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군사반란과 내란을 통하여 정권을 장악한 경우의 가벌성 여부(적극)
[2] 5·18민주화운동등에관한특별법 제2조가 같은 법 시행 당시 공소시효가 완성된 헌정질서파괴범죄행위에 대하여도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3] 군형법상 반란죄의 의미 및 군의 지휘권 장악을 위하여 적법한 체포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육군참모총장을 체포한 행위가 반란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4] 반란의 모의 또는 공동실행의 의사에 대한 인정 방법
[5] 상관의 위법한 명령에 따른 범죄행위의 위법성 조각 여부(소극)
[6] 반란에 수반하여 행한 지휘관계엄지역수소이탈 및 불법진퇴가 반란죄에 흡수되는지 여부(적극)
[7] 반란을 구성하는 개별행위에 대한 반란 가담자의 책임 범위 및 죄수
[8] 형법 제91조 제2호 소정의 '국헌문란'의 의미
[9] 헌법 수호를 위하여 시위하는 국민의 결집이 국헌문란의 강압 대상인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및 형법 제91조가 예시적 규정인지 여부(소극)
[10]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폭동적 시위진압행위가 국헌문란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11] 내란죄의 구성요건인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12] 내란죄의 구성요건인 '폭동'의 의미와 정도 및 내란행위자들에 의하여 이루어진 비상계엄 전국확대조치의 폭동성 여부(적극)
[13] 간접정범의 방법에 의한 내란죄의 인정 여부(적극)
[14] 비상계엄의 선포나 확대행위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한정 적극)
[15] 내란을 구성하는 개별행위에 대한 내란 가담자의 책임 범위 및 죄수
[16] 내란죄와 내란목적살인죄의 관계
[17] 내란죄의 기수시기 및 내란죄가 상태범인지 여부(적극)
[18] 5·18내란행위의 종료 시점(1981. 1. 24.)
[19] 5·18내란 과정에서 대통령의 재가, 승인 또는 묵인 하에 이루어진 병력의 배치·이동이 반란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0] 제3자 뇌물수수의 경우 그 제3자로부터 뇌물을 건네받지 않은 공무원으로부터 뇌물의 가액을 추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다수의견] 우리 나라는 제헌헌법의 제정을 통하여 국민주권주의, 자유민주주의, 국민의 기본권보장, 법치주의 등을 국가의 근본이념 및 기본원리로 하는 헌법질서를 수립한 이래 여러 차례에 걸친 헌법개정이 있었으나, 지금까지 한결같이 위 헌법질서를 그대로 유지하여 오고 있는 터이므로, 군사반란과 내란을 통하여 폭력으로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의 권능행사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고 정권을 장악한 후 국민투표를 거쳐 헌법을 개정하고 개정된 헌법에 따라 국가를 통치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그 군사반란과 내란을 통하여 새로운 법질서를 수립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우리 나라의 헌법질서 아래에서는 헌법에 정한 민주적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폭력에 의하여 헌법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정권을 장악하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다. 따라서 그 군사반란과 내란행위는 처벌의 대상이 된다.
[반대의견] 군사반란 및 내란행위에 의하여 정권을 장악한 후 이를 토대로 헌법상 통치체제의 권력구조를 변혁하고 대통령, 국회 등 통치권의 중추인 국가기관을 새로 구성하거나 선출하는 내용의 헌법개정이 국민투표를 거쳐 이루어지고 그 개정 헌법에 의하여 대통령이 새로 선출되고 국회가 새로 구성되는 등 통치권의 담당자가 교체되었다면, 그 군사반란 및 내란행위는 국가의 헌정질서의 변혁을 가져온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고 할 것인바, 그와 같이 헌정질서 변혁의 기초가 된 고도의 정치적 행위에 대하여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또는 그 정치적 행위가 사후에 정당화되었는지 여부의 문제는 국가사회 내에서 정치적 과정을 거쳐 해결되어야 할 정치적·도덕적 문제를 불러일으키는 것으로서 그 본래의 성격상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는 법원이 사법적으로 심사하기에는 부적합한 것이고, 주권자인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과정을 통하여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따라서 그 군사반란 및 내란행위가 비록 형식적으로는 범죄를 구성한다고 할지라도 그 책임 문제는 국가사회의 평화와 정의의 실현을 위하여 움직이는 국민의 정치적 통합과정을 통하여 해결되어야 하는 고도의 정치문제로서, 이에 대하여는 이미 이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여러 번에 걸친 국민의 정치적 판단과 결정이 형성되어 온 마당에 이제 와서 법원이 새삼 사법심사의 일환으로 그 죄책 여부를 가리기에는 적합하지 아니한 문제라 할 것이므로, 법원으로서는 이에 대한 재판권을 행사할 수 없다.
[2] [다수의견] 5·18민주화운동등에관한특별법 제2조는 그 제1항에서 그 적용대상을 '1979년 12월 12일과 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하여 발생한 헌정질서파괴범죄의공소시효등에관한특례법 제2조의 헌정질서파괴범죄행위'라고 특정하고 있으므로, 그에 해당하는 범죄는 5·18민주화운동등에관한특별법의 시행 당시 이미 형사소송법 제249조에 의한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모두 그 적용대상이 됨이 명백하다고 할 것인데, 위 법률 조항에 대하여는 헌법재판소가 1996. 2. 16. 선고 96헌가2, 96헌마7, 13 사건에서 위 법률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합헌결정을 하였으므로, 위 법률 조항의 적용범위에 속하는 범죄에 대하여는 이를 그대로 적용할 수밖에 없다.
[반대의견1] 5·18민주화운동등에관한특별법이 적용대상으로 삼는 헌정질서파괴범죄를 처벌하기 위한 공익의 중대성과 그 범죄혐의자들에 대하여 보호해야 할 법적 이익을 교량할 때 5·18민주화운동등에관한특별법 제2조는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공소시효가 이미 완성한 다음에 소급적으로 공소시효를 정지시키는 이른바 진정소급효를 갖는 법률규정은 형사소추권이 소멸함으로써 이미 법적·사회적 안정성을 부여받아 국가의 형벌권 행사로부터 자유로워진 범죄혐의자에 대하여 실체적인 죄형의 규정을 소급적으로 신설하여 처벌하는 것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 행위시의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받지 아니한다는 헌법상의 원칙에 위배되므로, 공소시효에 관한 것이라 하더라도 공소시효가 이미 완성된 경우에 다시 소추할 수 있도록 공소시효를 소급하여 정지하는 내용의 법률은 그 정당성이 인정될 수 없다. 따라서 5·18민주화운동등에관한특별법 제2조는 그 시행 당시 공소시효가 완성하지 않은 범죄에 대하여만 한정하여 적용되고,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된 범죄에 대하여까지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하는 것이 옳다.
