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를 하지 않는 동안 나는 나의 맹점을 선명히 마주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을 나는 무심히 지나가고 있었다 지루한 수고로움과 작은 기쁨 시시콜콜하고 소중한 만남 같은 것들을 뒤로 하고 나는 유령에게 사로잡힌 사람처럼 아니 사람이 되지 못한 유령처럼 떠돌았다 찰나의 진심을 나는 믿지 못했다 자신의 마음조차도 믿지 못해서 더 어두워져갔다 사람의 일상이란 누군가에게 인정받거나 꼭 증명해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것만으로 살아있구나 하고 느낄 수 있는 순간들이라는 것을 나는 오래도록 잊어버렸거나 모른 척하고 지냈다 그것은 마치 꿈이었던 것처럼 현실감 없이 깨어지지 않고 오랜 시간이 흘러 아차 싶다가도 또 다시 이곳을 부정하며 유령의 꿈속으로 자처해 끌려들어가는 것이었다

누구도 누구의 삶을 기대하지 않는다 나는 그저 나의 삶을 살아야 할 뿐이었다

그것을 희망이라 부르는 사람들이 몹시 너무도 몹시 부럽고 미워서 나는 절망 속에 숨어버렸던 것 같다 정작 미운 건 누구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디시는 십중팔구는 출력장치이지 입력장치가 아니기 때문에 입력과 출력을 동시에 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알게 됐다

당신의 출력을 나는 일부 입력하고 당신은 나의 출력을 일부 입력합니다 그것은 출력으로부터의 입력 각자의 세계에서 쏘아올린 운석에서 떨어져나온 사소하고 엄청난 일부 조각일 따름입니다

https://youtu.be/fTGDJeb10dM?si=vOwuIbFxwhFQtgjG

[프리크리 OST] The Pillows - I Think I Can[가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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