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달맞이 버거

올해도 어김없이 달맞이 버거를 먹었다. 

달맞이 버거는 맥도날드에서 매년 가을에 출시하는 시즌 한정 메뉴다. 

맥도날드 버거 중에서도 특히 달걀 들어간 버거를 좋아해서 

봄에 나오는 데리타마 버거처럼, 달맞이 버거도 나오는 시기가 되면 먹으러 가곤 한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이렇게 일기에 기록하는 게 하나의 세트처럼 되어 버려서,

이렇게 또 일기를 쓰고 있다.

올해는 "풍미 듬뿍 달맞이"라는 스페셜 메뉴가 나왔다.

예전에도 이런 거 있지 않았나 싶어 찾아보니

2021년에 "농후 줄줄 달맞이" 버거였다.

전이랑 비슷한 느낌인가 라는 생각도 잠시,

이번엔 "풍미 듬뿍 달맞이" 버거를 선택했다.

저녁 5시 이후였기 때문에 "더블"로 골랐다.

더블은 맥도날드에서 언제부터인가 하고 있는 서비스인데,

저녁 5시 이후에 버거류에 100엔인가 200엔인가를 추가하면

패티를 두 장 넣어주는 것이다.

저녁 식사니까 든든하게 먹고 싶어 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건가?

밤 시간대에는 맥도날드에 갈 기회가 별로 없어서

더블로 주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예전에 언제 주문했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드물게 시키는데,

"농후 줄줄"과 같은 계열이라면

아마 치즈가 꽤 진했던 기억이 있어서 패티가 추가되면

균형이 잡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풍미 듬뿍"는 정말 맛있었다.

기본 치즈 달맞이 버거에 스크램블 에그 같은 소스를 추가하고 

빵도 쫄깃한 걸로 바뀌었다.

스크램블 에그에서 버터 향이 강하게 나서,

기존 계란 프라이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진한 달걀 맛을 더한데다

두 장으로 늘어난 패티도 위축되지 않고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냈고,

그 둘의 충돌을 쫄깃한 빵이 잘 받쳐주었다.

이것저것 넣었지만 결국 기본 달맞이 버거와 비슷한 맛의 균형을 이루었다.

요즘 나오는 스페셜 달맞이 버거는 너무 별나진 것 같다.

그냥 가볍게 계절 메뉴를 즐기고 싶다면 기본 달맞이 버거를 먹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하지만 이번 버거는 달맞이 버거 특유의 달걀 맛을 더욱 진하고 깊게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기본 달맞이 버거로는 만족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메뉴 같았다.

달맞이 버거를 너무나 사랑하는 미식가 직원이 만든 게 틀림없다.

그리고 올해는 달맞이 쉐이크도 같이 팔고 있었다.

예전에 겉모습이 거의 똑같은 연노란색 "달맞이 쉐이크"를 팔았던 적이 있다.

"달맞이, 달걀, 커스터드 맛이겠지!?"라며 기대했는데

그때는 콩가루 맛이라서 실망했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무려 커스터드 푸딩 맛이라니

내가 바라던 바로 그 맛이었다.

버거는 매장에서 먹고 쉐이크는 테이크 아웃해서 집에 가는 길에 마셨는데,

테이크 아웃은 매장용과는 다른 빨대를 줬다.

종이 빨대가 아니라 예전에 쓰던 플라스틱 빨대에

노란색과 빨간색 줄무늬가 있는 익숙한 빨대였다.

괜히 반갑고 기분이 좋았다.

올해도 가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긴 옷을 옷장에서 꺼내야겠다.

2024/9/10 잡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