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저는 자격증 취득 목적으로 동네 요리학원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 학원은 부부 둘이서 운영했었는데 남자 선생님이 주로 설명이나 실습을 하고 여자 선생님이 보조하거나 부재시에 빈자리를 메꾸는 역할이었습니다. 남자 선생님은 외모적으로는 탈모가 조금 왔는지 항상 모자를 쓰고 다녔고 목소리는 조금 일부러 그러는지 꺼렁꺼렁한 편이었습니다. (여러 사람들에게 잘 들리도록 그렇게 말했던 건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얼굴빛이 조금 빨갰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고혈압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어느날 학원에 가보니 문 앞에 장례를 치러야하여 당분간 문을 닫는다고 붙여져 있었습니다.(정확한 워딩은 기억나지 않네요) 그리고 다음날인가 문자로 며칠날 오라고 알려줬습니다. 다시 학원에 가보니 여자 선생님 혼자 있었고 원생들도 조금 줄어있었습니다. 평소처럼 웃으면서 가르쳐 주시는데 어쩐지 슬퍼보였습니다.
사실 그 학원은 자격증 교육 외에도 부업으로 호두정과(호두를 오븐으로 구운 뒤 설탕 시럽을 묻혀 한 번 더 바삭하게 구운 간식)를 팔고 있었습니다. 물어보진 않았었는데 대량으로 만든 걸로 봐서 인터넷이나 어디 납품했던 거 같네요. 학원 끝날 때 쯤에는 늘 오븐에서 나온 따끈따끈한 호두정과의 고소한 냄새가 풍겼던 기억이 납니다.
근데 어제 마트에서 비슷한 안주를 사서 오늘 먹어 봤는데 맛은 역시 그것만 못하네요. 가까이에서 본 첫 죽음 얘기는 이걸로 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