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쓴 타코피 독후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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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꼬카인 여동생 33화 폰으로 대충 했습니다 작성자 : 만갤러

어제 쓴 타코피 독후감임...앱에서 작성

SincIair

2024.12.17 23:44:23

조회 43 추천 0 댓글 2

0e9ff371c6831df023eaf0e3479c7064373303933525977a90d1bdf1472bed54862df47112fbd6e1636c368435dc2a3a57c1c2a7

우선 컷 연출

연출이 강렬해서 읽고 나서 처음 한 5분은 ’오? 괜찮은데?‘ 생각함

두 면이나 한 면을 꽉 채우는 전면 페이지 연출이나, 1인칭으로 비라보는 것 같은 볼록거울스러운 컷 연출이 인상적이었음

다른 것 보다는 어떻게 하면 독자들에게 ‘인상적으로’ 읽힐 수 있을까, 기억에 남을 수 있을까를 꽤 고심한것같음

실제로 양면 컷은 꽤나 표정 묘사와 함께 기억에 남았음

이런 강렬하고 인상적인 연출을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매개채는 눈과 시선의 묘사가 아니었나 생각했음

표지부터 양면페이지, 단면페이지까지 인물 단독 클로즈업에서는 눈과 상대방을 응시하는 시선이 강력한 화력으로 그려져있음

시선은 권력을 형성한다고 푸코가 그랬잖슴? 상대방을 바라보는=나를 바라보는 커다란 시선이 담긴 양면 페이지는 독자로 하여금 만화 속으로 종속되게 하여 이야기에 더더욱 빠져들게 함.

이야기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급전개한다던가 불행포르노라는 비판은 이미 너무 많이 봤기에(나도 느낀 점이지만) 패스하고

현대 사회를 그대로 너무나 안이하게 도식으로 옮겨놓은듯한 인물 관계와 그 주변 인물 묘사는 커다란 단점이라고 생각함

이건 인물 관계도 뭣도 아니고 ‘장치‘에 불과함

그냥 단순히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 마치 연극 속 배경같은 장치임

이런 도식 속에서는 뭔가 제대로 된 이야깃거리가 생길 수도, 비평이 도출될 수도 없음. 만갤에서 만붕이들끼리 히히낙낙 떠드는 가십거리의 대상이 될 수는 있긴 함. 실제로 트위터 등지에서 꽤 히트했던 걸로도 알고 있고

일본어로 하면 中身가 없음. 작가가 사회를 본인만의 시선을 통해 새롭게 무언가를 보여주려는게 아니라(=中身) 단지 어디서 본듯한 불행한 가족의 스테레오타입을 고심 없이 안이하게 그대로 복붙해서 옮겨놨기 때문에 속이 텅 비고, 폭주하는 이야기를 인물들이 전혀 따라가질 못함. 당연히 독자들은 대가리에 물음표가 뜰거고.

이걸 보여준게 아즈마랑 가족, 그리고 그 형의 이야기임. 얘내 왜 나온건데? 이 파트 아예 없어도 이야기에 지장이 없지 않나? 막말로 아즈마가 없어도 이야기가 멀쩡히 진행되는데? 아니 시발 그리고 또 맨날 튀어나오던 진부한 극성 부모랑 가족애 이야기야?

등장인물들에게 굳이 불행한 서사를 부여해야한다는 작가의 강박이 이러한 결과를 낳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음.

그리고 도라에몽의 문제. 타코피는 명백히 도라에몽의 메타포이며 시즈카는 당연히 노진구의 메타포임. 그리고 이 만화는 도라에몽의 그 이야기 구조를 비틀어서 오마주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음.

하지만 작가는 자극적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급급해 ’상상력을 통한 일상 속 미시적 욕망의 해소‘라는 도라에몽의 본질을 완전히 잊고 있음. 상상력은 고통스러운 일상으로부터의 도피처가 되어주기도 함. 그 도피처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상상력을 풀어내며 발생하는 창조력은 만화를 보는 독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함.

하지만 이 만화의 경우에 상상력의 발현처인 도구가 거시적인 ’인생‘을 바꾸는 행위에만 집중해서 완전히 그 상상력이 붕 뜨게 되어버렸음. 자연히 독자들은 흥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음.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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