또한 법원은 헌법재판소의 1996. 2. 16. 선고 96헌가2, 96헌가7, 13 결정에서 공소시효가 이미 완성된 경우에도 위 법률 조항이 합헌이라고 한 결정 이유 중의 판단내용에 기속되지 아니하는 것이며, 합헌으로 선고된 법률조항의 의미·내용과 적용범위가 어떠한 것인지를 정하는 권한 곧 법령의 해석·적용의 권한은 바로 사법권의 본질적 내용을 이루는 것으로서, 전적으로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법원에 전속하는 것이며, 법원이 어떠한 법률 조항을 해석·적용함에 있어서 한 가지 해석방법에 의하면 헌법에 위배되는 결과가 되고 다른 해석방법에 의하면 헌법에 합치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때에는 위헌적인 해석을 피하고 헌법에 합치하는 해석방법을 택하여야 하는 것임은 또 하나의 헌법수호기관인 법원의 당연한 책무이기도 한 만큼 헌법재판소의 합헌결정에 불구하고 위 법률 조항을 위와 같이 해석·적용함에 아무런 장애가 없다.
[반대의견2] 법원은 법률의 내용이 헌법에 위반되더라도 곧바로 그 적용을 거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 헌법 제107조 제1항에 의하여 헌법재판소에 제청하여 그 심판에 의하여 재판하여야 하는바, 이 경우 헌법재판소의 결정 중 각종 위헌결정은 헌법재판소법 제47조에 의하여 법원을 기속하게 되나, 합헌결정은 그 법률을 재판에 적용할 수 있다는 효력이 있을 뿐이므로, 그 법률을 적용함에 있어서 합헌적으로 해석할 책무는 여전히 법원에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런데 헌법재판소의 위 결정은 5·18민주화운동등에관한특별법 제2조가 합헌이라는 것인 만큼 법원에게는 그 법률 조항을 합헌적으로 해석할 의무가 여전히 있는 것이고, 공소시효에 관한 위 법률 조항은 [반대의견1]에서 밝힌 바와 같이 그 시행 당시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만 적용된다고 해석함이 합헌적이다.
[3] 군형법상 반란죄는 다수의 군인이 작당하여 병기를 휴대하고 국권에 반항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고, 여기에서 말하는 국권에는 군의 통수권 및 지휘권도 포함된다고 할 것인바, 반란 가담자들이 대통령에게 육군참모총장의 체포에 대한 재가를 요청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대통령의 재가 없이 적법한 체포절차도 밟지 아니하고 육군참모총장을 체포한 행위는 육군참모총장 개인에 대한 불법체포행위라는 의미를 넘어 대통령의 군통수권 및 육군참모총장의 군지휘권에 반항한 행위라고 할 것이며, 반란 가담자들이 작당하여 병기를 휴대하고 위와 같은 행위를 한 이상 이는 반란에 해당한다.
[4] 반란죄를 범한 다수인의 공동실행의 의사나 그 중 모의참여자의 모의에 대한 판시는 그 공동실행의 의사나 모의의 구체적인 일시·장소·내용 등을 상세하게 판시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그 공동실행의 의사나 모의가 성립된 것이 밝혀지는 정도면 족하다.
[5] 상관의 적법한 직무상 명령에 따른 행위는 정당행위로서 형법 제20조에 의하여 그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것이나, 상관의 위법한 명령에 따라 범죄행위를 한 경우에는 상관의 명령에 따랐다고 하여 부하가 한 범죄행위의 위법성이 조각될 수는 없다.
[6] [다수의견] 반란의 진행과정에서 그에 수반하여 일어난 지휘관계엄지역수소이탈 및 불법진퇴는 반란 자체를 실행하는 전형적인 행위라고 인정되므로, 반란죄에 흡수되어 별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
[반대의견] 일반적으로 법조경합 중 흡수관계의 한 형태로 보고 있는 전형적 또는 불가벌적 수반행위라고 함은, 행위자가 특정한 죄를 범하면 비록 논리 필연적인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전형적으로 다른 구성요건을 충족하고 이 때 그 구성요건의 불법이나 책임의 내용이 주된 범죄에 비하여 경미하기 때문에 처벌이 별도로 고려되지 않는 경우를 말하는 것인바, 전형적 수반행위가 주된 범죄에 흡수된다는 법리를 인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전형적 수반관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원래 가벌적인 행위의 불법 및 책임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고, 수반행위가 주된 범죄에 흡수된다고 보려면 적어도 수반행위의 불법이나 책임의 내용을 주된 범죄의 그것에 함께 포함시켜 평가하여도 부족함이 없기 때문에 수반행위의 반가치를 별도로 평가하지 않아도 무방한 경우에 한정하여야 한다. 그런데 지휘관의 불법진퇴행위나 계엄지역수소이탈행위는 반란죄에 일반적·전형적으로 수반되는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불법이나 책임 내용을 반란죄에 흡수하여 평가할 수 없는 고유하고도 중대한 반가치가 있는 범죄라고 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반란죄에 흡수된다고 볼 수는 없고 각각 별도의 죄가 성립한다.
[7] 반란죄는 다수의 군인이 작당하여 넓은 의미의 폭행·협박으로 국권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상황에 따라 벌어질 수 있는 살인, 약탈, 파괴, 방화, 공무집행방해 등 각종의 범죄행위를, 반란에 가담한 자들이 개별적으로 인식 또는 용인하였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하나의 반란행위로 묶어 함께 처벌하는 데에 그 특질이 있는 집단적 범죄이므로, 반란에 가담한 자는 그에게 반란에 대한 포괄적인 인식과 공동실행의 의사만 있으면 반란을 구성하는 개개의 행위인 살인, 약탈, 파괴 등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지시하거나 용인한 일이 없다고 하더라도, 살인 등 반란을 구성하고 있는 행위의 전부에 대하여 반란죄의 정범으로서 책임을 진다. 한편 반란에 가담한 자 중에서 반란을 구성하고 있는 특정의 살인행위를 직접 실행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살인행위를 개별적으로 지시하거나 용인하는 등 공동실행의 의사가 있는 자는 그 살인행위에 대하여 반란죄와는 별도로 살인죄의 책임도 져야 할 것이나, 그 살인행위에 대한 공동실행의 의사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자는 그 살인행위에 대하여 반란죄의 책임 이외에 별도로 살인죄의 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
[8] 형법 제91조 제2호에 의하면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하여 전복 또는 그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을 국헌문란의 목적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한다'고 하는 것은 그 기관을 제도적으로 영구히 폐지하는 경우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고 사실상 상당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을 포함한다.
[9] 헌법상 아무런 명문의 규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헌법의 수호자로서의 지위를 가진다는 것만으로 헌법수호를 목적으로 집단을 이룬 시위국민들을 가리켜 형법 제91조 제2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형법 제91조가 국헌문란의 대표적인 행태를 예시하고 있는 규정이라고 볼 수도 없다.
