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을 전부 웃돌고 남을 만큼 

새벽녘 바깥에서 나는 풀벌레들의 합창은 크다.

귀뚜라미도 있을 것이고, 내가 모르는 다른 벌레도 있겠지

가만 눈 감고 들어보면 소리가 굉장히 큰 것에 놀라곤 하는데

단순 여러 벌레가 소리를 내서가 아니라

정말 많은 종류의 벌레가 이 시간대 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고

그 소리가 눈 감고 들어봤을 때 크다는 게 체감 될 정도로

평상 시 이 소리를 자연스럽게 일상 생활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만

귀가 필터링 해 소리를 걸러주는 것일테지

하지만 이러면 불현듯 그런 생각도 든다.

그럼 이들은 언제 쯤 사라지는 것인가

아니지 정확히는 이 흐름을 사계절 순환 때마다 반복하는데

난 이들이 어느 순간 사라졌을 때

그것에 위화감을 품어본 적이 있는가?

어느 순간 갑자기 일체의 소리가 들려오지 않고 밖이 그저 조용하며 고요하기만 하는 날이

내일 돌연 찾아왔다 해보자

난 그것에 놀랄까?

아니면 그 사실 마저 의식하지 않은 채 넘겨버리고 마는 걸까

그러고 그들이 사라진지 이미 꽤 되서야 

어? 언제 사라졌지?

하고 깨닫는 것인가....

만일 어느 겨울 날 밤

그 사실을 깨달을 때 쯤이면 난 이 밤이 사무치게 춥고, 어두우며, 삭막하다 느낄 것이며

다시금 여름이 돌아와 그 소리가 방 안을 메우길 고대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여름이 왔을 때 그 소리를 의식하지 않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