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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한 사람” 보고 왔습니다. (스포 주의)앱에서 작성

아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2.03 02:56:16
조회 130 추천 6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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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외로운 곳은 엮이지 않는 사람들 사이였습니다.


작중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가볍게 소모된다.

주인공과의 재회를 약속하며
꿈을 이루러 떠난다던 과거의 라이벌은,
조금도 변하지 못한 채 주인공 근처에 서성이고 있었으며.

그 둘 사이에 끼어있던 히로인적 존재도
대학 추천 입학이 취소된 것을 시작으로,
악운이 겹쳐 결국엔 몸을 파는 사람이 되어
주인공의 돈을 훔쳐 달아나기까지 한다.


이는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해
언제나 홀로 서길 원했던 주인공의 상태만
더욱 악화시킬 따름이었다.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고 직책에 얽매이지 않으려 하였기에,
이대로 침전하여 어디론가 사라져도
누구 하나 빈자리를 느끼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으나.

그런 그가 고고하게 남지 않도록
사람과의 유대를 단단히 묶어준 건,
다름 아닌 외롭게 되기 위한 수단인 클라이밍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곳,
어느 누구의 발길도 닿지 않는 저 높고도 적막한
K2 동벽에 오르겠다고.”

어쩌면 모든 것이 시작된 그날—
외로워 지기를 택한 그날부터 지니고 있었을 꿈을,
누군가가 함께 이루자고 말한다.


사람의 손길이 닿기 시작한다.

언제나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피적인 태도로 일관하던 주인공에게,
함께 자일을 묶고 산에 오르는 이들과의 유대는
사뭇 다른 것이었다.

책임이 생기고 그에 따른 불화도 생긴다.
그런데 어째서일까?
그토록 사람과 엮이기 싫어했던 주인공이,
온갖 부조리를 겪으면서도 그들과 발자취를 맞추려 한다.

… 끝내,
모두를 잃고 다시 고고한 사람이 되었을지언정.

그들의 임종을 지키려 하고 주검을 수습하고자 한다.
한번 묶은 자일은 끊어낼 수 없는 것이기에.


그 뒤로 주인공은 많이 변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는다.
다른 사람들의 신뢰를 받으며 맡은 직책에 최선을 다한다.
목표를 위해서라면 목숨조차 가벼이 여기던 주인공은,
이제 없다.

아니,
없었었다.

자신을 동경하던 후배를 만나기 전까지.

후배가 말한다.
자신과 함께 자일을 엮고 감히 누구도 등정하지 못한,
K2 동벽에 올라 보자고.

듣기만 해도 가슴이 떨린다.
무심코 자신도 모르게 등산 가방을 정돈할 정도로.
어쩐지 다급해 보이는 부인에게 애써 변명을 하지만,
— 눈을 뜨니 몸도 마음도 벌써 K2에 도착해있었다.





이윽고 바람이 분다.

언젠가부터 눈을 머금은 바람이 세차게 불어왔다.

후배의 넋은 사라졌고 나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돌아가자. 가족이 있는 곳으로. 살아서 돌아가자.
올라가자. 바라고 바란 곳으로. 죽어도 올라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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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외로운 곳은 엮이지 않는 사람들 사이였습니다.

서로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고된 자들을 엮어내는 것은,

다름 아닌 모두를 이다지도 고고하게 만든 산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산을 오르는 행위가 무의미하며,

그저 현실도피에 불과하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맞는 말일지도 모르죠.

언제까지나 자일을 엮기 전까진 말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의 주인공이 지은 표정처럼,

그 행위가 행복하다고 느끼기 전까진 말입니다.


이상,

고고한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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