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본애) 원더풀 프리큐어 50화 (마지막화)

ㅇㅇ · 2025.02.09 01: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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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이 다 끝나 코무기를 비롯한 동물 애들이 더 이상 사람 말을 못하게 되었을 때 어쩔 수 없다는 건 알아도 많이 슬펐었는데 마지막에 카가미이시 덕분에 다시 대화할 수 있게 된 순간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호프리도 그렇고 이렇게 해피 엔딩으로 끝내주니 정말 좋네요

스바루가 가오우와의 진솔한 대화, 코무기를 비롯한 프리큐어타치의 보듬어줌으로 원한을 완전히 해소하는 장면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특히 코무기가 스바루와 가오우를 귯하고 안아주었을 때는 진짜로 울컥스러웠습니다

이렇게 스바루와 가오우의 서사까지 멋지게 마무리하니 정말 박수를 쳐주고싶을 뿐이었습니다

후반부 파트를 보며 가오우가 너무 힘을 숨기는 거 아닌가 걱정이 되었는데 엄청난 힘순찐일뿐이었던 거네여 이렇게까지 감정을 폭발시킬 수 있었다니...

결국에는 가오우 군단도 완전한 악이 아니라 가루가루나 가오가온과 마찬가지로 구원을 받아야 하는 존재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왕프리는 진짜 미친듯이 대단한 각본 구성력을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각 캐릭터가 닮은 듯하면서도 명확히 대비가 되는 개성적이고 입체적인 서사를 보여주었는데 그 서사들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주제의식을 향해 유기적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왕프리는 모두와 친해지는 이야기(그럼에도 친해질 수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모두와 친해지기까지에는 벽이 있는데 그 벽은 자신이 만드는 것일 수도 있고(용기 부족), 남이 만드는 걸 수도 있고(과거의 상처, 적대감), 아니면 정말로 어쩔 수 없이 불가피하게 세워지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죽음)

하지만 왕프리의 인물들은 서로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각자가 벽을 깨부수어가며 성장을 이루어냈습니다 남이 베풀어준 사랑을 통해서, 또는 그 사람에게 자신이 사랑을 베풀면서 말이져

그러는 과정에서 모두를 위하는 마음이 커져가는데 신기하게도 둘 사이의 특별한 유대감이 굳세져갑니다

이로하는 가오우 군단과의 대면, 후쿠의 죽음으로 벽을 맞닥뜨리게 되지만 코무기를 중점으로 친구들(심지어 토라메까지)의 사랑과 위로로 그 벽을 극복해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코무기도 초반부에 자신이 좋아하는 목줄이 사라지는 불가피한 벽을 겪었는데 이로하와의 화해를 통해 그 벽을 무너뜨렸습니다

코무기는 자신이 생각하는 부조리한 불가항력을 뛰어넘었기에 이로하가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었던 거고 끝에서는 둘 사이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는 결과를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유키와 마유도 비슷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견조보다는 자신이 세운 벽을 넘는다는 측면이 강하다고 봅니다

사토루군의 경우는 이로하와의 특별한 형태의 사랑으로 그 벽을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프리큐어타치가 이렇게 성장했기에 자신들과 동질적이면서 동시에 벽을 극복하지 못했던 가오우 군단에게 순수하게 사랑을 베풀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 것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사실 애니멀 타운의 정신이 어떻게 계승되었는지를 생각해보면 프리큐어타치도 스바루로부터 힘을 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록 스바루는 말도 안되는 부조리함으로 인해 생전에는 그 벽을 넘을 수가 없었지만 자신이 어떻게든 베풀었던 그 친해지자는 정신이 시간이 흘러 숲을 이루었기에 최종적으로는 그 사랑을 다시 받아 벽을 극복해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주제의식의 시작점이자 도착점이 된 스바루의 서사를 비롯하여 프리큐어타치와 그 주변인물들의 서사를 통해 계속해서 빌드업을 쌓다가 49, 50화에서 그것을 고퀄리티의 연출을 통해 폭발시켜주어 주제의식을 휼륭하게 관철시켜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니코는 이런 인물과는 이질적인 캐릭터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니코는 전지전능한 듯한 존재이지만 적을 물리치는 능력보다는 강하게 질서를 유지하려는 측면이 강했습니다

이렇게 질서를 유지하는 것을 가장 중요시한 캐릭터인만큼 모두와 친해지려는 마음이 프리큐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 스바루와의 대결에서 제대로 된 활약을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니코가 프리큐어의 힘을 압수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긴 했으나 실질적으로 프리큐어의 힘을 부과해준 것은 니코가 아니라 카가미이시였던만큼 프리큐어의 '마음'은 니코가든이 아니라 카가미이시에서 찾아지는 것 같습니다

니코가든은 동물들의 천국을 표방한 하나의 이상향 세계로 현실과 큰 연관이 없이 동떨어져 있었지만 가오우 군단에 의해 일시적으로 현실과 연결된 것 뿐이기에 스토리나 주제의식보다는 판타지 세계에 대한 흥미를 돋우는 역할로서의 의미가 더 강한 공간이었다고 봅니다

키라링 애니멀을 다 모아서 니코가 부활할 수 있었긴 했지만 그 니코가 가오우 상대로 큰 역할을 하지 못했으니 말이져

그래도 그 니코가든에서도 메에메에는 니코와 달리 프리큐어의 마음에 동화되었기에 비록 여러번 트롤짓을 하긴 했어도 마지막화에서 현실과 니코가든을 연결시키는 업적을 세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스바루는 니코가든의 존재를 어떻게 파악했던 걸까요? 이건 잘 모르겠네여...

