지로 남을 수 있을까?” 같은 정신적으로 위험한 상태까지 가버린 적도 있었어요.


편 : 그 얘기 듣고 나서 "이제 그만둬야겠다"라고 생각했죠.


D : 저, 기사 쓸 때 좀 과장하는 버릇이 있긴 한데……


편 : “천재”는 빼주세요! (웃음)


D : “천재”는 빼는 게 좋겠죠(웃음), 알겠습니다!


편 : 기사 어디엔가 “천재라는 단어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라고 넣어두죠. 개그적으로 쓰는 건 괜찮죠?


쿠 : 이 대화 그대로 써버립시다(웃음).


전자판 잡지 <LOE> 시리즈에 대해서


<LOE>라는 모든 편집자가 편집장이 되는 인기 시리즈가 있는데요. 


편 : 전자판 '장르 앤솔로지' 같은 느낌으로 하고 있습니다. 


D : 그렇네요. 만약 선생님이 그 장르를 고를 수 있다면 뭘로 하시겠어요? 


쿠 : 음... 굳이 말한다면 '모닝펠라'를 메인으로 하는 삽입 없음 특집이 좋겠네요. 


편 : 상냥한 망가네요~


쿠 : 요새 조금 '실전 없음' 장르 늘고 있죠?


D : (끄덕끄덕)


편 : 엄청 동의하시네요 (웃음) 저출산을 피할수 없겠군요. 


쿠 : 그릴 때도 전희에서 이미 다 끝나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 상에선 삽입 없어도 괜찮지 않을까?" 같은 느낌도 들고요. 개인 작품으로 내면 "실전 없어?"라고 할 수도 있으니까 앤솔로지에서 평소에 못 그리는 걸 시도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모닝 펠라만으로는 범위가 너무 좁을까요?


D :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재밌을 것 같은데요!


편 : 결국 캐릭터의 바리에이션만 바뀌는 걸까요? 그러면 결국 에로와는 또 다른 부분을 고민하게 되는 거라 나름대로 흥미로울 것 같아요.


쿠 : 얼마나 겹칠지 궁금해요 


편 : 옆집에 사는 소꿉친구? 아니면 메이드라든가 


쿠 : 여동생도 있어요.


편 : 그러고 보니 <LOE>를 만들면서 느낀 건데, 편집자로선 지금 얘기한 것처럼 평범한게 올까 기대하거든요? 하지만 전혀 다른 게 와요(웃음)


쿠 : 아~ 다들 "누군가 하겠지" 하고 다른 걸 하는군요 (웃음)


편 : 맞아요! "그건 내가 할 게 아니잖아!"라고 "그걸!?" 같은거만 올라와서 전문 앤솔로지인데 평범한게 없어져 버려요 (웃음)


쿠 : 마이너한 거만 모이는 거네요(웃음).


편 : 편집자의 고민이에요~ 저희 스태프들도 다 "한 개쯤은 정석적인 거 그려주면 안 되나?"라고 말하곤 해요.


창작 시의 개그 


D : 아까 얘기에서 '개그를 넣고 싶다'는게 공감되더라고요. 


쿠 : 에! 알아 주시는 건가요? 그 얘기는 무한정 할 수 있는데 (웃음)


D : 저도 기사를 쓴다거나 할 때 개그를 넣고 싶어져서 초안 단계에서 이상해지니까 상사한테 주의를 받은 적도 있어요...


쿠 : 시모네타 같은 건가요?


D : 시모네타나 인터넷 용어


쿠 : 아~! <우타발라>도 그렇거 가끔 넣었죠. 시간이 지날수록 '지금 읽기엔 좀 그렇지 않나!?' 처럼 되거든요(웃음)


D : 인터넷 용어는 날 것 그 자체니까요...


편 : 그래도 인터넷을 그리려면 들어갈 수밖엔 없겠죠. 


쿠 : 다음에는 시대 설정을 하지 않을수도... 그런 시대도 있었지 정도로 받아 준다면... 그래도 떠오르면 넣고 싶어요. 


D : 진지한 장면에도 넣고 싶어지죠. 


'작가'라는 존재에 대하여


D : 편집이나 창작에 대한 이야기인데, 작품을 작가와 만들어감에 있어서 차이 같은게 있나요? 성별이라든가. 


편 : 이런 저런 분들이 있죠. 만화가들이 대단한건 다들 가지각색이란 점이거든요. 거기가 재미있지만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고, 같은 대응을 해도 도움이 되거나 마이너스가 되거나 해요.


D : 성별이나 연령이 아니라 '작가'라는 생물이요?


편 : 그런 것 같네요. 저는 그다지 잘 대응을 못하는 편이라 누구든 편안하게 작가를 대할 수 있다면 좀 더 일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쿠지락스 선생님과 편집자 W씨가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나


D : 답하기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나 궁금합니다. 


쿠 : 네. 편집장이고, 편집장이라 좋았어요. 담당은 OK지만 편집장은 NG 같은 것도 없어져서 좋았고, 마음이 병들었을 때나 폭식했을 때는 러닝도 함께 자주 하는 사이었어요. 


편 : 많이 뛰었죠. 


쿠 : 요즘은 안 하지만, 한때 러닝으로 도피하는 시기가 있었네요 (웃음).


편 :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느낌이었죠 (웃음)


쿠 : 일 얘기는 내쳐두고 뛰던 시기가 있었죠.


편 : 저도 거기서 러닝하던걸 기억하며 아직도 하고 있어요.


쿠 : 다시 러닝 재개하고 싶네요.


편 : 같이 달리면 좋겠습니다. 


편 : 저는...음 아마도 제 담당작가중에 가장 '만력이 높다'일까. 하지만 취향이 아니라는 생각도 있었어요. 전 만화 편집자 체질이 아닌 것 같아요. 


쿠 : 그런가요? 


편 : 맞아요(웃음). 좋아하긴 하지만! 그래도 작가님을 어떻게 팔아야 할지 고민하는 것도 제 일이긴 한데, 그 부분이 좀 부족한 편이라...


선생님이 "남자를 그려주셨으면 한다" 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건 전혀 팔릴 만한 것이 아니죠. 팔기 위해 정반대의 걸 부탁드렸던 거예요.


하지만 쿠지락스 선생님은 그 부분을 "엄청나게 잘 그릴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나 로리콘의 나약함을 그릴 수 있는건 희소하다 생각해요. 직접 보고 온 것처럼 묘사 가능한 작가는 일반 만화에도 에로망가에도 거의 없거든요.


쿠 : 이번 작으로 이런 걸 그리는건 만족했기도 하고, 마감이라는 사이클 자체가 제 멘탈엔 좀 버겁다고 생각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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