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파랑

시뿌

2024.09.02 04:44:11

조회 103 추천 2 댓글 0

차가움만이 선명한 파랑을

따스하게 품어준 당신은

내게 있어 분홍이었다.

줄곧 차가웠기에 따뜻함을 느끼고

간직하게 된 파랑의 성숙함까지

모두 당신이 피워낸

보랏빛 라일락 꽃.

당신의 온도와 계속 함께하고 싶어도

파랑은 차가울 수 밖에 없기에

혹여나 내게 물들까, 춥진 않을까

차라리 내게서 멀어졌으면.

겨우 당신을 위해 건네는

미안합니다 쓴웃음 지으며

차갑게 고하는 이별.

오직 빨강과 하양을 반씩 밖에 모르는 당신은

어쩌면 이해 못 할 수도 있겠지.

새빨간 사과의 도려낸 애절함을

새하얗게 질리는 우울함의 온도를

따뜻함을 간직한 오만하고 이기적인 파랑을.

겨울이 지나가야만 봄이 오듯

피어난 꽃이 시들어선 안되기에

그대를 정말로 사랑했고 사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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