[10] 5·18내란 행위자들이 1980. 5. 17. 24:00를 기하여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헌법기관인 대통령, 국무위원들에 대하여 강압을 가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에 항의하기 위하여 일어난 광주시민들의 시위는 국헌을 문란하게 하는 내란행위가 아니라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난폭하게 진압함으로써,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에 대하여 보다 강한 위협을 가하여 그들을 외포하게 하였다면, 그 시위진압행위는 내란행위자들이 헌법기관인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을 강압하여 그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국헌문란에 해당한다.
[11] 국헌문란의 목적을 가지고 있었는지 여부는 외부적으로 드러난 행위와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및 그 행위의 결과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12] 내란죄의 구성요건인 폭동의 내용으로서의 폭행 또는 협박은 일체의 유형력의 행사나 외포심을 생기게 하는 해악의 고지를 의미하는 최광의의 폭행·협박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를 준비하거나 보조하는 행위를 전체적으로 파악한 개념이며, 그 정도가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이 있음을 요한다.
그런데 1980. 5. 17. 당시 시행되고 있던 계엄법 등 관계 법령에 의하면, '비상계엄의 전국확대'는 필연적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제약하게 되므로, 비상계엄의 전국확대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국민에게 기본권이 제약될 수 있다는 위협을 주는 측면이 있고, 민간인인 국방부장관은 지역계엄실시와 관련하여 계엄사령관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지휘감독권을 잃게 되므로, 군부를 대표하는 계엄사령관의 권한이 더욱 강화됨은 물론 국방부장관이 계엄업무로부터 배제됨으로 말미암아 계엄업무와 일반국정을 조정 통할하는 국무총리의 권한과 이에 대한 국무회의의 심의권마저도 배제됨으로써, 헌법기관인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이 받는 강압의 효과와 그에 부수하여 다른 국가기관의 구성원이 받는 강압의 정도가 증대된다고 할 것이며, 따라서 비상계엄의 전국확대조치의 그와 같은 강압적 효과가 법령과 제도 때문에 일어나는 당연한 결과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법령이나 제도가 가지고 있는 위협적인 효과가 국헌문란의 목적을 가진 자에 의하여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 경우에는 비상계엄의 전국확대조치가 내란죄의 구성요건인 폭동의 내용으로서의 협박행위가 되므로 이는 내란죄의 폭동에 해당하고, 또한 그 당시 그와 같은 비상계엄의 전국확대는 우리 나라 전국의 평온을 해하는 정도에 이르렀음을 인정할 수 있다.
[13] 범죄는 '어느 행위로 인하여 처벌되지 아니하는 자'를 이용하여서도 이를 실행할 수 있으므로, 내란죄의 경우에도 '국헌문란의 목적'을 가진 자가 그러한 목적이 없는 자를 이용하여 이를 실행할 수 있다.
[14] 대통령의 비상계엄의 선포나 확대 행위는 고도의 정치적·군사적 성격을 지니고 있는 행위라 할 것이므로, 그것이 누구에게도 일견하여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것으로서 명백하게 인정될 수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면 몰라도, 그러하지 아니한 이상 그 계엄선포의 요건 구비 여부나 선포의 당·부당을 판단할 권한이 사법부에는 없다고 할 것이나, 비상계엄의 선포나 확대가 국헌문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행하여진 경우에는 법원은 그 자체가 범죄행위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심사할 수 있다.
[15] 내란 가담자들이 하나의 내란을 구성하는 일련의 폭동행위 전부에 대하여 이를 모의하거나 관여한 바가 없다고 하더라도, 내란집단의 구성원으로서 전체로서의 내란에 포함되는 개개 행위에 대하여 부분적으로라도 그 모의에 참여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기여하였음이 인정된다면, 그 일련의 폭동행위 전부에 대하여 내란죄의 책임을 면할 수 없고, 한편 내란죄는 그 구성요건의 의미 내용 그 자체가 목적에 의하여 결합된 다수의 폭동을 예상하고 있는 범죄라고 할 것이므로, 내란행위자들에 의하여 애초에 계획된 국헌문란의 목적을 위하여 행하여진 일련의 폭동행위는 단일한 내란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서 이른바 단순일죄로 보아야 한다.
[16] 내란목적살인죄는 국헌을 문란할 목적을 가지고 직접적인 수단으로 사람을 살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라 할 것이므로, 국헌문란의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 내란죄가 '폭동'을 그 수단으로 함에 비하여 내란목적살인죄는 '살인'을 그 수단으로 하는 점에서 두 죄는 엄격히 구별된다. 따라서 내란의 실행과정에서 폭동행위에 수반하여 개별적으로 발생한 살인행위는 내란행위의 한 구성요소를 이루는 것이므로 내란행위에 흡수되어 내란목적살인의 별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나, 특정인 또는 일정한 범위 내의 한정된 집단에 대한 살해가 내란의 와중에 폭동에 수반하여 일어난 것이 아니라 그것 자체가 의도적으로 실행된 경우에는 이러한 살인행위는 내란에 흡수될 수 없고 내란목적살인의 별죄를 구성한다.
[17] 내란죄는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한 행위로서, 다수인이 결합하여 위와 같은 목적으로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폭행·협박행위를 하면 기수가 되고, 그 목적의 달성 여부는 이와 무관한 것으로 해석되므로, 다수인이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폭동을 하였을 때 이미 내란의 구성요건은 완전히 충족된다고 할 것이어서 상태범으로 봄이 상당하다.
