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달에 잠긴 채 투영된 나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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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스터들의두목

2024.12.27 00: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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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약이라고들 한다. 어쩌면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날의 상처들은 아직도 깊게 남아 있다.

문득 그 시절을 떠올릴 때면, 묵은 상처가 다시금 시리게 아파온다.

그 시절의 아픔이 마치 각인처럼 남아,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그리고 저 소년. 나는 그 소년이 싫다.

소년의 본성이 나쁘지 않다는 건 안다.

하지만 이유도 모른 채 내 마음은 그를 본능적으로 거부한다.

나는 그 이유를 스스로에게서 찾으려 했다.

그는 말이 험하다. 싫어할 만한 이유다.

그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 누군가에겐 충분한 이유가 된다.

그는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는 걸 알면서도 고치지 않는다. 미움받을 구실은 차고 넘친다.

하지만 그를 미워하는 내 감정은 단순히 그런 이유들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나는 안다.

그가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가 허우적거리는 바다가 어떤 곳인지.

무표정한 얼굴 뒤에 숨어 있는 그 소년의 마음이 나에게는 보인다.

텅 빈 어둠 속에서 소리치고 있는 모습이, 귀를 막아도 들려온다.

그리고 나는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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