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김승옥 - 60년대식 읽으며 좋았던 문장들앱에서 작성

내가훔친여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1.23 21:48:16
조회 47 추천 1 댓글 4
														

7d988302b5856f85239982ed349c7064faf15290ac6091882b5db7760ce795d7eb3a69114a869fc0814804e424767bf380fc3d

서울 사람들은 그저 남자는 이발소에, 여자는 미장원에 가서 머리털을 가다듬고, 그 다음엔 다방에서 만나 차를 마시고, 그 다음엔 대중식당에 가서 불고기나 냉면을 한 그릇씩 먹고 나서 그 다음엔 또 다방에 들러 차를 마시고, 그 다음엔 약방에 들러 소화제를 사먹고, 그 다음엔 여관에 가서 자고, 그러다가 병을 얻어 병원엘 가고······ 그러기만 하는 것 같았다.

한번 더 되풀이하자면, 어떤 사람은 약을 팔아서 차를 사마시 고 냉면을 사먹고 여관비를 내고 병원비를 내고, 어떤 사람은 차 를 팔아서 약을 사먹고 냉면을 사먹고 여관비를 내고 병원비를 내고, 어떤 사람은 냉면을 팔아서, 어떤 사람은 손님을 재워주 고, 어떤 사람은 주사를 놔주고······ 

정말 이렇게들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답답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돈은 그야말로 돌고 돌기만 할 뿐 탄생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마치 모주꾼 두 사람이 술장사를 시작했다가 결국 술 두 동이만 비워버리고 돈이라고는 처음에 그중 한 사람이 가지고 있던 동 전 한 닢만 남았더라는 꼴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정말 이렇게들 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왜 답답해하지 않을 것인가!

.

.

.


물론 도인은 아직 답답해서 미칠 필요는 없다고 자신을 달랬다. 어디엔가 차나무를 재배하고 있는 사람은 있으며, 어디엔가 메밀씨를 뿌리는 사람은 있으며, 어디엔가 약초를 기르고 있는 사람은 있으며, 곰팡이에서 주사약을 빼내는 사람은 있는 것이다.


.

.

.


정열 -그것은 확실히 도인에게는 서먹서먹한 말이었다. 그 것이 무엇을 뜻하는 말이라는 것을 모른다는 뜻이 아니라, 도인 그 나름으로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말이기 때문에 그에게는 서먹 서먹한 말인 것이었다.
그렇다. 도인이 가장 경계하는 것들 중의 하나야말로 바로 정 열이라는 것이었다. 
도인의 이해 속에서 정열이란, 우리들이 살 고 있는 이 세계를 지옥으로 만들고 있는 가장 나쁜 원인들 중의 하나에 불과하였다. 
정열이라고 하면 도인의 머릿속에 우선 떠 오르는 것은 어쩐지 수양이었고, 연산군이었고, 일본 군국주의자들이었고, 히틀러였고, 중공의 홍위병 이었다. 그리고 약간은,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그 모든 것에서 엿보이는 그 무엇이었다.
그것은 판단이 결핍됐을 때 나오는 우격다짐의 행동이었고, 무기고를 감추려는 광란의 몸짓이었고, 지나가버린 일, 또는 이렇게 쓸 수도 있고 저렇게 쓸 수도 있는 시간에 대하여 인간들이 근본적으로 느끼고 있는 절망감에 호소하는 과격한 프 로파간다였다. 진정한 혁명에서는 그것을 지배했던 이성과 지성 의 빛이 무엇보다도 두드러져 보이듯이 인간을 무더기로 도살했 던 과거 역사적인 여러 사람들에게서 공통되게 드러나는 것은 무엇보다도 정열이라고 도인은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그에게는 정열이란 말처럼 서먹서먹하고, 아니 두렵기까지 한 말은 없었다.
그는 자기 자신 속에서 정열을 제거해버리려고 노력해왔으며, 모든 사람들이 정열을 내세우지 말기를 바랐던 것이다.


.

.

.

이제야 도인은 자기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정열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과도한 정열이, 또는 정열로 위장한 추잡한 욕망이 빚어내는 인간에 대한 과오를 경계한 나머지 이제 그에게는 이성과 지성에서 나온 판단을 밀고 나갈 힘이 되어줄 최소한의 정열조차 닳아 없어져버린 것을 깨달은 것이었다.

.

.

.

세계는 어차피 정열을 가진 사람들의 소유이다. 정열이 없는 사람들은 물거품처럼 이 지구 위에 그의 존재를 잠시 떠받치고 있다가 꺼져버리는 것이다. 신경질적인 발작을 가끔 일으켜보기도 하지만 그러나 그건 정열이 아니다. 만약 정열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꼬워 보인다면 정열 없는 사람들이 그들에게 저항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그들의 세계를 구워 먹든 찜쪄 먹든 내버려 두는 것뿐이다. 무관심 - 도인은 애경과 화학기사의 문제에 대하여 무관심하고 싶었다.