[18] 5·18내란 과정으로서의 비상계엄의 전국확대는 일종의 협박행위로서 내란죄의 구성요건인 폭동에 해당하므로, 그 비상계엄 자체가 해제되지 아니하는 한 전국계엄에서 지역계엄으로 변경되었다 하더라도 그 최초의 협박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어서 그 비상계엄의 전국확대로 인한 폭동행위는 이를 해제할 때까지 간단없이 계속되었다 할 것이고, 이와 같은 폭동행위가 간단없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 비상계엄의 전국확대를 전후하여 그 비상계엄의 해제시까지 사이에 밀접하게 행하여진 이른바 예비검속에서부터 정치활동 규제조치에 이르는 일련의 폭동행위들은 위와 같은 비상계엄의 전국확대로 인한 폭동행위를 유지 또는 강화하기 위하여 취하여진 조치들로서 위 비상계엄의 전국확대로 인한 폭동행위와 함께 단일한 내란행위를 이룬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 비상계엄의 전국확대를 포함한 일련의 내란행위는 위 비상계엄이 해제된 1981. 1. 24.에 비로소 종료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19] [다수의견] 군형법상 반란죄는 군인이 작당하여 병기를 휴대하고 군 지휘계통이나 국가기관에 반항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이고, 군 지휘계통에 대한 반란은 위로는 군의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으로부터 최말단의 군인에 이르기까지 일사불란하게 연결되어 기능하여야 하는 군의 지휘통수계통에서 군의 일부가 이탈하여 지휘통수권에 반항하는 것을 그 본질로 하고 있다 할 것이므로, 5·18내란 과정에서 군의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재가나 승인 혹은 묵인 하에 내란행위자들에 의하여 이루어진 병력의 배치·이동은 군형법상의 반란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반대의견] 5·18내란 과정에서의 내란행위자들에 의하여 이루어진 병력의 배치·이동행위가 군의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재가나 승인 혹은 묵인 아래 이루어진 것이라면 이는 반란에 해당하지 아니할 것이지만, 여기의 대통령의 재가나 승인 혹은 묵인은 대통령이 정상적인 국정을 수행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라야 하는 것이지 대통령 자신이 내란행위를 한 자들에 의하여 정상적인 권능행사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내려진 것을 최고통수권자의 승인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내란행위자들에 의하여 이루어진 병력의 배치·이동 등 일련의 행위가 단일한 내란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것이라면 대통령에게 가해진 강압상태는 위에서 본 내란행위 종료시까지 계속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그 일련의 폭동과정에서 일부 병력의 배치·이동 등에 대하여 대통령의 재가나 승인 혹은 묵인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내란행위자들의 내란행위에 의하여 대통령이 적정한 권능행사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적법한 승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 만약 다수의견과 같이 위 일련의 폭동과정에서 일부 병력의 배치·이동 등이 대통령의 재가나 승인 혹은 묵인에 의하여 행하여진 것이라고 보게 되면, 대통령은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인 대통령 자신을 강압·외포하여 폭동하려는 내란행위자들에 대하여 그러한 무력행사를 재가 또는 승인함으로써 자기 스스로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인 대통령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였다는 이상한 결론에 이르게 되므로, 대통령마저도 피고인들과 공모하여 내란죄를 저지른 것이라면 모르되, 오로지 내란행위자들에 의하여 대통령의 적법한 권능행사가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점을 내란죄로 인정하면서도 반란죄에 관한 한 내란행위자들의 일부 병력의 배치·이동 등 행위에 대통령의 적법한 재가 또는 승인이 있었다고 한 다수의견은 납득하기 어렵다.
[20] 형법 제134조에 의하면, 범인 또는 정을 아는 제3자가 받은 뇌물은 필요적으로 몰수·추징하도록 되어 있는바, 그 규정취지가 범인 또는 정을 아는 제3자로 하여금 불법한 이득을 보유시키지 아니하려는 데에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범인이라 하더라도 불법한 이득을 보유하지 아니한 자라면 그로부터 뇌물을 몰수·추징할 수 없으므로, 제3자 뇌물수수의 경우에는 범인인 공무원이 제3자로부터 그 뇌물을 건네받아 보유한 때를 제외하고는 그 공무원으로부터 뇌물의 가액을 추징할 수 없다.
참조조문
[1] 형법 제87조 , 군형법 제5조 / [2] 5·18민주화운동등에관한특별법 제2조 , 형사소송법 제249조 / [3] 군형법 제5조 / [4] 군형법 제5조 / [5] 형법 제20조 / [6] 군형법 제5조 , 제20조 , 제27조 , 형법 제37조 / [7] 군형법 제5조 , 형법 제37조 / [8] 형법 제91조 / [9] 형법 제91조 / [10] 형법 제91조 / [11] 형법 제91조 / [12] 형법 제87조 / [13] 형법 34조 , 제87조 / [14] 헌법 제101조 , 계엄법 제2조 / [15] 형법 제37조 , 제87조 / [16] 형법 제37조 , 제87조 , 제88조 / [17] 형법 제87조 / [18] 형법 제87조 / [19] 군형법 제5조 / [20] 형법 제130조 , 제134조
참조판례
[2] 대법원 1992. 5. 8.자 91부8 결정(공1992, 2151),대법원 1996. 4. 9. 선고 95누11405 판결(공1996상, 1442) /[5][12][17] 대법원 1980. 5. 20. 선고 80도306 전원합의체 판결(전원합의체판례집 형Ⅱ, 49) /[5] 대법원 1988. 2. 23. 선고 87도2358 판결(공1988, 623) /[14] 대법원 1964. 7. 21.자 64초3 재정(집12-2, 형2), 대법원 1979. 12. 7.자 79초70 재정(공1980, 12379), 대법원 1980. 8. 26. 선고 80도1278 판결(공1980, 13136), 대법원 1981. 4. 28. 선고 81도874 판결(공1981, 13930), 대법원 1982. 9. 14. 선고 82도1847 판결(공1982, 1034)
피고인
A 외 16인
상고인
피고인들 및 검사
변호인
변호사 B 외 15인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96. 12. 16. 선고 96노1892 판결
주문
피고인 C, D, E, F, G, H, I, J, K, L, M, N의 각 상고와 검사의 피고인 A, O, C, D, P, G, H, I, L, M, N에 대한 각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인 E, F의 상고 후 구금일수 중 100일씩을 각 본형에 산입한다. 피고인 Q에 대한 이 사건 공소를 기각한다.
이유
피고인들의 변호인들의 상고이유(피고인 C의 변호인 R의 보충상고이유는 위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 및 검사의 상고이유를 아래와 같은 순서로 나누어 항목별로 판단한다.