키라링 애니멀 능력도 왕프리의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프리큐어가 가루가루, 가오가온과 맞설 때 항상 먼저 해야하는 건 제압인만큼 판다 능력이 너무 사기인 거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프 스킬이 아니라 자냐 안 자느냐의 결과만 남는 능력인만큼 애초부터 제대로 활용되기가 어려웠다고 봅니다

여우 능력은 그냥 개그용이었음요 ㅋㅋㅋ 타이어 코무기 ㅋㅋㅋㅋㅋ

토끼랑 햄스터 능력은 처음 나올 때 빼고 너무 안 쓰여서 아쉬웠습니다 능력 특성상 사용될 곳이 너무 한정적이었습니다

나머지 사자, 곰, 사슴, 펭귄, 스완의 능력을 잘 활용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능력들 중에서는 역동적인 공중 액션씬을 가능하게 한 스완 능력이 가장 좋았습니다

다만 펭귄, 사자, 사슴의 세 능력이 전부 발에 버프를 준다는 점에서 겹치는 느낌이 조금 과다하지 않았나 싶었네요

사슴 능력은 스완 능력의 하위호환이 아님요?

차라리 바닷속에서 활동할 수 있게 하는 능력이 있었으면 지상전, 공중전과는 색다른 수중전을 볼 수 있었을 거고, 바다 동물 계열의 가루가루&가오가온이 나올 수도 있었을만큼 더 다양한 맛의 전투를 즐길 수 있었을텐데 말이져...

그래도 전 화를 걸쳐서 다양한 가루가루와 가오가온이 나왔는데 소재가 된 동물의 특성에 맞춘 전투방식을 보여준 점이 개성적이라서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자고 있지만 강력한 상대를 공략해야 했던 판다 가루가루가 제일 특이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동물들에 맞서 프리큐어타치가 멋진 전투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번이 두 번째로 보는 프리큐어 작품이라 육탄전의 중요성을 아직은 잘 모르겠으나 초반부 유키의 활약을 보면서 역시 시원한 맛에서 쥐어패는 걸 따라올 수 있는 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이 시원한 맛보다는 작품의 주제의식을 일관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쥐어패는 씬이 없는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없었으나 이 방향성 내에서도 더 액션을 화려하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네여

고백편이나 티라노편, 최종 전투편과 같이 확실히 고점인 편은 있었으나 그 외에는 무난했다라고 생각합니다

액션을 벗어나사 모든 변신, 필살기씬의 퀄리티는 역시 프리큐어답게 대단했습니다

4인 필살기의 경우 1번 주인공인 코무기가 열쇠를 넣고 빼는 역할을 하는 게 좋았습니다

다만 아미티 리본 탬버린을 볼 때마다 탬버린의 노래방 이미지 때문에 살짝 경박스러운 느낌이 들어서 사용하는 악기가 탬버린이 아니라 다른 거였으면 어땠을까 싶었네여

또, 필살기를 보면 주제의식상 악을 물리친다기보다는 프리큐어가 동물과 진심으로 친해지고 싶다는 마음을 전해주는 것에 가까운데 매화마다 빠르게 전투를 치뤄야하다보니 필살기로 동물이 정화가 되는 거에서 뭔가 약같은 걸 강제로 주입해서 친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 모든 걸 벗어나 왕프리의 엄청난 감정은 일상씬에서 찾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그낭 일상씬이 존나 재밌었습니다

모든 캐릭터가 매력적이었고 매장면마다 연출을 웃기게 잘해주었기에 이렇게 재밌을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실 코무기가 캐리한 측면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코무기가 제일 좋아서 중반부에 코무기의 비중이 약해졌을 때는 조금 많이 아쉽기도 했습니다

코무기가 매번 그 특유의 웃기면서도 귀여운 표정을 지었던게 진짜 미친듯이 맛도리였습니다

일상씬 외에도 감동 에피일 때는 감동을, 럽코 에피일 때는 럽코를 아주 잘 뽑아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35, 36화는 메인스토리를 벗어난 에피 중에 가장 고점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닐 수준이었습니다

정말로 진심으로 휼륭한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49화는 이 이상이 절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최고의 전개를 보여주었고...

이걸 왜 실시간으로 안 봤을까... 큰 후회감이 드네요

그래도 이제서라도 본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정말 정말 정말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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