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덮는 드높은 웃음은, 세계 모든 인간의, 웃음소리 같기도 했다.
가짜 소원.
빌린 이상.
그 꿈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모멸하는 누군가.
……그렇다, 그 말이 맞다.
이 마음은 빌린 것.
누군가를 구하고 싶다는 소원이, 아름다웠기에 동경했을 뿐.
그러므로, 자신에게서 흘러 넘친 마음 따위 없다.
이 몸은 누군가의 도움이 되어야만 한다며, 저주 같은 강박관념이, 계속 움직여 왔다.
그래서 가짜.
그런 위선은 결국 아무것도 구할 수 없다.
애초에, 뭘 구해야 하는지도 확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러나, 그래도 아름답다고 느꼈다.
이건 나에게서 생겨난 것이 아니다.
누군가를 구하는 누군가의 모습을 보고 흉내 낸 것에 지나지 않는 장식이다.
그 때, 내 안은 텅 비었었다.
누구나 평등하게 죽고, 내 힘으로는 누구 하나 구할 수 없었다.
인간이란 건 그런 것이라며 포기하지 않으면, 눈앞의 공포를 억누를 수 없었다.
————그래서.
그렇기에, 그 이상에 동경했다.
자신의 힘으로는 얻을 수 없으니까, 그 존엄함에 눈물 흘렸다.
안 되는 건가.
자신의 마음이 아니니까, 그건 가짜인 건가.
가짜니까, 도달해서는 안 되는 건가.
————아니다. 그건 틀림없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아」
가짜라도 좋다.
이뤄지지 않는 이상이라도 이룰 뿐.
본래 이루어지지 않는 꿈, 이미 도달할 수 없는 이상향.
———그렇다면, 에미야 시로가 가짜라 해도.
거기에 있는 것만은, 틀림없이 진짜겠지.
「———그래. 그런 건, 이미」
모든 것을 구할 수는 없다는 걸.
누군가가 희생되지 않으면 구원은 없다는 걸, 안다.
어른이 됐으니까, 그게 현실이란 걸 이해하고 있다.
그런 뒤에, 그런 것이 이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안 뒤에, 더한층 이상을 계속 추구했다.
상처 입고 끝, 이 아니라.
많은 것을 구하기 위해 상처 입히고, 그게 최선이라 해도, 그래도———누구도 상처 입지 않는 행복을 계속 추구한다.
정의 따위 이 세상에는 없다는.
현실이란 것은 무가치하게 사람이 계속 죽어가는 것이라는.
그런 득도한 듯한 포기(말)가, 올바르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그 끝에, 녀석은 여기에 도달했다.
네가 믿는 것.
네가 믿었던 것.
그 정체가 위선이라고 남자(녀석)는 말했다.
그래도, 그렇게 말한 남자야말로, 최후까지 그 위선을 관철한 것이다.
……그렇다면 계속할 수 있다.
여전히 빌린 것이라도, 여전히 가짜라도 상관없다.
본래, 그런 걸 신경 쓸 정도로 복잡한 감정은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다, 검의 언덕에서 홀로 생각했다.
내 눈에 보이는 세계만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그걸 위해서 싸우겠다고.
이런 건, 생각할 것까지도 없었던 거다.
협착한 자신의 세계.
처음부터 자신이( 내가 )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이 작은 “세계”뿐이니까————
————그렇다.
이 몸은, 단단한 검으로 되어 있다.
……그래, 그래서 다소의 것에는 견뎌갈 수 있다.
에미야 시로는, 최후까지 이 꿈을 계속 고집할 수 있다.
……완전히 마모되는 긴 세월.
비록 그 끝에.
구했던 것이, 무엇 하나 없다 해도.
「———뭐야, 그뿐이었잖아!」
「윽————!?」
몸을 일으킨다.
의식이 돌아온 순간, 손발은 말을 들어줬다.
기세 좋게 일어난 몸은 아직 움직인다.
그 검의 일격을 맞고, 살아있을 뿐 아니라 일어설 수 있는 게 불가사의하지만, 그런 건 별 상관 없다.
살아났다면, 무언가 살아날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단지 그것이, 나와 관련이 없는 것이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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