아 래
제1장 이른바 12·12 군사반란과 5·18 내란 등 사건에 공통된 부분
1. 이 사건 군사반란과 내란의 처벌 문제
2.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 등
가. 5·18특별법 제2조의 위헌 여부 및 공소시효완성 여부
나. 헌법재판소 1996. 2. 16. 선고 96헌가2, 96헌마7,13 결정의 무효 여부
3. 공소권 남용 여부
제2장 이른바 12·12 군사반란 사건 부분
1. 피고인 C, D, E, F, G, H, I, J, K의 변호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S 육군참모총장 체포의 불법성
나. 대통령에 대한 강압
다. 병력동원의 불법성
라. 지휘부의 설치·운영
마. 반란의 모의 등
바. 명령복종행위의 위법성 및 책임성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지휘관계엄지역수소이탈 및 불법진퇴의 점
나. 초병살해, 상관살해미수, 살인의 점
다. 피고인 P의 반란의 점
제3장 이른바 5·18 내란 등 사건 부분
1. 피고인 C, D, G, H, I, L, M, N의 변호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국헌문란의 목적
나. 폭동성
다. 내란의 모의와 실행행위 가담
라. 내란목적살인
마. 내란죄의 종료시기
바. 군사반란
사. 위법성조각사유 등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광주교도소의 방어 부분과 관련한 내란 및 내란목적살인의 점
나. 자위권발동과 관련한 내란목적살인의 점
다. 반란의 점
라. 불법진퇴의 점
제4장 뇌물 사건 부분
1. 피고인 N의 변호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A
나. 피고인 O
제5장 피고인 Q 부분
제6장 결 론
제7장 소수의견
1. 이 사건 군사반란 및 내란이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는 대법관 박만호의 반대의견
2. 5·18특별법의 위헌 여부와 공소시효완성 여부에 관한 대법관 박만호, 대법관 박준서, 대법관 신성택의 반대의견
3. 피고인 P에 대한 판단 부분에 관한 대법관 천경송, 대법관 지창권, 대법관 이용훈, 대법관 이임수, 대법관 송진훈의 반대의견
4. 대법관 이용훈의 반대의견
가. 지휘관수소이탈·불법진퇴의 반란죄 흡수 여부에 관하여
나. 5·18 관련 반란죄 중 무죄 부분에 관하여
제1장 이른바 12·12군사반란과 5·18내란 등 사건에 공통된 부분
1. 이 사건 군사반란과 내란의 가벌성에 관한 피고인 C, D, E, F, G, H, I, J, K, N의 변호인들의 주장에 대하여
위 피고인들의 변호인들은 이 사건 피고인 A 등에 대한 공소사실이 반란과 내란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그러한 반란과 내란의 과정을 거쳐 확고히 정권을 장악하고 헌법개정절차 등을 통하여 구법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법질서를 수립하는 데에 성공하였으니 피고인들의 행위를 새로운 법질서 아래에서는 처벌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생각건대, 우리 나라는 제헌헌법의 제정을 통하여 국민주권주의, 자유민주주의, 국민의 기본권보장, 법치주의 등을 국가의 근본이념 및 기본원리로 하는 헌법질서를 수립한 이래 여러 차례에 걸친 헌법개정이 있었으나, 지금까지 한결같이 위 헌법질서를 그대로 유지하여 오고 있는 터이므로, 피고인들이 공소사실과 같이 이 사건 군사반란과 내란을 통하여 폭력으로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의 권능행사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고 정권을 장악한 후 국민투표를 거쳐 헌법을 개정하고 개정된 헌법에 따라 국가를 통치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이 사건 군사반란과 내란을 통하여 새로운 법질서를 수립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우리 나라의 헌법질서 아래에서는 헌법에 정한 민주적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폭력에 의하여 헌법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정권을 장악하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피고인들이 그 내세우는 바와 같이 새로운 법질서를 수립하였음을 전제로 한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만 피고인 A 등이 이 사건 내란을 통하여 정권을 장악한 다음 헌법을 개정하고 그 헌법에 따라 피고인 A가 대통령에 선출되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행하였고, 다시 그 헌법에 정한 절차에 따라 헌법을 개정하고 그 개정된 헌법(현행 헌법)에 따라 피고인 O가 대통령에 선출되어 그 임기를 마치는 등 그 동안에 있었던 일련의 사실에 비추어 마치 피고인들이 새로운 법질서를 형성하였고 나아가 피고인들의 기왕의 행위에 대하여 이를 처벌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국민의 합의가 이루어졌던 것처럼 보일 여지가 없지 아니하나, 국회는 헌정질서파괴범죄에 대하여 형사소송법상의 공소시효의 적용을 전면적으로 배제하는 헌정질서파괴범죄의공소시효등에관한특례법(이하 '헌정질서파괴범죄특례법'이라 한다)과 바로 그 헌정질서파괴범죄에 해당하는 이 사건 군사반란과 내란행위를 단죄하기 위한 5·18민주화운동등에관한특별법(이하 '5·18특별법'이라고 한다)을 제정하였으며, 헌법재판소는 5·18특별법이 합헌이라는 결정을 함으로써, 피고인들이 이 사건 군사반란과 내란을 통하여 새로운 법질서를 수립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였을 뿐만 아니라, 헌법개정 과정에서 피고인들의 행위를 불문에 붙이기로 하는 어떠한 명시적인 합의도 이루어진 바가 없었으므로, 특별법이 제정되고 그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합헌결정이 내려진 이상, 피고인들은 그들의 정권장악에도 불구하고, 결코 새로운 법질서의 수립이라는 이유나 국민의 합의를 내세워 그 형사책임을 면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 점에 관한 원심판결의 이유설시에 적절하지 아니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나, 이 사건 군사반란과 내란행위가 처벌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또는 이유모순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하여는 대법관 박만호의 반대의견이 있다(제7장 1. 참조).
2. 공소시효의 완성 등
가. 5·18특별법 제2조가 위헌이므로 적용되어서는 아니되고,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는 피고인 C, D, G, H, I, N의 변호인들의 주장에 대하여
5·18특별법 제2조는 그 제1항에서 그 적용대상을 '1979년 12월 12일과 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하여 발생한 헌정질서파괴범죄특례법 제2조의 헌정질서파괴범죄행위'라고 특정하고 있으므로, 그에 해당하는 범죄는 위 법률 조항의 시행 당시 이미 형사소송법 제249조에 의한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는지의 여부에 관계없이 모두 그 적용대상이 됨이 명백하다고 할 것인데, 위 법률 조항에 대하여는 헌법재판소가 1996. 2. 16. 선고 96헌가2, 96헌마7, 13 사건에서 위 법률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합헌결정을 하였으므로, 위 법률 조항의 적용범위에 속하는 범죄에 대하여는 이를 그대로 적용할 수밖에 없다 고 할 것이다.
그런데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공소가 제기된 군사반란에 관한 범죄, 내란에 관한 범죄 및 내란목적살인죄(이하 '이 사건 헌정질서파괴범죄'라 한다)는 1979. 12. 12.과 1980. 5. 18.을 전후하여 발생하였고, 이들은 헌정질서파괴범죄특례법 제2조에서 헌정질서파괴범죄로 규정하고 있는 형법 제2편 제1장 내란의 죄 또는 군형법 제2편 제1장 반란의 죄에 해당하는 범죄로서, 5·18특별법 제2조의 적용범위에 속하는 범죄임이 명백하므로, 이에 대하여는 위 법률 조항을 그 시행 당시 이미 형사소송법 제249조에 의한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한편 5·18특별법 제2조는 그 적용범위에 속하는 범죄에 대하여는 1993. 2. 24.까지 그 공소시효의 진행이 정지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헌정질서파괴범죄에 대하여는 1993. 2. 25.부터 그 공소시효가 진행한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헌정질서파괴범죄는 모두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로서 그 공소시효의 기간이 15년이고, 그 중 이른바 12·12군사반란에 관련된 부분의 공소는 1996. 2. 28.에, 이른바 5·18내란에 관련된 부분의 공소는 1996. 1. 23.과 1996. 2. 7.에 각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분명하므로, 모두 그 공소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공소가 제기되었음이 역수상 명백하다.