- dc official App

추천 비추천

1

고정닉 1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입금 전,후 관리에 따라 외모 갭이 큰 스타는? 운영자 25/01/20 - -
5851536 합리적인 좆세계인.jpg [4] 雪ノ下 雪乃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58 0
5851535 나루토<<<얘는 ㄹㅇ전통 소년만화 느낌이네... [2] 만갤러(106.101) 01.23 53 0
5851534 너네도 명절에 훈수 듣냐? [2] 떼껄룩해적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26 1
5851533 마린이 코스프레 레전드.jpg [1] ㅇㅇ(49.170) 01.23 65 0
5851531 하루빨리 한국 뜨고싶어... [7] 핫찌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47 1
5851530 이거 완전 요츠바랑 같은데 [1] ㅇㅇ(211.186) 01.23 45 0
5851529 센터 먹혔노 ㅋㅋㅋㅋㅋ ㅁ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42 0
5851527 유명인의 졸작 << 빨면 존나 힙해보임 [3] 220.6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65 0
5851526 평생 모쏠아다로 살다 뒤질 줄 알았는데 [3] ㅇㅇ(124.50) 01.23 83 0
5851525 본콜렉션 작가 점프짤려서 양산형만화 그리던데 돞이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38 0
5851524 너네 만갤 인싸들 <~ 만순이들이랑 뒷좇목 하는거 모르냐? ㅋㅋㅋ [3] ㅇㅇ(121.65) 01.23 44 1
5851523 만갤에 항상 게이가 많다 &l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18 0
5851521 하루히는 지금봐도 재밌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27 0
5851520 드레곤볼과 원피스 끝나면 점프 부도날듯 행도멸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21 0
5851519 사실 아카츠키는 이타치 빨면 하덕이래욤. [2] 비와너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23 0
5851518 본인 만념픽 ㅁㅌㅊ임... [5] 오죰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39 0
5851517 작가 공인 처녀인 캐릭터들.jpg 1244(118.235) 01.23 49 0
5851516 금향아 돈 얼마나모앗냐 [1] 렝그(49.167) 01.23 34 0
5851515 웃우- 숙주나물 파티!! [6] ㅁ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48 0
5851513 원펀맨 리메이크 자꾸 다시 그려서 어이없음 [7] ㅇㅇ(220.85)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77 0
5851512 나 남동생한테 엉덩이 구멍 강제로 벌려진적 있음 [2] ㅇㅇ(119.17) 01.23 60 0
5851511 건담 지꾸악스 샤아 나오니까 느낌 확 다르네 [6] hurot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55 0
5851510 그냥 웃기네 [3] 세연두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43 0
5851509 양놈들은 조케따 영어 하나만 잘 해도 220.6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25 0
5851508 나 게이아니야... [2] 막달레나베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33 0
5851507 하자 보수 [2] 김기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28 0
5851506 만갤1년 정도 접어야겠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50 0
5851505 언어의정원 이거 왜빨리는거임 ㅅㅂ [11] ㅇㅇ(118.235) 01.23 74 0
5851504 무지나 씨~발 언제올라와 만갤러(211.215) 01.23 17 0
5851503 콜레스트롤 높아서 치킨 피자 삼겹살 다 끊었어ㅠㅠ 만갤러(123.111) 01.23 19 0
5851502 한국에서 비디오게임 만드는거 포기하고 온라인게임 만든이유가 [2] ㅇㅇ(61.47) 01.23 49 0
5851501 기분좃같네 [3] 만갤러(106.102) 01.23 38 0
5851500 크로스드 <---고어계 1황 [6] 만갤러(175.118) 01.23 52 0
5851499 면접 보러 다니는 것도 지치네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37 0
5851498 작가들이 점프 왕따시키는 이유 [2] 행도멸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59 0
5851497 걸벤크 1화만보고 바로 유기때림 [4] 정시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44 0
5851496 아청법? 만갤러(125.129) 01.23 30 0
5851495 은근 좇간지인 많하 캐릭터.jpg [1] 1244(118.235) 01.23 66 0
5851494 요즘 ㄹㅇ 개꼴리는 장르 [5] ㅇㅇ(211.109) 01.23 109 0
5851493 유흥업소에서 여자들 보지로 병따는거 어케하는거임? [1] ㅇㅇ(223.39) 01.23 64 0
5851492 아씨발담왔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32 0
5851491 만갤 여왕벌 <~ 얘네 누구 있음?????????????????????? [4] ㅇㅇ(121.65) 01.23 52 0
5851490 진격거나 볼까 aslkd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18 0
5851489 씨발 이 두년이 처녀라고? ㅇㅇ(221.140) 01.23 47 0
5851488 다케도못토시리타쿠테 220.6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21 0
5851487 드디어 가화만사성콘에 없는 것이 나왔음 좆나 신기함 만갤러(211.205) 01.23 30 0
5851486 토끼 귀 자르면 어케됨 jpg 금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48 0
5851485 돞이오가 뭔 마키세크리스 푸니르급 그림체냐???? [2] ㅇㅇ(59.27) 01.23 44 0
5851484 순애물만 보고 싶어 ㅇㅇ(222.116) 01.23 10 0
5851482 핸드폰은 보통 10년에 한번바꾸는게 적당함 [4] ㅇㅇ(119.17) 01.23 37 0
뉴스 ‘나의 완벽한 비서’ 냉철한 대표 한지민의 변화, 몽글몽글한 설렘 피어오른다 디시트렌드 01.23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