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인형

 나는 밤 늦게 학원이 끝나고 집을 가고 있었다. 평소 집을 가며 항상 지나치는 쓰레기장, 하지만 그 날엔 검은 쓰레기 더미에 보란듯이 올려져있는 인형을 보았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겠지만 그 인형엔 영혼이 있는 것만 같았다. 나는 저절로 그 인형을 향해 다가갔고 쓰레기 더미 위에 있는 그 인형을 집어들었다. 유럽풍 드레스를 입고 있는 인형은 주변 쓰레기 때문인지 얼룩이 묻어있어 지저분했고 악취가 났다. 하지만 나는 그 인형을 들고 집으로 갔다. 

 나는 집에 들어와 목욕을 하면서 세면대에 물을 받아놓고 인형을 씻겼다. 세면대에 인형을 넣으니 물이 새까매졌다. 씻기면 씻길수록 물은 점성이 생겨 나중엔 진흙처럼 철퍽철퍽한 느낌이 불쾌했다. 악취도 얼마나 심한지 세제와 비누를 꽤나 썼다. 다 씻기고나니 그럭저럭 깔끔한 인형이 됐다. 목욕을 끝마치고 나는 그 인형을 안고 잠에 들었다. 꿈에 그 인형이 나왔다. 인형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는데 자기를 구해줘서 고맙다고 목욕 시켜줘서 고맙다고 친하게 지내자고 했다. 아침이 되어 잠에서 깨어나 인형을 보았는데 기분탓인지 표정이 밝아보였다. 인형 구경은 그만두고 학교 갈 준비를 했다. 

  오늘도 학교를 마치고 학원 수업을 마치고 밤 늦게 집에 돌아갔다. 방에 가방을 놓으려 들어갔는데 인형에서 검은 물이 흘러나오고 악취가 났다. 기분탓인지 모르겠지만 인형의 표정이 좋지 않아보였다. 나는 인형을 들고 욕실로 들어가 또 한 번 인형을 씻겼다. 목욕을 끝내고 방에 들어가 머리를 말리다 문득 인형을 봤는데 표정이 밝아보였다. 내일도 학교를 가기 위해 버리 말리는 걸 마무리하고 잠에 들었다. 오늘도 꿈에 인형이 나왔다. 인형은 몹시 화가 나있었다. 자기를 혼자 두지 말라고, 혼자 두면 죽이겠다고 말을 해왔다. 나는 무섭단 감정이 들기보다 먼저 인형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알겠다고 했다. 대답을 들은 인형은 화가 풀렸고 잠에서 깼다. 

 아침이 되어 학교 갈 준비를 하고 나는 학교에 인형을 들고 등교했다. 친구들은 갑자기 무슨 인형이냐 하면서 만지려하자 인형의 표정이 안 좋아졌다. 나는 느낌이 안 좋아 친구들에게 만지면 안된다 말했다. 삐진 친구들은 아존나귀찮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