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 바로잡는 순애선
에피소드 1 : 사립(남녀공학)기숙고등학교
oo고등학교로 말할 것 같으면, 대한민국의 망해가는 사립기숙고등학교라고 할 수 있다.
남녀공학으로 그 구조를 잡았다는 것부터 대한민국 입시에서 실패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뭐 자유롭게 애들을 가만놔두지도 않는다. 진학하기전, 학교의 이름값에 현혹되어 더 큰 이름값있는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열망을 갖고 입학했던 1학년들은, 사감과 선생의 닦달아래에서 꽃다운 청춘을 억누르는 법을 배운다.
그리하여 2학년 때에는, 흔히 낙오자라고 불리우는 애들이 바리에이션으로 나온다.
뭔가 모순이 있다는 걸 인생에서 처음으로 인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매우 혼란스러워 한다.
꽃다운 청춘이 바스라지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처음에는 바스라진 청춘을 보며 흐느끼고, 나름대로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게 쉽지 않음을 느끼고 망연자실한다.
아니면, 그런 바스라진 청춘도 인생의 일부로 여기며 용기있게 자신의 일을 해나가는 존경스러운 아이들도 있다.
나는 일단 전자였다.
난 2학년 때 면학실에서 수학문제를 풀다가 문득, 이대로(청춘을 억누른 채)공부만 하다간 미쳐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공부가 진정으로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인가? 내 나름대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스멀스멀 내안의 추악한 욕망이 고개를 드는 것이다.
우리 학년에서 가장 예쁘다는 이지혜…평소 수업때에는 단정하게 정복을 입고 다니지만, 방과후에는 타이트한 반바지체육복을 입고 다니는 그 애…
물론 같이 수업을 듣거나, 같은 면학실에서 공부를 하진 않는다. 왜냐하면 거지같은 사감과 선생은 이렇게 말하고 다니기 때문이다.
‘연애하는 년놈들은 여기 있을 자격이 없다.’
그러면서 3학년의 전교 1등 정희 누나와 모의고사 1등 현재 형의 연애는 눈감아 준다.
아무튼, 지혜의 타이트한 체육복 자태를 생각하면 할 수록 연애를 하는 것도 공부를 잘해야 할 수 있다는 이 거지같은 논리가 너무 황당하고 분노가 치미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울분과 분노를 지혜에게 추악하게 나마 쏟는다면 9시부터 11시까지 공부만 해야한다고 가스라이팅 당하는 이 현실이 살만해 지겠다는 마음을 먹기에 이른다.
그래서 일단 자리를 박차고 화장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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