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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 - 60년대식 읽으며 좋았던 문장들앱에서 작성

내가훔친여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1.23 21:48:16
조회 39 추천 1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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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람들은 그저 남자는 이발소에, 여자는 미장원에 가서 머리털을 가다듬고, 그 다음엔 다방에서 만나 차를 마시고, 그 다음엔 대중식당에 가서 불고기나 냉면을 한 그릇씩 먹고 나서 그 다음엔 또 다방에 들러 차를 마시고, 그 다음엔 약방에 들러 소화제를 사먹고, 그 다음엔 여관에 가서 자고, 그러다가 병을 얻어 병원엘 가고······ 그러기만 하는 것 같았다.

한번 더 되풀이하자면, 어떤 사람은 약을 팔아서 차를 사마시 고 냉면을 사먹고 여관비를 내고 병원비를 내고, 어떤 사람은 차 를 팔아서 약을 사먹고 냉면을 사먹고 여관비를 내고 병원비를 내고, 어떤 사람은 냉면을 팔아서, 어떤 사람은 손님을 재워주 고, 어떤 사람은 주사를 놔주고······ 

정말 이렇게들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답답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돈은 그야말로 돌고 돌기만 할 뿐 탄생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마치 모주꾼 두 사람이 술장사를 시작했다가 결국 술 두 동이만 비워버리고 돈이라고는 처음에 그중 한 사람이 가지고 있던 동 전 한 닢만 남았더라는 꼴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정말 이렇게들 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왜 답답해하지 않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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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도인은 아직 답답해서 미칠 필요는 없다고 자신을 달랬다. 어디엔가 차나무를 재배하고 있는 사람은 있으며, 어디엔가 메밀씨를 뿌리는 사람은 있으며, 어디엔가 약초를 기르고 있는 사람은 있으며, 곰팡이에서 주사약을 빼내는 사람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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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열 -그것은 확실히 도인에게는 서먹서먹한 말이었다. 그 것이 무엇을 뜻하는 말이라는 것을 모른다는 뜻이 아니라, 도인 그 나름으로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말이기 때문에 그에게는 서먹 서먹한 말인 것이었다.
그렇다. 도인이 가장 경계하는 것들 중의 하나야말로 바로 정 열이라는 것이었다. 
도인의 이해 속에서 정열이란, 우리들이 살 고 있는 이 세계를 지옥으로 만들고 있는 가장 나쁜 원인들 중의 하나에 불과하였다. 
정열이라고 하면 도인의 머릿속에 우선 떠 오르는 것은 어쩐지 수양이었고, 연산군이었고, 일본 군국주의자들이었고, 히틀러였고, 중공의 홍위병 이었다. 그리고 약간은,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그 모든 것에서 엿보이는 그 무엇이었다.
그것은 판단이 결핍됐을 때 나오는 우격다짐의 행동이었고, 무기고를 감추려는 광란의 몸짓이었고, 지나가버린 일, 또는 이렇게 쓸 수도 있고 저렇게 쓸 수도 있는 시간에 대하여 인간들이 근본적으로 느끼고 있는 절망감에 호소하는 과격한 프 로파간다였다. 진정한 혁명에서는 그것을 지배했던 이성과 지성 의 빛이 무엇보다도 두드러져 보이듯이 인간을 무더기로 도살했 던 과거 역사적인 여러 사람들에게서 공통되게 드러나는 것은 무엇보다도 정열이라고 도인은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그에게는 정열이란 말처럼 서먹서먹하고, 아니 두렵기까지 한 말은 없었다.
그는 자기 자신 속에서 정열을 제거해버리려고 노력해왔으며, 모든 사람들이 정열을 내세우지 말기를 바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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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도인은 자기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정열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과도한 정열이, 또는 정열로 위장한 추잡한 욕망이 빚어내는 인간에 대한 과오를 경계한 나머지 이제 그에게는 이성과 지성에서 나온 판단을 밀고 나갈 힘이 되어줄 최소한의 정열조차 닳아 없어져버린 것을 깨달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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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어차피 정열을 가진 사람들의 소유이다. 정열이 없는 사람들은 물거품처럼 이 지구 위에 그의 존재를 잠시 떠받치고 있다가 꺼져버리는 것이다. 신경질적인 발작을 가끔 일으켜보기도 하지만 그러나 그건 정열이 아니다. 만약 정열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꼬워 보인다면 정열 없는 사람들이 그들에게 저항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그들의 세계를 구워 먹든 찜쪄 먹든 내버려 두는 것뿐이다. 무관심 - 도인은 애경과 화학기사의 문제에 대하여 무관심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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