이 점에 관한 원심판결의 이유설시 중 위 피고인들의 내란에 관한 범죄의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에 대한 판단 부분에 적절하지 아니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하였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위 피고인들의 나머지 범죄의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에 대한 판단 부분은 위에서 본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며,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대하여는 대법관 박만호, 대법관 박준서, 대법관 신성택의 반대의견이 있다(제7장 2. 참조).
나. 헌법재판소 1996. 2. 16. 선고 96헌가2, 96헌마7, 13 결정이 무효라는 피고인 C, G, H의 변호인 T의 주장에 대하여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5·18특별법 제2조의 적용범위에 속하는 범죄인 이른바 공직자 숙정 등의 조치에 관여하였던 사람이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서 위 법률 조항에 대하여 합헌이라고 한 위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관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헌법재판소법 제24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제척원인에 해당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위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당연무효로 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이 사건 공소제기가 공소권 남용이라는 피고인 C, G, H의 변호인 T의 주장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검사가 최초에 이 사건 군사반란과 내란 사건에 대하여 불기소결정을 하였다가, 그 후 위 피고인들에 대한 새로운 범죄혐의가 나타나거나 또는 국회에서 이 사건과 관련하여 특별법이 제정되는 등으로 사정이 변경되자, 수사를 재기하여 그 수사 결과에 터잡아 이 사건 공소를 제기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검사의 위와 같은 공소제기가 공소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이 공소권 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제2장 이른바 12·12군사반란 등 사건 부분
1. 피고인 C, D, E, F, G, H, I, J, K(이하 1.항에서는 '피고인들'이라고 한다)의 변호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S 육군참모총장 체포의 불법성
(1) S 육군참모총장의 체포가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의 직무상 행위로서 적법하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내세운 증거에 의하여 1979. 12. 12. 당시 국군보안사령부 인사처장 겸 계엄사령부 소속 합동수사본부 조정통제국장이던 피고인 H가 국군보안사령부 사령관 겸 위 합동수사본부 본부장이던 피고인 A의 지시에 따라 위 합동수사본부 수사 제2국장 U 등과 함께, 대통령의 재가 없이 같은 날 18:50경 무장한 제33헌병대 병력을 육군참모총장 공관 주변에 배치하고 같은 날 19:10경 위 공관으로 들어가서 총으로 위협하는 가운데 육군참모총장 육군대장 S를 강제로 끌고 나와 같은 날 19:30경 국군보안사령부 서빙고분실로 연행한 사실, 위 피고인들이 S 총장을 체포할 당시 그에 대한 강제수사가 필요하지도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체포 목적이 그의 범죄를 수사하는 데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군의 지휘권을 실질적으로 장악하는 것을 지지 내지 동조하는 세력을 규합·확산하고 그에 대한 반대세력을 약화·동요시키기 위한 데에 있었던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와 같은 S 총장의 강제연행행위는 위법한 체포행위라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의 직무상 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더욱이 위 체포 당시 시행되고 있던 군법회의법에 의하면, 군인인 피의자를 구속할 경우에는 검찰관이 사전에 관할관의 구속영장을 받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고(1987. 12. 4. 법률 제3993호 군사법원법으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제237조 제1항), 긴급을 요하여 관할관의 구속영장을 발부받을 수 없는 때에 군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구속하는 경우에는 미리 검찰관의 지휘를 받아야 하며, 다만 특히 급속을 요하여 미리 지휘를 받을 수 없는 사유가 있을 때에는 사후에 즉시 검찰관의 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었는바(1981. 4. 17. 법률 제3444호로 개정되기 전의 제242조 제1항, 제2항), 당시 범죄수사를 목적으로 육군참모총장을 체포하는 경우에는 현행범이거나 긴급구속의 필요가 인정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전에 검찰관이 관할관(육군참모총장을 지휘·감독할 권한이 있는 국방부장관)의 구속영장을 발부받아야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1987. 12. 4. 법률 제3993호 군사법원법으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군법회의법 제6조, 제7조, 제11조, 1990. 8. 1. 법률 제4249호로 개정되기 전의 국군조직법 제9조 각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H 등이 피고인 A의 지시에 따라 S 총장을 체포함에 있어서 사전에 구속영장을 발부받지 아니하였고 군검찰관의 지휘를 받지도 아니하였으며, 미리 영장을 발부받을 수 없는 긴급한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인정되지도 아니하므로, S 총장의 강제연행행위는 법률에 규정된 체포절차를 밟지 아니한 것으로서 위법함을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2) 대통령의 재가에 의하여 S 총장의 체포행위 등이 정당화되었다는 피고인 C, G, H의 변호인 T의 주장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피고인 A가 1979. 12. 12. 18:20경 국무총리 공관에 가서 V 대통령에게 S 총장의 체포에 대한 재가를 요청하였을 때 대통령이 묵시적으로라도 이를 승낙하였다고 볼 수 있는 자료가 없고, 오히려 이를 거절하였음을 알 수 있다.
