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4석짜리 영화관이었는데 관객 나밖에 없더라 ㅋㅋ 깡촌 시골인데다 평일이라 그런가
한줄요약하자면 완벽한 영화였음, 다크나이트 이후로 최고의 배트맨 프랜차이즈 영화라는게 과언이 아님
(물론 다크나이트 이후로 제대로 된 배트맨 영화가 안나온것도 있음)
인터넷 평가 보니까 호불호 갈린다고 하고 뭐 막 욕하는 사람도 있던데, 왜 그런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영화였음
우선 영화 시작부의 아서 플렉은 조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진 상태임. 인권따윈 좆까고 범죄자들을 가축 취급하는 교도관들에 의해서 순종적이고 무기력한 죄수가 됨
1편에서 나오던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참을 수 없는 증상'도 전혀 나타나지 않음, 역시 매가 약이었나봄
교도관은 아서 플렉이 말썽 안피우고 말 잘 듣는 모범수라는 이유로 그를 음악 프로그램에 참여시킴
그리고 거기서 리 퀸젤을 만나고 상황이 바뀌기 시작함
리 퀸젤은 조커를 위해서 극장에 불을 지를 정도로 그의 열렬한 추종자이며, 아서도 처음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좋아하며 리에게 빠지게 됨
어느 정도냐면 교정 시설에 수감된 자기 자신을 사형대로 보내야한다는 재판이 열린다고 하는데도 전혀 신경 안쓰고 리 퀸젤에 대해서만 생각하며 머릿속이 꽃밭이 돼있음
참고로 이 시기에도 아서 플렉이 정상이 아니라는 연출이 자주 나타나는데, 상담사나 변호사, 정신과의사가 뭐라 말하든 전혀 무관심하고 오로지 자기 욕망(담배 피우는거)에만 신경을 쓰는 태도를 보임
아무튼 재판이 시작되고, 변호사측은 '아서 플렉은 이중인격이며, 살인을 저지른건 그가 아니라 내면의 또다른 인격인 조커다, 따라서 사형하면 안되고 정신치료를 받게 해야한다',
검찰측 하비 덴트는 '아서 플렉은 이중인격이 아니라 그냥 살인자이므로 사형해야한다'라는 입장을 표함
덧붙여서 여기서 하비 덴트로 대표되는 검찰측의 캐릭터성도 매우 좋았는데, 인간미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의도가 전혀 드러나지 않는 기계 같은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제출하는 증거나 부르는 증인은 전부 아서 플렉의 아픈 약점을 찌름
하지만 아서 플렉을 진짜 조커로 만든건 (할리 퀸으로 대표되는) 조커를 원하는 추종자들도, 그를 사형시키려는 하비 덴트도 아니라 그를 정신질환자로 만들어 무죄로 만들려는 변호사측이었음
아서 플렉이 정신질환자라는걸 입증하기 위해서 어린시절 어머니에게 학대 당했던 일 등을 거론하는데, 아서는 자신을 불쌍한 사람으로 만드는 변호사를 견디지 못하고 추종자들이 원하는 멋진 '조커'로 변신함
무죄니 유죄니 그런건 관심없고(어쩌면 지능이 떨어져서 그런것에 대해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하고 순간의 자기 감정에만 충실한걸지도 모름, 순간의 자기 감정에만 충실한 모습이 영화 내내 자주 나타남)
그저 변호사가 말하는 '어린시절 부모에게 학대당한 경험으로 인해 이중인격이 돼버린 불쌍한 정신병자'가 아니라, 추종자들이 원하는 '사회에 혼돈을 불러오는 멋진 무법자 테러리스트'가 되길 선택한거
아무튼 이 부분이 영화 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아서 플렉이 '진짜 조커'로서 행동하는 장면인데, 자기를 무시하고 깔보는 사람들을 전부 죽이는 상상을 하면서, '조커는 원래부터 나였다, 그저 너희들이 보려고 하지 않았을뿐, 너희들이 보던건 넘어지고 바보같은짓을 하는 우스꽝스러운 광대였지, 그의 아픔과 고독은 전혀 신경쓰지않고' 이런 느낌의 노래를 부름
하지만 그런 조커도 오래가지 못했는데, 검찰측이 부른 1편의 난쟁이 증인과 대담하면서, 난쟁이의 '아서 너는 날 비웃지 않고 내게 잘해준 유일한 사람이었는데, 그런 너 때문에 난 직장도 관두고 매일 불면증과 악몽에 시달린다' (눈앞에서 잔인하게 사람 죽는걸 목격했으니 그럴만함) 라는 말 때문에 죄책감에 시달리기 시작함
결정적으로 TV 카메라 앞에서 건방지게 굴었다는 이유로 교도관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하고, 교도소 안의 자신의 추종자까지 교도관들에게 가혹행위를 받다가 사망하는 일이 벌어짐, 이로 인해 아서 플렉은 완전히 무너져버림
결국 마지막 재판의 최후변론에서 아서 플렉은 '난 조커로 살고 싶었으나, 조커 같은건 처음부터 없었다, 할수만 있다면 범죄를 저지르기 전으로 되돌아가고싶다' 라고 말함
실망한 할리퀸과 추종자들은 전부 법정을 떠나버리고, 아서 플렉에겐 사형 판결이 내려지는데, 그의 추종자 중 누군가가 법정을 폭파시키고 그를 데리고 탈출함
하지만 아서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폭파 사건의 피해자가 수천명이라는 말과 '더욱 더 사회를 박살내야해' 라고 말하는 추종자의 말에 기겁을 하며 빠져나가고, 할리퀸을 찾아가서 사랑한다고 애원하지만 할리퀸은 매몰차게 그를 차버림
결국 경찰한테 붙잡혀 교도소로 돌아온 아서 플렉은 다시 무기력한 생활을 보내다가, 자신에게 실망했다는 어느 싸이코패스(대사나 행동, 몸짓을 보면 아서처럼 자기 고뇌하는 타입이 아니라 진짜 순수 싸이코패스임)한테 칼에 찔려 죽으면서 영화가 끝남
보통 조커와 할리퀸이 나오는 만화나 게임은 할리퀸이 조커에게 매료되고 조커는 할리퀸을 그냥 사이드킥으로 여기는데, 여기서는 무기력한 아서 플렉이 할리퀸에게 매료되어 그녀를 위해 조커가 되려 한데다 마지막에 그녀에게 버려진다는게 참신했음
('폴리 아 되'가 정신병이 남에게 옮는 증상을 말하고, 보통 조커라는 정신이상자 때문에 정신의학 간호사였던 여자가 할리퀸으로 변신하는 경우가 많았다는걸 생각하면 반전임)
개인적으로 조커 1편은 별로였는데, 2편 덕분에 1편까지 완벽한 영화가 되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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