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에 걸린 저자의 아버지는 인도계 미국 이민자 1세대

생물학 분야의 유능한 연구자이자 인도에선 국가 차원의 농업 프로젝트도 진행한 인물이었고

자국이 정치적으로 불안정하던 격동의 시대에 미국 이민길을 뚫어서 온 가족들을 정착시킬 정도의 불굴의 의지를 지님

미국에서도 크고작은 프로젝트들을 성공시키며 동종업계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정도로 똑똑함

이런 사람도 치매 한번 걸리니

모든 지식들을 다 까먹고, 똥오줌도 못 가리며 혼자 생활조차 못하고, 사별한 아내마저 잊더니, 종국에는 말조차 제대로 못함

(개인서재 한켠엔 그가 멀쩡하던 시절 열심히 따라하던 '치매의 진행을 늦추는 방법' 칼럼이 끼워져 있음)

심지어 안정적인 생활 기반을 갖춘 미국 중산층인데다가

장성한 아들들이 다 뉴욕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인데도 케어에 빈틈이 생길 정도임

이 책 읽은 후로 걍

나이 들어서도 혼자서 위풍당당하게 살 수 있다는 말들이

다 현실감 좆박은 개소리처럼 느껴짐

늙은 인간은, 젊은 사람들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으로 무력한 존재임

절대로 혼자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