대통령이 1979. 12. 13. 05:10경 S 총장의 체포를 재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S 총장이 체포되고,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들이 동원한 병력에 의하여 육군본부와 국방부가 점령되고 육군참모차장 육군중장 W, 수도경비사령부 사령관 육군소장 X 등 육군의 정식지휘계통을 이루면서 피고인들의 반란을 저지 또는 진압하려고 한 장성들이 제압된 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이는 사후 승낙에 불과하며, 사후 승낙에 불과한 위 재가로 인하여 이미 성립한 피고인들의 기왕의 반란행위에 해당하는 S 총장의 체포행위나 병력동원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S 총장의 체포행위가 반란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피고인 C, D, E, F, G, H, I의 변호인들의 주장에 대하여
군형법상 반란죄는 다수의 군인이 작당하여 병기를 휴대하고 국권에 반항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고, 여기에서 말하는 국권에는 군의 통수권 및 지휘권도 포함된다고 할 것인바, 피고인들이 대통령에게 S 총장의 체포에 대한 재가를 요청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대통령의 재가 없이 적법한 체포절차도 밟지 아니하고 S 총장을 체포한 행위는 S 총장 개인에 대한 불법체포행위라는 의미를 넘어 대통령의 군통수권 및 육군참모총장의 군지휘권에 반항한 행위라고 할 것이며, 원심이 적법히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들이 작당하여 병기를 휴대하고 위와 같은 행위를 한 이상 이는 반란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반란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대통령을 강압하지 아니하였다는 피고인들의 변호인 B, Y, Z의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A가 1979. 12. 12. 20:20경 대통령 경호실장 직무대리 육군준장 AA, 대통령 경호실 작전담당관 육군대령 AB에게 지시하여 그들로 하여금 대통령의 승인이나 대통령 비서실과의 협의 없이, 청와대 경비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제55경비대대 병력을 이끌고 당시 대통령이 사용하고 있던 국무총리 공관으로 출동하여 같은 날 20:40경 위 공관의 경비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대통령 특별경호대장 육군중령 AC와 특별경호대원들의 무장을 해제시킨 후 그 곳 막사에 억류하고, 위 제55경비대대 병력으로 위 공관을 장악하고 그 곳에 대한 출입을 통제하는 방법으로 위 공관을 점거·포위하게 한 사실, 이어서 피고인 A가 당시의 국방부 군수차관보 육군중장 피고인 Q, 제1군단장 육군중장 피고인 C, 수도군단장 육군중장 피고인 D 및 당시의 제71훈련단장 육군준장 AD와 제1공수여단장 육군준장 AP 등과 함께 같은 날 21:30경 국무총리 공관으로 가서 대통령에게 집단으로 S총장의 연행·조사에 대한 재가를 재차 요구하면서 대통령을 강압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는 대통령의 군 통수권에 반항하는 행위로서 반란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 위반이나 심리미진으로 인한 사실오인 또는 반란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대통령이 육군참모총장 공관에서 총격사건이 있었다는 보고를 받아 이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 위 AA 등이 국무총리 공관을 점거·포위한 가운데 위 피고인 등 수도권의 군 지휘관 등이 늦은 저녁시간에 갑자기 집단으로 대통령을 방문하여 1시간이 넘도록 머물면서 S 총장의 체포에 대한 재가를 거듭 요구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행위는 당시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대통령에 대한 강압이라고 보지 아니할 수 없으므로, 이와 반대되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병력동원의 불법성
(1) 피고인들의 병력동원이 적법한 행위라는 주장 등에 대하여
원심은 1979. 12. 12. 20:30경 육군본부에 집결한 위 W 차장, AE 국방부차관, X 수경사령관 등 육군의 정식지휘계통에서는 같은 날 21:00경 제30경비단에 모여 있던 일부 피고인들에게 S 총장의 석방을 명령하였으나 피고인들이 이를 거부하였고, 이에 W 차장은 휘하의 각 부대에게 그의 육성지시 없이는 출동을 하지 아니하도록 명하고 그 무렵 제1공수여단이 출동하였다는 첩보를 접한 뒤 육군본부를 방어하기 위하여 제9공수여단의 출동을 명령하는 등 피고인들을 진압할 태세를 갖추기 시작한 사실, 이에 대응하여 피고인들은 계엄지역에서 육군 정식지휘계통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아니함은 물론 명시적인 병력출동 금지명령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지휘권 아래에 있는 병력을 동원하여 육군 정식지휘계통을 공격하기로 하는 한편, 그에 앞서 피고인 Q가 S 총장의 체포에 대하여 항의하는 X 수경사령관을 회유하고 W 차장 등에게 전화를 걸어 육군본부 측의 병력동원을 자제해 달라고 부탁하는 등 정식지휘계통의 명령에 따라 피고인들을 진압하기 위하여 출동할 가능성이 있는 부대의 출동을 사전에 저지한 사실, 그러던 중 W 차장은 X 수경사령관의 건의에 따라 피고인들을 제압하기 위하여 제26사단과 수도기계화사단에 대하여 출동준비명령을 내렸으며, X 수경사령관은 수도경비사령부 소속의 장교 및 사병을 인솔하여 제30경비단에 집결한 피고인들에 대한 공격을 준비한 사실, 한편 피고인 F는 제30경비단 소속 전차에 포탄을 장전하는 등 대항체제를 구축한 사실, 이어서 피고인 A는 국군보안사령관 사무실에서 육군정식지휘계통에 대한 선제공격을 결의하고, 이에 따라 1979. 12. 12. 23:00경부터 위 피고인 및 피고인 O, C 등이 지시하여 동원된 병력이 같은 날 24:00경부터 1979. 12. 13. 06:20경까지 사이에 육군본부 건물, 국방부 청사, 중앙청, 경복궁, 효창운동장, 고려대학교 등을 점령하는 한편, 특수전사령부 사령관 육군소장 AF 및 X 수경사령관을 각 체포하고 수도경비사령부에 모여 있던 W 차장 및 육군본부 작전참모부장 육군소장 AG, 합동참모본부장 육군중장 AH 등 육군본부 측 장성들의 무장을 해제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들이 S 총장을 체포한 행위가 반란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한편 S 총장이 반란집단에 의하여 체포됨으로써 사고를 당하였으므로, 당시 시행되고 있던 국군조직법에 의하여 W 차장이 S 총장을 대행하여 육군을 지휘·감독할 권한이 있었고( 제10조 제1항, 1990. 8. 1. 법률 제4249호로 개정되기 전의 제10조 제2항, 1987. 12. 4. 법률 제3994호로 개정되기 전의 제14조 제4항), 따라서 위 W 차장이 앞서 본 바와 같이 S 총장의 석방 명령에 불응하는 피고인들의 공격에 대비하거나 피고인들을 진압하기 위하여 부대의 출동준비 또는 출동을 명령한 것은 정당한 직무집행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당시 시행되고 있던 수도경비사령부설치령에 의하면, 수도경비사령부는 한강 이북의 수도권 일원과 특정경비구역(국가원수가 위치하는 지역으로서 경호를 위하여 필요한 상당한 범위의 지역, 이하 같다)의 안전질서를 유지할 목적으로 육군에 설치된 부대로서( 제1조) 국가원수의 경호 및 특정경비구역의 경비, 긴급사태에 있어서의 수도방위 등을 그 임무로 하게 되어 있는바(1980. 5. 12. 대통령령 제9870호로 개정되기 전의 제2조), X 수경사령관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공격을 준비한 행위는 반란집단인 피고인들로부터 국가원수를 경호하고 특정경비구역을 경비하며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반란행위를 진압하기 위하여 한 행위라고 할 것이므로, 이는 수도경비사령부의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서 정당한 직무의 집행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다만 위 수도경비사령부설치령 제4조 제4항(1980. 5. 12. 