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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스포)징역 339년

앞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1.12 14: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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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옛날 우연히, 북컬쳐에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 흥미로운 제목에 언젠가 꼭 보고자 마음 먹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이 책일 떠올랐을 때에는─그러니까, 불과 이틀 전─ 애석하게도 책의 제목이 기억 나질 않았다. 일련의 숫자가 포함되어 있단 것만이 어렴풋이 기억 났는데, 무작정 아무 숫자나 검색창에 넣어봤지만 도통 성과가 없었다. 그러다 코믹존의 옛 도메인에 신간 목록이 남아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전수 확인한 결과 학산문화사의 2016년 12월 목록에 이 책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찌 되든 상관 없나? 그냥, 한 번 쯤 얘기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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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339년"은 대역죄인 헬로 아힌시의 선고 장면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헬로는 그가 저지른 무거운 죄로 인해 339년의 징역을 선고 받는다. 이 징역은 그가 죽어도 끝나지 않는다. 그가 죽으면, 그의 전생체─실상은 아무 관련 없는 타인─가 수감되어 남은 형기를 채워야 한다. 20년이 흘러 초대 헬로가 미쳐 죽자 곧 다음 헬로가 감옥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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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헬로는 감옥에서 나고 자란 미숙아이다. 그는 자신이 수감된 이유를 알지 못 하고, 이를 딱하게 여긴 간수 아록은 경전을 설파함으로 그를 계몽시키려 한다. 그러나 이로 인해 2대 헬로는 젊은 나이에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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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헬로는 독실한 신앙심을 건장한 청년이다. 그는 전새에 대한 교리를 저항 없이 받아들이며 교도소 생활에 순응하였다. 그는 간수와 동료 죄수들 사이에서 인망이 높았으며 교도소에서 조용히 생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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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헬로는 글을 좋아하는 상상력 풍부한 소녀이다. 그녀는 책을 일으며 바깥에 대한 환상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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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대 헬로를 담당했던 간수 아록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통해 전생에 의문을 품고 이를 수기로 남긴다. 우연히 이를 입수한 시나트는 환생에 대한 회의감과 순수한 소녀인 4대 헬로에의 연민이 더욱 커진다. 그는 바깥 세상을 보여준다는 일념으로 4대 헬로의 탈옥을 돕지만, 그들을 쫓아온 추격조에게 잡혀 함께 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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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헬로는 자신의 보위를 위해 전생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그는 흉악 범죄자였던 전생의 후광으로 파벌 내에서 요직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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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는 반란을 주도했던 혁명군 리더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연좌제의 일환으로 헬로의 업을 지게 된 것이다. 5대 헬로는 그를 새로운 리더로 추대하고자 찾아온 혁명군 잔당으로부터 모든 전말을 듣고 갈등한다. 결국 헬로는 이를 받아들이고 감옥을 빠져나온다. 당국은 이 사실을 숨기고자 5대 헬로가 화재 중에 사망하였다고 거짓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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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헬로는 감옥이 아닌 법황의 옆에 자리한다. 당국은 시들어가는 위상을 살리고자 기적을 모사하는 데에 그녀의 전생을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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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헬로가 보좌하는 유스티티아 8세는 법황의 환생으로 선택 받은 자이다. 그 역시 전생에 의구심을 품고 있었으며, 반란군의 리더가 된 5대 헬로를 만나면서 이 나라가 잘못 되었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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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339년"은 중세 시대에 일어났던 종교 타락을 각색한 듯한 우화이다. "징역 339"년에서 '전생'이란 현세의 죄벌을 결정하고, 상류층 사이에선 영달을 위한 매매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이는 면죄부를 발행하던 중세 카톨릭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본 작에서 '전생'은 실질적인 계급으로까지 작동하는 까닭에 이러한 촌극이 더욱 심각하게 다가온다.


근대에 들어서면서 감옥은 재사회화의 장소로 탈바꿈했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감옥의 주된 목적은 징벌이었다. 감옥은 국가에 의해 용인된 폭력이었으며 수감자에게 시간적, 신체적 손해를 부과한다. 그러다 이 만화를 보거든 자연히 떠오르는 의문이 있다─ '전생'이란 누구에게 가하는 보복인가?


체제는 자신의 안정을 위해 불응하는 도전자를 용서해선 안 된다. 체제는 그들을 제압하고 곧 상응하는 징벌을 처방한다. 그리고 이 원한을 대중들과 공유한다. 이로써 체제는 강력한 지위에 서게 된다.


그러다 그 죄수가 죽거든, 못 다 한 분풀이는 어디로 향해야 할까?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주검에게 계속해서 보복을 가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죄수가 죽은 그 순간 보복도 끝이 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체제는 어느 것도 선택해서는 안 된다. 전자는 위신이 서질 않고, 후자는 사실상의 용서─ 즉, 체제가 지닌 심약한 체질을 인정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체제에겐 복수를 완수할 의무가 있다.


'전생'이란 체제의 집요함이 고안해낸 기발한 발명품이다. 그들은 제삼자에게서 보복을 이어나갈 수 있으며, 제삼자의 속죄는 체제 자신의 선전이 된다. 그리고 괘씸한 자를 혼내줄 때의 그럴 듯한 명분이 되곤 한다. 실제로 5대 헬로는 반란군의 혈육이란 이유로 누명을 씌지 않았던가.


모든 종교는 죄의식을 가르침으로써 교세를 확장시켰다. 이 죄의식이야말로 모든 종교가 공유하는 유일한 교리이다. 내가 '전생'을 떠올릴 수 있고, '전생'을 지금 내 현실과 연관을 지을 수 있다면, 그것은 종교가 일궈낸 가장 성공한 신비체험일 것이다. 이러한 관념은 수많은 종교인을 배태했으며, 그들을 영원히 종교에 예속시켰다.


그러나 우리는 곧 석연치 않은 지점을 발견한다. 떠올릴 수도 없는 전생 덕에 우리가 벌을 받는 것은 타당한가? 더 나아가, 이것이 일생 많은 것들을 좌우한다면? 누군가는 전세와 현세의 연결고리를 언급하겠지만, 이는 영적인 차원을 끌어올 정도로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다. 달리 표현하면 이렇다─ '죄의 연속성'은 '개체의 연속성'이 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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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시트라와 4대 헬로의 환생으로 보이는 남녀가 기시감을 느끼는 장면으로 막을 내린다. 이때까지의 전개를 보면 다소 쌩뚱 맞은 결말이 아닐까 싶다. 아마 작가는 환생, 더 나아가 종교 자체를 단호하게 부정할 생각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오히려 환생의 존재를 가정할 때 그것을 받아들이는 인물들을 조명하고 싶었던 건 아닌지. 누군가는 무지했고, 누군가는 순응했고, 누군가는 반항했다. 어느 것이 올바른 삶의 태도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선택은 현세를 살아가는 자신에게 있다.




발상과 아이디어는 재밌었지만, 약점이 보여서 아쉬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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