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장 만갤 녀석들한테 속은건가...

그럼 그렇지 히키찐따들 주제에 정모 따위를 열 배짱이 있을리가

"두고보라고 만갤 이 빌어먹을 자식들아 !!! "

난 스타벅스 소파를 박차고 일어나며 외쳤다.

그러자 등 뒤에서 "히...히이익.." 이라는,

마치 작은 햄스터가 고양이 앞발에 깔린채 낼 법한 하찮은 소리가 들려왔다.

"어라? 죄송합니다. 조금 열받는 일이 있어서 잠시 자신을 잃어버렸달까...."

나는 곧바로 두 손을 합장하고 뒤돌며 말했다.

그 순간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자그마한 미쿠 캔뱃지가 달린 정체불명의 모자를 어딘가 삐뚤하게 눌러쓴 왜소한 체구의 소녀.

분명 세탁은 주기적으로 했겠지만 오랜기간 안버리고 입은 것 만큼은 확실해 보이는 꼬질꼬질한 복장과

특유의 자신감 없이 굽어있는 자세가 그녀를 더욱 보잘 것 없이 만들었다.

그녀는 고개를 푹 숙이고 눈을 피하더니

"저저저..저기 여...여기가....그.."

체감상 8초 정도의 침묵, 이내 침을 꿀꺽 삼키고 외쳤다.

"여기가 '만갤 정모' 장소라고 해서 왔는데요!!!!"

어색하게 쉰 목소리가 잠실 스타벅스 건물 전체에 울러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