대통령령 제98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의하면, 특정경비구역과 관련한 작전활동에 대하여 수도경비사령관이 대통령 경호실장의 통제를 받도록 하고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당시 대통령 경호실장 직무대리 AA와 경호실 작전담당관 AB가 피고인 A의 지시에 따라 병력을 이끌고 대통령이 소재한 국무총리 공관을 위법하게 점거하고 대통령이 반란을 일으킨 피고인들에 의하여 강압을 받고 있는 상태에 있었던 것이라면, X 수경사령관이 반란을 일으킨 피고인들에 대하여 공격을 준비함에 있어서 미리 대통령의 승인이나 위 AA의 통제를 받지 아니한 점을 들어 반란을 일으킨 피고인들에 대한 X 수경사령관의 위 공격준비행위가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들이 육군의 정식지휘계통에 대항하여 병력을 동원한 행위는 작당하여 병기를 휴대하고 군의 지휘권에 반항하는 행위로서 반란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당시 육군의 정식지휘체계가 완전히 붕괴되어 W 차장 등의 육군에 대한 명령과 지휘가 위법하거나 무효라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국방부장관 AI가 1979. 12. 12. 21:30경 육군본부에 도착하여 W 차장 등으로부터 피고인들의 반란행위와 그 동안의 경과를 보고 받은 뒤 자체 방위능력을 갖지 못한 육군본부로부터 방위능력이 있는 수도경비사령부로 육군지휘부를 옮기도록 W 차장에게 명령하고, 자신은 AJ 합참의장 등과 함께 감청방지장치가 설치된 한미연합사 사령부로 가서 그 곳에서 W 차장 등과 연락을 취하면서 22:30경에는 대통령과 전화통화까지 한 사실, W 차장 등 육군의 수뇌부는 그 무렵 육군 지휘부를 수도경비사령부로 옮긴 뒤 국방부장관 및 예하부대와 통신축선을 유지하면서 피고인들의 반란에 대처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당시 육군의 정식 지휘체계가 붕괴되어 W 차장 등의 명령과 지휘가 위법하다거나 무효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육군의 지휘체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구출병력의 동원 및 대항체제의 구축이 반란행위가 아니라는 피고인 F의 변호인 Y의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F가 피고인 G로부터 S 총장의 체포를 위하여 총장공관에 갔던 제33헌병대가 위 공관의 경비를 맡고 있던 해병대 병력에게 포위당하였다는 연락을 받고 수도경비사령부 제33경비단장 육군대령 AK로 하여금 제30경비단 소속 5분대기 중대 병력을 인솔하여 위 제33헌병단을 구출하기 위하여 총장공관으로 출동하도록 한 사실, 육군본부에 집결한 정식지휘계통에서 제30경비단에 모여있던 일부 피고인들에게 S 총장의 석방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피고인들을 반란군으로 규정하고 이를 진압할 태세를 갖추자, 피고인 F가 제30경비단 소속 전차에 포탄을 장전하는 등 대항체제를 구축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피고인이 위와 같이 구출병력을 동원하도록 한 것은 S 총장을 체포한 반란집단에 가담한 행위로서, 전차에 포탄을 장전하는 등 대항체제를 구축한 것은 반란을 진압하려고 한 수도경비사령관의 정당한 직무집행에 반항하는 행위로서 모두 반란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 위반이나 심리미진으로 인한 사실오인 또는 반란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피고인들의 병력동원이 정당방위 또는 긴급피난이라는 피고인 C, G, H의 변호인 T의 주장에 대하여
(가) 정당방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이어야 할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W 차장의 부대출동명령이나 그 출동준비명령과 X 수경사령관의 피고인들에 대한 공격준비행위는 피고인들의 불법공격에 대비하거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한 정당한 직무집행으로서, 이를 가리켜 현재의 부당한 침해행위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에 대항한 피고인들의 병력동원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 위반이나 심리미진으로 인한 사실오인 또는 정당방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그리고 긴급피난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행위자에게 피난의 의사가 있어야 할 것인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병력을 동원한 것은 위난을 피할 의사에 의한 것은 아니고 반란목적을 달성할 의도에 의한 것이라고 보이므로, 피고인들에게 피난의 의사가 있었다고도 할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 위반이나 심리미진으로 인한 사실오인 또는 긴급피난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라. 지휘부를 설치·운영하지 아니하였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A와 O가 그들을 지지하는 피고인 Q, C, D, E 등을 역시 그들을 지지하는 피고인 F의 사무실인 제30경비단 단장실에 집결시켜 유사시 병력을 동원할 수 있는 지휘부를 구성하기로 결의하고, 피고인 O와 A의 연락에 따라 피고인 O, Q, C, D, E, F 등이 1979. 12. 12. 18:00경부터 같은 날 19:00경 사이에 제30경비단 단장실에 집결하여 지휘부로 기능하고, 한편 피고인 A는 피고인 G로 하여금 당시의 보안사령부 정보처장 AL, 보안처장 AM 등과 함께 보안사 상황실을 거점으로 하여 각급부대 지휘관의 전화를 도청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대동향과 병력이동상황을 파악하여 수시로 위 지휘부에 보고하게 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마. 반란의 모의 등
(1) 반란의 모의 또는 공동실행의 의사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A와 O가 군의 지휘권을 장악하기 위하여 S 총장을 체포하는 등의 이 사건 반란을 모의한 뒤, 피고인 H, I는 1979. 12. 9.경 피고인 A의 지시에 따라 S 총장의 구체적인 체포계획을 세우면서 그 계획에 따른 체포행위가 위법한 것임을 알면서도 피고인 A와 이 사건 반란을 모의하였고, 피고인 G는 피고인 H 등이 S 총장을 체포하기 위하여 병력을 이끌고 육군참모총장 공관으로 출발하기 이전부터 이 사건 반란을 포괄적으로 인식·용인하고 이에 가담할 의사로 앞서 본 바와 같이 부대동향과 병력이동상황을 파악하여 수시로 위 지휘부에 보고하는 등의 활동을 하였으며, 피고인 C, D, E, F는 제30경비단의 모임이 S 총장의 연행·조사문제에 관한 것이라는 점을 사전에 개괄적으로 인식하고 1979. 12. 12. 18:00경부터 19:00경까지 사이에 제30경비단 단장실에 참석한 후 그 무렵 S 총장 체포의 실행행위를 인식하고 이를 지지하면서 나아가 그 후 이루어진 대통령에 대한 강압·병력동원 등의 반란행위도 포괄적으로 인식하는 가운데 이 사건 반란의 모의에 참여하거나 반란실행을 위하여 동원된 병력을 지휘한 사실, 피고인 J는 직근상관인 피고인 E로부터 AF 특전사령관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고, 피고인 K는 직근상관인 수도경비사령부 헌병단장 AN으로부터 X 수경사령관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아 각자의 직근상관의 지시내용이 상급상관인 AF 특전사령관 또는 X 수경사령관 및 육군의 정식지휘계통에 반항하는 것임을 인식하면서도 위 각 지시에 따름으로써 위 피고인들의 반란행위에 가담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 A, O를 비롯하여 피고인 C, D, E, F, G, H, I는 군의 지휘권을 장악하기 위하여 S 총장의 체포, 그 후의 대통령에 대한 강압·병력동원 등의 반란행위에 대하여 개별적 또는 순차적으로 모의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적어도 S 총장의 체포를 알고 난 뒤 이를 용인하고 지지하면서 집단을 이루어 병력을 동원하거나 이에 가담한 이상 공모하여 반란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볼 수 있고, 피고인 J, K는 위 병력동원행위가 반란행위임을 인식하고 이를 공동으로 실행할 의사를 가졌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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