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스스로가 도저히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수가 없는 거지



그래서 남편은 이 격앙된 감정을 아이러니하게도 아내에게 풀게 됨


나는 아내를 너무나 사랑하는데, 나는 이 여자를 아내로 가질 만한 자격이 없는 것 같아


아내가 당장 어디론가 떠나 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아


아내에게 손을 뻗으면 이 모든 게 한여름 밤의 꿈처럼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아



그렇기에 남편은 아내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내가 너무나 원망스러운 거임


어째서 넌 자꾸만 내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으로 가 버리는 건데..


아내는 그런 인상을 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하더라도 남편이 그렇게 느낀다는 게 중요함



그래서 남편으로서는 자신의 사랑과 원망을 담아 아내를 두들겨 팰 수밖에 없는 거지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를 모르겠으니 결국 폭력을 선택하게 되는 거임


남편의 가정폭력은 아내에 대한 애증의 감정을 일그러진 형태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봐야 함



그런데 여기서 아내가 남편의 마음을 이해한답시고


남편이 아무리 자신을 두들겨 패더라도 최대한 참고 양보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음


아내가 '참고 있다'는 걸 느끼면 남편은 더 초조해 하게 될 테니



생각해 보면 남편도 불쌍한 거지..


나 같아도 아내 팔다리 잘라서 못 도망가게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